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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소백 ) 아야치사 - 첫 눈에 반했다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17 00:39:23
조회 675 추천 32 댓글 3
														

전편) 특별한 사람을 만났다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84820&s_type=search_all&s_keyword=%EC%97%B0%EC%84%B1%ED%95%98%EB%8A%94&page=1


*


첫 눈에 반했다.


고리타분하고 진부한 표현이지만 지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그 이상가는 말이 없었다. 


그랬다, 지금 자신은 첫 눈에 반했다. 일 때문에 불려간 대기실에서, 동료로 보이는 분홍색 머리의 귀여운 여자아이한테 그야말로 첫 눈에.


사정인즉슨 그랬다, 새로운 일이라면서 대본 연습을 하던 내 대기실에 매니저 언니가 들이닥친게 불과 하루 전, 극비 프로젝트라면서 입단속 꼭꼭 하라고, 다음 날 지정된 시간 지정된 장소에 오면 된다고 해주었다.


갑작스럽기는 했지만 새로운 일이였다. 기쁘지 않을리 없었지만 무슨 일인지는 궁금했기에 무슨 일이냐고 묻자, 잠시 주변을 살피더니 나한테만 특별히 알려주는거라면서 언니가 속삭였다.


"아이돌 밴드래."


"아이돌 밴드요?"


"응...나도 건너건너 들은거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고등학생 여자애들 다섯을 모아서 아이돌 밴드를 한다나봐...아, 이거 극비니까 어디가서 말하면 안된다?"


조금 다급하게 덧붙인 말에 일단은 알겠다고 대답을 해주었지만 머리속에서는 방금 전 들은 말에 대해 생각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이돌 밴드, 아이돌 밴드라.


밴드라면 알고있다, 친구인 카논 짱한테 자주 들었었다. 악기를 들고 여러명이서 소리를 맞추는걸로 알고있는데, 거기다 아이돌이라.


아무리 생각해도 급조한 기획의 냄새가 풀풀 나기는 했지만 일단 가보기로 했다. 그랬다, 분명이 이 때 까지만 해도 크게 흥미를 가지지 않았었다. 그저 귀찮은 일감이 하나 생겼네 하는 정도였다.


그 마음은 문을 열자마자 곧장 뒤바뀌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조금 일이 밀려서..."


일찍 온 사람이 있을까 해서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모이기 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아있었다. 아무도 없겠지 했지만 예상외로 대기실 안에는 사람이 한 명 앉아있었다.


그녀를 보자마자 숨을 헉 들이켰다.


자그만한 얼굴, 찰랑거리는 예쁜 분홍색 머리, 똘망똘망한 눈동자...예쁘고 사랑스러운 얼굴이었다. 그야말로 첫 눈에 반했다. 당장에라도 그녀와 친해지고 싶어서 내가 손을 뻗었다.


"저기..."


그런 내 마음을 알아차린걸까? 그녀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고개를 꾸벅 숙였다. 어쩜, 예의까지 완벽하다니!


"마루야마 아야에요! 잘부탁드려요!"


아야 짱, 아야 짱이구나...얼굴만큼이나 이름도 예뻐라...속으로 헤헤 웃으면서도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게 주의하면서 그녀의 손을 꼭 붙잡아주었다. 자그만한 손은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해서, 언제까지고 이대로 잡고있고 싶을 정도였다.


"시라사기 치사토에요, 후후. 아야 짱이네. 귀여워라...치사토 짱이라고 편하게 불러."


순간적으로 본심이 튀어나왔지만 곧장 말을 돌리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웃으면서 그녀의 손을 꼭 붙잡은 채로 있자니 그녀가 뭔가 불안한듯 스태프 쪽을 쳐다보더니, 잠시 양해를 구하고는 품에서 향수를 꺼내서 곧장 자신의 몸에 뿌렷다. 설마 내가 유명한 배우라고 해서 자신의 냄새가 신경쓰이는걸까? 그렇다면 달콤한 냄새만 나니까 전혀 신경쓸 필요 없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향수를 꺼내서 꼼꼼히 뿌리는 아야 짱의 모습이 귀여워서 그냥 지켜보기로 했지만.


꼼꼼하게 뿌리는 작업이 끝나자 향수를 품에 넣은 그녀가 왠지는 몰라도 내 쪽과 스태프 쪽을 몇 번이고 번갈아가면서 쳐다보았다. 뭔가 있는걸까? 내가 의문을 표하자니 아야 짱이 내 쪽에 시선을 고정시킨 뒤 그대로 빤히 쳐다보아삳.


"왜 그러니 아야 짱?"


"...쩌면."


내 말에 고개를 푹 숙인 아야 짱이 뭐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뭐라고 하는걸까, 귀를 기울여서 자세히 들어보려고 했지만 그것보다 빠르게 그녀가 고개를 들더니 그대로 좌우로 뱅뱅 저었다. 그녀가 고개를 저을 때 마다 분홍색 머리카락도 같이 흔들리는게 묘하게 귀여웠다.


"아냐! 앞으로 잘부탁해 치사토 짱!"


*


사이는 빠르게 가까워졌다.


내가 첫 눈에 반한 것 처럼 그녀도 나한테 호감이 있던걸까? 그녀는 나한테 많은 호감을 보였다. 연습 도중에도 틈틈히 나를 찾았고, 쉬는 시간에도 나한테 찰싹 달라붙어 있으려고 했으며, 주말에도 종종 내가 바쁜지 안바쁜지 물어본 다음에 놀자면서 연락을 하고는 했다. 연예인 동료 중에서 가장 가깝게 지내는 동료가 있다면 바로 아야 짱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아니, 어쩌면 첫인상이 좋게 박혔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눈을 감고 처음 회의를 떠올렸다. 


내게 들어온 일감은 밴드였다.


나랑 아야 짱, 모델을 하던 이브 짱, 그리고 일반인 기타리스트 히나 짱...넷이서 아이돌 밴드를 해줬으면 하는 것 이었다. 단, 우리들한테 악기 연주를 기대하지는 않고 핸드싣크랑 립싱크, 그러니까 하는 척 연기만 하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말하는 중에도 은연중 내가 그 기획을 허락해줬으면 좋겠는건지 내 쪽으로 조금씩 윙크를 하면서


"치사토 씨도 바쁘잖아요"


그런 식으로 동의를 구하고는 했다.


어떻게할까, 물론 나한테 있어서는 하는 쪽이 이득이기는 했지만 살짝 옆을 보니까 다른 세 사람, 특히 아야 짱은 열심히 반발하고 있었다. 그건 손님을 속이는 일이라면서 살짝 화까지 내는 모습을 보였기에 마음이 흔들린 내가 조금 거들어주자는 생각으로 아야 짱의 앞에 나섰다.


"저도 아야 짱의 말에 동의해요...만약의 일이지만 기자재에 문제가 생겨서 핸드싱크와 립싱크가 탄로날 경우,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그렇게 말하면 제 커리어에도 금이 가고 애써 줁비한 이 기획도 미래가 없게 될텐데요, 결정타로 그런 말을 날려주자 결국 소속사도 한 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던 듯 했다. 조금 재고해보겠다는 말과 함께 그 날은 그렇게 물러가더니, 다음 날에는 본격적으로 악기를 다루는 법을 연습하겠다는 연락이 우리들한테 날라왔으니까.


그 사건에서 조금쯤은 첫인상이 좋게 박혔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실제로 아야 짱은 굉장히 기쁜 눈빛으로 날 쳐다봐주었으니까 조금은 가능성 있다고 생각했다. 웃으면서 살짝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았다. 약속시간까지는 앞으로 5분, 곧 아야 짱이 올 시간이었다.


"치사토 짱!"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타이밍좋게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서 곧장 미소를 가득 띄운채 몸을 반바퀴 돌렸다. 예쁜 분홍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면서 그녀가 손을 뱅뱅 흔들며 내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순식간에 걸음이 좁혀져서 어느새 앞에 온 그녀를 곧장 꼭 껴안아주었다.


"아야 짱!"


"꺅, 치사토 짱! ...에헤헤, 나도 보고싶었어!"


처음만난 이래로 그녀를 볼 때 마다 꼭 한 번씩 껴안아주고 있었다. 이유는 셋, 하나는 우리 둘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 하나는 그녀가 나를 대할 때 조금 더 편하게 대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마지막 하나는 개인적인 욕망이지만 자그만한 그녀를 꼭 껴안아주고 싶은 이유였다.


맨 처음에야 깜짝놀란 그녀였지만 삼 주가 지난 지금은 완전히 익숙해졌는지 때때로는 자기가 먼저 날 껴안아줄 때도 있었다. 꾸준한 조교가 효과가 있구나 그녀가 껴안아줄 때 마다 속으로 미묘한 뿌듯함을 느끼고는 했다.


다 좋았다, 다 좋았는데...


살짝 표정을 찌푸렸다. 아야 짱에 대한건 물론 다 좋았지만 딱 하나 문제가 있다면 바로 이 향수냄새였다.


그녀는 자주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향수를 뿌리고 다녔다. 첫 만남때는 나한테 나쁜 인상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랬겠구나, 하고 넘어갔지만 사이가 좋아진 이후로도 거의 광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심지어는 데이트 도중에도 한 시간정도가 지날 때 마다 망설임없이 향수를 뿌렸다.


그것이 적당한 양이면 또 모르겠지만 거의 목욕을 하듯이 온 몸에 향수를 들이붓는게 문제였다. 굳이 그런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아야 짱한테서는 좋은 냄새가 날 것 같은데 싶어서 난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굳이 뿌리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까 그녀가 귀엽게 웃더니


"개인적인 사정때문에 그래!...응, 치사토 짱한테는 나중에 이야기해줄테니까..."


그런 표정으로 말하는건 반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녀의 애교에 홀라당 넘어간 내가 향수를 뿌리는건 뭐라고 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 마침내 결심한걸까? 어제 연습이 끝난 직후 같이 돌아가는 길에 아야 짱이 내일...그러니까 오늘 우리 집에 와줄 수 있냐고 했다. 거기서 향수를 왜 뿌리는지 이야기해준다는 것 이었다.


사실 뒷내용은 나중에 떠올렸다. 그 당시에는 아야 짱의 집에 간다는 말에 뒷말은 제대로 듣지도 않고 곧장 승낙을 했던 것 이다. 일이 있기는 했지만 아야 짱보다 중요한건 세상에 없었다...물론 나중에 이야기를 전해들은 매니저 언니가 스케줄 조정을 하느랴 조금 고생하기는 했지만.


"갈까?"


웃으면서 그녀한테 손을 내밀어주었다. 그녀 역시 밝게 웃는 얼굴로 내 손을 꼭 붙잡아주었다.


*


집에 들어서자 주말이어서 그런건지 아야 짱의 부모님도 날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정중하게 인사를 해준 뒤 선물로 사온 치즈케이크를 공손하게 내밀었다. 어쩌면 시부모님이 될 지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사람의 부모님인데 첫 인상을 나쁘게 해서 좋을건 없다고 생각했다. 웃으면서 그것을 받아들더니 먼저 올라가라고, 케이크를 잘라서 차랑 같이 방으로 가져다주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쪽이야, 아야 짱이 조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더니 내 손을 꼭 붙잡고 곧장 자신의 방으로 안내했다. 문을 열자 척 보기에도 화사해보이는 방이 시야에 들어왔다. 누가봐도 아야 짱이라는걸 알 수 있을만한 방이여서, 생각한 그대로라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앉아서 기다리자며 자리에 앉은 그녀한테 쪼르르 달려가서 곧장 옆에 자리를 붙잡고 앉았다. 무릎이 살짝살짝 맞닿고 팔짱까지도 능히 낄 수 있을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몇 분 정도 그렇게 앉아있었을까.


아야 짱은 뭔가 신경쓰이는게 있는 듯 했다. 계속해서 손목시계를 흘끔흘끔 쳐다보면서 내 쪽을 쳐다보았다. 그러기를 다시 십 분, 이윽고 그 때까지 아무 말 없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치사토 짱, 뭔가 이상한거 없어?"


"응?"


이상한거라니, 이상한게 뭐가 있다는걸까. 아야 짱의 방에 내가 놀러온건 확실히 특별한 일이기는 했지만 그게 전부, 아야 짱은 평소처럼 사랑스러웠고 나는 평소처럼 아야 짱을 좋아한다...그렇게 말하자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윽고 안심한듯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 일 없는거지?"


"응, 아무 일 없는데..."


오늘의 아야 짱은 조금 이상하네, 그렇게 말한 내가 후후 웃으면서 그녀의 코를 검지손가락으로 툭 치자 아야 짱이 무너지듯이 곧장 내 품에 안겨들었다. 아야 짱? 갑작스러운 일에 당황한 내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아야 짱이 살며시 고개를 올렸다.


"나한테서 무슨 냄새 안나?"


"냄새?"


그녀의 말에 내가 잠시 실례한다고 이야기한 뒤 냄새를 킁킁 맡았다. 오는 동안 한 번도 뿌리지 않은 덕분에 냄새가 빠진걸까? 평소 나던 향수냄새는 미미하게만 날 뿐 지독하게 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향기에 섞여서 아야 짱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기가 났다.


예상대로 아야 짱한테서는 좋은 냄새가 났다. 향수따위는 조금도 뿌리지 않아도 될 만큼.


"응, 엄청 좋은 냄새가 나. 아야 짱, 굳이 향수 뿌릴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설마 정말로 냄새가 신경쓰여서 지금까지 향수를 뿌린걸까, 내가 살짝 분위기를 풀기 위해서 농담을 하자 아야 짱의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내 개그 그렇게 재미 없었어? 내가 놀라서 묻자 아야 짱이 눈물을 닦으면서 향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여자아이들을 홀리는 페로몬 비슷한 향기가 났다는 것.


그것때문에 아이돌 데뷔가 한 번 좌절됬다는 것.


그럼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남아서 노력한 결과...


"...치사토 짱을 만났어."


날 만났다고 했다.


그 날,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날 실수로 향수를 뿌리는걸 까먹었다고 했다. 급하게 다시 뿌려서 큰 일로 번지지 않았지만 그 때 아야 짱은 목격했다고 했다.


자신의 향기를 가장 가까이서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표정변화 하나 없이 내가 웃는 표정 그대로 아야 짱을 보고있었다고 했다.


즉, 나만 유일하게 아야 짱의 페로몬이 통하지 않았다고 했다.


너무나 기뻤다고 했다. 난생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런 사람을 만난것이다, 기쁘지 않을리가 없었지만 한 편으로는 불안했다고 했다. 자신의 착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오늘,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시험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오늘 집으로 부른거니?"


"응...집으로 올 때 쯤 향수 냄새가 없어지게 시간을 맞췄어. 치사토 짱의 반응을 보고 정말로 아무런 효력이 없으면 이야기해주려고 했는데..."


그게 아까 냄새를 물어본 이유라고 했다.


그 뒤로도 아야 짱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쏟아냈지만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거의 울면서 이야기해서 제대로 듣지 못했기에 일단 그녀를 달래줄 겸 손을 뻗어서 등을 토닥여주었다. 고생많았지 아야 짱, 그동안 고생 많았어...


그녀의 이야기만 들어도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해왔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런 체질로 태어나다니, 그녀는 지금껏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왔을까! 그 고통을 생각하니 가슴 한 켠이 아려왔다. 나조차 슬퍼서 눈물이 흘러나올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한 가지 의문이 들지 않는건 아니였다.


그것이 어째서 자신한테는 통하지 않았던걸까?


내가 아야 짱을 만났을 때와 다른 사람들이 만났을 때 다른점이 있던가? 아야 짱을 달래는 사이 그 이유를 찾기 위해서 첫만남, 대기실에서의 일을 천천히 떠올렸다.


그리고 한 가지 결론에 다다를 수 있었다.


*


30분 정도가 흐르자 그녀가 울음을 멈췄다. 조금 새빨개진 눈동자는 마치 토끼처럼 귀여워서, 미안하다고 묻는 그녀한테 괜찮다고 말해주며 왼손으로 눈물을 슥 닦아주었다.


"아야 짱."


대답없이 그녀가 고개만 끄덕였다. 헛기침을 한 번 한 뒤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를 듣고 내가 세운 가설인데 들어주었으면 해. 어째서 나한테는 아야 짱의 그 체질이 통하지 않은건지."


내 이야기에 흥미를 가진걸까, 방금 전까지 울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그녀가 평소 그대로 똘망한 눈동자로 날 빤히 쳐다보았다. 마치 강아지같은 그 모습에 내가 미소를 지었다.


"난 아야 짱을 좋아해."


"응?"


"그 날, 대기실에 들어가자마자 첫 눈에 반했어...사랑에 빠졌다고 해도 무방하겠지. 그리고 아야 짱이 향수를 뿌리는걸 잊은건 그 이후, 어쩌면 말인데, 아야 짱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그 페로몬이 통하지 않는게 아닐까?"


그랬다, 자신이 세운 가설은 그것이었다.


아야 짱의 이야기대로라면 모르는 사람도 자기를 좋아하게 만드는 페로몬이라고 했다, 뒤집어 말하면 호의가 아예 없는 사람도 아야 짱한테는 무조건적으로 호의를 가진다는 의미겠지.


하지만 처음부터 호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예를들어 그녀의 부모님이나 친척들, 아야 짱은 단순히 오래 맡아서 면역이 된거겠지 하고 넘겼지만 가족이라면 몰라도 친척들이 냄새가 익숙해질 때 까지 오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어쩌면 불편한 체질을 가지고 있는 조카에 대한 진심어린 걱정과 사랑덕분에 통하지 않았던게 아닐까? 하고.


그렇게 생각하면 아야 짱이 어린 아이였을때는 모두가 페로몬이 홀리는것도 일리가 있었다. 누가 어린아이를 진심으로 연애대상으로 보거나 할까? 처음부터 전제조건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조금 더 큰 이후에는 대처법을 발견한 만큼 나같은 케이스를 발견하는게 더 힘들겠지 싶었다.


어디까지나 가설은 가설, 하지만 제법 설득력이 있는 가설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야기를 전부 정리해서 그녀한테 말하자 아야 짱이 조금 울듯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면 치사토 짱, 그 말은..."


"응, 난 아야 짱을 좋아해. 아마 그래서 통하지 않는걸꺼야..."


이야기가 끝난 다음에야 나도 부끄러움이 한 번에 몰려왔다. 잘 생각해보니까 이거 고백 아닌가? 싶었다. 부끄러워서 살며시 시선을 돌리자니 아야 짱이 곧장 다시 나한테 안겨서 울음을 펑펑 터트리기 시작했다. 다만, 아까랑은 조금 다른 눈물인 듯, 껴안은 채로 그녀가 몇 번이고 고맙다고 내 귀에 대고 말했다.


"고마워 치사토 짱...정말로...정말로 고마워..."


"후후, 아야 짱도 참..."


품에 안긴 아야 짱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동안 아야 짱이 그 체질로 받았을 고통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 그 페로몬이 통하지 않는 상대를 만났다, 어째서 통하지 않는지 이유도 알았다. 그녀한테 있어서는 충분히 기쁠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대처법도 있고 체질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고 안심하고 있을 수 있는 사람도 있으니 이제 그녀가 앞으로 이 체질로 고통받을 일은 거의 없겟지.


아니, 고통받게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아야 짱이 앞으로 울 일이 없도록 자신이 확실하게 지켜주자고 생각했다. 눈물은 그동안 흘려왔던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고 그녀를 달래주기 위해서 손을 뻗어서 등을 조금 토닥여주었다.


이 눈물이 멈출 때 까지는 앞으로도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


와!


백일장!


사람들이 후편원해서 곧장 뇌절해버렸음


원래 좀 끊으려고 했는데 이거 두편 제한이더라고, 그래서 그냥 이어서 쭉 썼음. 그래서 평소보다 쪼끔 더 기네.


대충 내용은 그럼, 어린 시절부터 무자각 총수의 일인자인 아야 짱은 사실 만나는 여자는 10초컷으로 홀려서 번호를 딸 수 있는 특수한 체질의 여자였던거임.


그것을 향수 떡칠로 냄새를 가려가면서 버티던 어느날, 페로몬을 정면에서 맡았는데도 전혀 표정변화가 없는 치사토와 만나고, 아야는 그게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치사토한테 한 눈에 반하는데...


사실 치사토는 아야한테 첫 눈에 반해서 페로몬이 통하지 않았던 것이었고...


같은 내용임


근데 너무 뇌절에 뒤로갈수록 너무 노잼이었다. 괜히 썼나 싶기도 하고


너무 폭주했다. 난 그냥 참가에 의의를 두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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