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타케 씨. 하읏.."

유키나는 아래에서 느껴지는 짜릿한 희열에 한쪽 눈을 찡그리면서도 란을 노려보았다. 원망이 담긴 눈. 그야 당연하지. 여기는 3학년 층 음악실. 소리를 듣고 누군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란도, 유키나도 끝장이다

"그만..그만두흐라니까."
"그런 표정으로 말씀하셔도 하아..전혀 설득력 없거든요."
"리사가..곧 오잖아..."

리사라는 말에 오기가 생긴 듯 란은 유키나의 가슴을 감싼 왼쪽 손에 살짝 힘을 싣는다. 유키나는 조금 아파서 움찔하면서도 란을 노려보고, 란은 그 눈빛에 들떠서, 또 선배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다는 생각에 의기양양해져서, 거침없이 이곳저곳을 만져댄다.  


평소대로의 유키나라면 란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만지게 두진 않는다. 어느 정도 달아올랐을 때 조용히, 단호하게 주도권을 빼앗아 란을 눕히고, 그러면 란은 분하다는 표정으로 앙앙대는 것이, 그녀들의 평소대로였다. 하지만 지금은 장소가 너무 안 좋았다.


유키나는 있는 힘을 다해 신음을 삼켰다. 자신이야 이렇게 소리를 참을 수 있지만, 란은 분명 만져지는 순간부터 큰 소리로 앙앙댈거고, 그렇게 되면 그녀들의 학교생활은 반드시 망한다.


"그만. 그만해."
"더 해달라는건가요? 음란하시네요"

유키나는 당장이라도 란을 뿌리치고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을 꾸욱 눌렀다. 애초에 힘으로 밀리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큰 소리라도 나면 큰일이니까.


"미타케씨 흐으... 아..앗...  누가 본다 하아..본다구.."
"하아..봐 주면 좋겠네요. 더 이상 비밀  연애는 싫으니까"


유키나는 란을 올려다본다. 그래서야? 그래서인거야? 말로 꺼내기엔 같이 흘러나올 신음소리가 걱정돼서 그냥 노려보는 수밖에 없다.


거기에 화답하듯 란은 자꾸만 유키나의 살을 쓸어올리고, 꼬집기도 하며 유키나를 괴롭힌다. 참는 것도 이제 한계고, 곧 리사도 자신을 찾으러 올지도 모르는데...


'유키나 '-'* 어디야?'
'음악실. 미타케 씨랑 연습 중이야'
'맛있는 거~ 사갈게☆ 기대해!'

리사의 문자를 보지 않았다면, 답장을 하지 않았다면, 혹 음악실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텐데.


"저랑 얘기하는것보다 리사 씨랑 문자하는게 더 즐겁나봐요? 한참동안이나 기다리게 하고."
"그냥. 문자가 익숙지 않을 뿐이야"

그 때 란의 눈에서 반짝 빛나던 질투와 짖궂음을 캐치했더라면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 이후 갑작스럽게 안겨오는 란 때문에 당황해버린 유키나는 안 된다는 말도 못한 채 란에게 사로잡혀버렸고, 그 결과가 이거다.


유키나는 입술을 앙다문 채 이를 빠득 갈았다. 살짝 피 맛이 났다. 이런 와중에도 기분이 좋은 게 괜시리 억울했다. 잠깐이나마 그냥 모든 걸 놓아버리고 몸을 맡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자신이 실망스러웠다


"미나토상. 제법이시네요. 하아... 어디까지 참나 보죠."

눈치가 없는건지, 열받으라고 그런건지. 만약 후자라면 성공했다. 유키나를 죄고 있던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순간이었다.


그 후엔 모든 것이 빠르게 역전되었다. 유키나는 부드럽지만 날카로운 손놀림으로 란을 쓰다듬었고, 아니나다를까 란은 성량을 억제할 생각도 없는듯 큰 소리로 마음껏 그녀의 손길을 느꼈다


그 후 리사는 들고 있던 간식 봉지를 떨어뜨렸고, 보컬 둘은 교무실에서 반성문을 쓴 데다가 음악실도 더 이상 빌릴 수 없게 됐지만...

그건 그리 중요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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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 왜 어떻게 써도 안야하고 웃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