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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늘은 소필패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해.

석사님, 그만 한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더 하면 뇌절일 것 같아서 그러려고 했는데 그냥 하려고

디시콘을 재탕에 삼탕까지 하실 생각인가요?

꼬우면 그려 "와"

자, 그럼 설명할게. 

소필패란 "소꿉친구는 필히 패배한다." 의 줄임말이야.

백합 작품에서 나오는 소꿉친구는 주인공과 이어지지 못한다는 의미란다.

그렇군요. 끝인가요?

(마동경 모모모리 모모에서 트레이스)

그렇단다.

다... 당신은 누구죠?

이렇게 끝내긴 조금 아쉬우니 내 생각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해.

당신 누구냐고!

왜 소필패가 일어나는 걸까?

일단 첫번째로 소꿉친구는 익숙함이라는 걸 가지고 있어.

사랑이라는 것은 보통 익숙함보다 설렘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그 설렘이 사랑을 하면서 점차 익숙함이 되어가는 것이지.

그런데 소꿉친구는 이미 익숙함이라는 단계에 있어.

그렇게 되어버리니까 주인공은 익숙함을 주는 소꿉친구보다 설렘을 주는 다른 캐릭터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 거야.

자신이 이미 소꿉친구와 사랑이라는 바다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사랑을 찾아 헤매는 거지. 

뭔가 조금 이상한 거 같은데요;

두 번째는 백합이라는 작품의 특징때문이란다.

백합은 미완성인 주인공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

어떤 등장인물과 연애를 할까? 가 아니라 내가 정말 여자를 좋아하는 걸까? 내가 좋아하는 그녀는 여자를 좋아할까? 같은 고뇌로부터 시작하는 거지.

이렇게 주인공이 미완성인 경우 소꿉친구는 높은 확률로 주인공을 완성하기 위한 발판으로 사용된단다.

소꿉친구에게서 느껴왔던 친밀함과 소중함 같은 감정이 사실은 사랑이라는 걸 깨닫고 난 여자를 좋아하는 구나!로 각성하게 되는 거야.

근데 그러면 소꿉친구랑 이어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발판으로 사용된다고 했잖아.

일단 주인공이 여자를 좋아한다고 확정한 순간 첫번째로 돌아가게 돼.

익숙함보다 설렘을 선택하는 거지.

세 번째는 작품 구조상 소꿉친구가 이기게 되면 작가 입장에서 뭔가 손해를 봤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야.

그게 무슨 말이죠?

생각해봐. 

보통 이야기에서 제일 먼저 등장하는 건 소꿉친구야.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주인공에게만 상냥한 불량 갸루 동급생이라던가 엄격한 아가씨 집안에서 자라서 항상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주인공에겐 모든 걸 내려놓고 자신을 드러내는 음란 선도부장 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해.

그런데 결말에서 소꿉친구와 이어지면 등장 시킨 그 캐릭터들의 역할이 뭐가 되냐 이말이야.

그럼 주인공을 각성시키는 역할을 그 캐릭터들이 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소꿉친구가 발판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들이 발판이 되서 사실 내가 사랑하고 있던 건 소꿉친구였어! 라는 식으로요.

잘 생각했어.

물론 그런 경우도 있겠지.

어쩌면 그런 경우가 더 많을지도 몰라.

그런데도 불구하고 소필패라는 단어까지 생긴 이유는 내 생각에 소꿉친구가 패배하는 게 불륜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 때문인 것 같아.

에?

생각해봐. 백합에서 친구와 연인 사이에 있는 벽은 생각보다 그리 높지 않아.

연인이 아니여도 스킨쉽을 하거나 서로의 알몸을 보기도 하잖아.

그렇다면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해온 소꿉친구라는 것은 곧 연인이라는 걸 의미하는 거잖아.(아님) 

그런데 그런 소꿉친구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놀아난다?

그건 곧 불륜이야.

게다가 자신이 여자를 사랑한다는 걸 깨닫게 해준 소꿉친구를 버린다?

그건 고시를 뒷바라지 해준 여자친구를 합격한 뒤에 차버리는 것과 같아.

사람들이 금기에 특별한 매력을 느낀다는 건 알고 있지?

소꿉친구가 패배하는 건 곧 불륜 즉 금기야.

그래서 소필패는 강렬한 기억을 심어주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는 것이지.

아까부터 무슨 소리를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석사님이 소꿉친구를 좋아한다는 건 잘 알겠네요.

물론이지. 내게 소꿉친구가 노랑이 너 하나 뿐이잖아.

헙! 그... 그런거였군요.

쪽

이번 건 제 생각에 대해 쓴 것이기 때문에 창작탭입니다.

주제로 추천할 것이 있다면 댓글로 적어주세요.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