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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소백 ) 잠자는 창고의 카스미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18 00:00:00
조회 881 추천 27 댓글 7
														

인생이 있어서 좋든싫든 반드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반드시 한 번은 존재한다.


그리고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반드시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골때리는 상황이겠지. 침을 꿀꺽 삼키며 눈 앞을 쳐다보았다. 소파에 눕힌 카스미가 사람 속도 모르고 새근새근 숨을 내쉬고 있었다....근데 자는 카스미 양심적으로 너무 귀여운거같은데, 저렇게 귀엽게 자는건 반칙 아닐까? 어떻게 자는 모습도 저렇게 예쁠수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이런걸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지금은 선택을 할 때였다. 잠든 카스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괜히 의식해서 그런가, 입술이 평소보다도 조금 더 반들거렸다.


어떻게할까.


주변 사람들은 재밌는거라도 보는듯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면서 생긋생긋 웃고있었다. 자고있는 카스미가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상황이 재밌어서 어쩔 줄 모르겠는듯한 표정이였다. 그 시선을 느끼면서 다시 눈을 자고있는 카스미한테 돌렸다.


할 수 밖에 없겠지 이건.


그래, 이건 어디까지나 카스미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눈을 서서히 감고 그대로 카스미한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댔다...


어쩐지 오늘은 아침부터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날이었지만 설마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생각했다.


이상한건 1교시 시작부터였다.


카스미 녀석이 학교에 오지 않았다.


*


카스미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


이야기를 아무도 전달받지 못한걸까? 선생님은 물론이고 학교 친구들, 포핀파티의 멤버들도 모두 당황했다. 그야 그럴법도 했다, 나같은 히키코모리나 몇몇 친구들한테 흔히 발병하는 월요병같은 것은 그녀한테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매일 누구보다도 일찍 오고 학교 생활을 말 그대로 만끽하는것이 토야마 카스미, 그런 그녀가 말도 없이 학교를 쉰다는 것이 평소랑은 다른 일이라는 것을 암시했다.


집에 무슨 일이 생긴걸까 싶어서 쉬는시간 틈틈히 그녀한테 문자를 날리고, 그럼에도 답장이 꿋꿋히 오지 않아서 마지막에는 전화까지 걸었음에도 그녀는 받지 않았다. 예감은 곧 확신으로 바뀌었다.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게 틀림없는 것 같아서 방과후에 친구들한테 곧장 카스미네 집으로 가자고 이야기했을 지경이었다.


"연습에는 오지 않을까?"


그런 날 보며 오타에가 태연하게 신발을 갈아신으며 말했다.


"학교에 하루쯤 오지 않은거야, 누구나 하루쯤은 푹 쉬고싶은 날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카스미라면 연습에는 절대로 빠지지 않으니까 연습에는 오지 않을까? 그 때도 안오면 카스미네 집에 가보자."


평소의 그녀답게 냉정한 말이기는 했지만 일리는 있는 말이었다. 그녀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속으로는 아마 카스미 걱정을 미친듯이 하고있겠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는거겠지, 사아야도 리미도 같은 생각인듯했다.


"맞아 아리사, 카스미가 걱정되는건 알겠지만 조금 진정해줘. 어쩌면 가족여행같은걸 갔을지도 모르잖아?"


"응, 카스미 짱이라면 휴대폰을 두고가거나 하지 않았을까? 아하하..."


말은 그렇게 해도 조금은 냉정해지자는 듯 했다. 두 사람다 걱정스러운 표정이 둔한 내가봐도 알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결국 일단은 세 사람의 의견을 따르기로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연습은 마침 수업이 끝난 뒤, 곧장 가방을 들고 창고로 향했다. 가는 내내 오타에가 휴대폰에서 시선을 때지 않고 누군가한테 연락하는게 조금 신경이 쓰이기는 했지만 그것보다도 카스미 걱정이 머리속에 한가득이었다. 연습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불안했다.


집까지 가는 길이 이렇게나 멀게 느껴진건 오랜만이였다.


카스미만 빠졌음에도 굉장히 조용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하교길이였다. 사아야나 리미가 열심히 이야기해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역시 카스미의 목소리가 없으니 조금 쓸쓸한 것도 같았다. 어딘지 모를 외로움을 느끼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저 멀리 익숙한 유성당이 보였다.


그리고 그 유성당 앞에 서있는 사람 한 명도.


"누구지?"


다른 사람들도 그걸 발견한 것 같았다. 사아야가 손가락으로 그 쪽을 가리키자, 지목당한 그 인물도 우리를 발견한건지 이쪽으로 빠르게 뛰어오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혼자가 아니였다. 등에 누군가를 업은 채였다.


"새언니!"


익숙한 목소리였다. 분명히 카스미 녀석의 여동생이였는데...과연, 육안으로 인식할 수 있는 거리에 들어오자 여동생인 아스카가 손을 흔들면서 이 쪽으로 급하게 달려왔다.


"새언니...다른 사람들도...도와주세요..."


급하게 뛰어온 결과물일까? 우리 앞에 도착해서는 숨을 헐떡이면서 띄엄띄엄 말한 다음 곧장 자신의 등을 보였다. 그녀가 업고있는걸 본 내가 숨을 헉하고 들이켰다.


카스미였다.


카스미가 아스카의 등 뒤에 업힌 채 새근새근 잠들어있었다.


"언니가...언니가 주말부터 눈을 뜨지 않아요!"


*


일단은 계속 아스카가 업게하기에는 힘들어보였기에 창고로 카스미를 옮겨서 소파에 그대로 눕혔다.


일의 전모는 그랬다고 한다. 금요일, 학교가 끝난 다음부터 카스미가 갑작스럽게 잠에 빠졌다고 했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쓰러진줄 알았는데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어도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오늘 학교까지 못나갔다고.


"오전에는 병원에 갔는데도 모르겠다고...그래서 일단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새언니한테는 말씀드리려고 이렇게..."


더 말을 잇지 못하고 살짝 울음을 터트리면서 그녀가 내 품에 안겼다. 연락이라면 휴대폰으로 하는 방법도 있을텐데 구태여 카스미를 업고 집까지 오다니, 그런 것 조차 떠올리지 못했던걸 보면 아무래도 그녀가 많이 불안하기는 불안했던 듯 했다. 등을 토닥여주면서 달래주자니 오타에가 잠든 카스미한테 가서 뺨을 쿡쿡 찔렀다.


"나흘동안이나 잠들어있던거야?"


"네...한 번도 눈을 안떴어요. 원인불명의 잠이라고..."


"그래? 아리사가 키스해주면 일어나지 않을까?"


갑작스러운 오타에의 말에 내가 태클거는것도 까먹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그녀를 쳐다보았다. 사아야도 리미도 자기들이 뭘 들은건지 귀를 의심하는 표정으로, 심지어는 품에 안긴 아스카마저도 눈물을 그친채 오타에를 쳐다보고 있었다.


옛날이였다면 그저 당황하는걸로 끝났겠지만 오타에랑 알고지낸지도 이럭저럭 1년, 그녀가 말을 할 때 과정을 생략하고 핵심만 말한다는것을 우리들은 모두 뼈저리게 잘 알고있었다. 그런만큼 이번에도 뭔가 과정이 생략된거겠지 싶어 대표로 내가 손을 들고 물어보았다.


"오타에, 그건 무슨 말이냐..."


"말 그대로. 동화같은데 보면 일어나지 않는 공주님은 사랑하는 사람의 키스로 눈을 뜨잖아?"


"응, 그렇긴 한데..."


"그러니까 아리사가 카스미한테 키스를 하면 카스미가 눈을 뜨지 않을까?"


정정, 과정을 들어도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결론이였다. 납득이 가지 않아서 조금 큰 소리로 외쳤다.


"잠시만, 왜 난데?"


"그야 카스미는 아리사를 사랑하고, 아리사도 카스미를 사랑하니까...아니야? 내가 틀렸어?"


표정하나 안바뀌고 그런 부끄러운 말을 내뱉은 오타에가 자기가 뭐 틀린말 했냐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아니, 맞긴한데...아무리 그래도 키스라니, 그런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일어날리가 없잖냐...조금 냉정하게 생각하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다른 세 사람은 아닌듯했다. 눈을 빛내며 오타에의 말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아하하, 그거 멋진 생각이야 오타에."


"응! 엄청 로맨틱한걸!"


"새언니, 부탁드려요!"


...이상이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였다.


결국 세 사람의 분위기에 떠밀려서 잠든 카스미의 앞에 섰다. 이건 역시 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싶어서 잠시 각오를 다진 뒤 곧장 눈을 감고 그녀의 자그만한 입술에 내 입술을 맞대었다.


쪽, 하고 자그만한 소리가 났다.


그걸로도 충분했던걸까, 키스가 끝나자마자 타이밍에 맞춰서 곧장 카스미가 천천히 눈을 떴다. 어라, 진짜? 내가 놀란 표정을 짓자니 카스미가 내 얼굴을 보고 방긋 미소지은 뒤 곧장 날 껴안았다.


"아리사다아~아리사! 어째서 우리 집에 있는거야?"


그러고보니 금요일날 갑작스럽게 쓰러졌다고 했던가? 그러면 자기 집으로 알 수도 있겠다 싶어서 내가 등을 토닥여주면서 말을 정정해주었다.


"여긴 우리 집 창고야...넌 금요일부터 쭉 잠들어서 지금 일어났고."


"진짜?...어, 진짜다! 사-야! 오타에! 리미링! 앗 짱도 있네!...미안, 많이 걱정했어?"


나한테 안긴채로 손을 흔들면서 여유롭게 등 뒤의 네 사람한테 인사를 해주더니 그제야 내 말이 사실인걸 눈치챈듯 곧장 사과부터 했다. 카스미 답다면 카스미 다운 반응이였다. 살짝 뒤를 보자 내가 카스미를 껴안고있어서 그런가, 네 사람 다 가만히 자리에 서있기만 했다.


아무리 그래도 독점하는건 좋지 않아서 카스미의 포옹을 풀어주고 네 사람이랑도 감동의 재회를 나누라고 하려고 했건만, 카스미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게 얼마만에 안겨보는 거냐면서 내 품에 안긴채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너무 좋은 나머지 내 얼굴은 이미 새빨개져서 폭발하기 직전이였다. 이대로면 확실하게 행복한 나머지 심장마비로 죽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카스미를 어떻게든 만족시켜서 네 사람한테 보내려는 차에 갑작스럽게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


"...에헤헤, 미안 아리사! 나 지금 엄~청 배고파!"


나흘이나 굶었을 것이다, 당연한 반응이겠지. 마침 적당한 핑계거리도 생겼겠다, 포옹을 푼 다음 내가 카스미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배고프지? 할머니한테 말해서 뭐라도 만들어올테니까 네 사람이랑도 이야기하고 있어...금방 올께."


얌전히 있으라는 의미로 얼굴을 붉히면서도 평소답지 않게 이마에 키스까지 해주자 그제야 만족한듯 카스미가 갸릉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손을 들어올리더니 네! 하고 외쳤다.


평소 그대로의 카스미인것 같아서 안심한 표정으로 창고를 나갔다.


*


아리사가 나간 문을 뻔히 쳐다보았어!


5분정도가 흘렀을까? 완전히 간걸 확인한 내가 웃으면서 네 사람한테 다가가서 하이파이브를 했지!


"다들 고마워!"


내 말에 네 사람이 그 때 까지 필사적으로 참고있던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지 뭐야!


"아하하, 아리사도 참...진짜로 할 줄은 몰랐어..."


"솔직히 새언니 속이는건 조금 죄책감이 있기는 했지만..."


각자가 한 마디씩, 나도 방금전 실눈으로 몰래 본 아리사의 모습을 떠올렸어! 귀까지 새빨개진 채 나한테 키스를 하려는 그 모습은 진짜,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에헤헤, 상상하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지 뭐야.


맞아, 전부 거짓말이야!


그것도 날 포함해서 이렇게 다섯명이서 짜고 친 거짓말!


내가 나흘동안 잠들었다는 앗 짱의 말도, 어쩐지 걱정하는걸로 보이지 않았던 다른 친구들의 태도도 모두 다 사전에 계획된거야.


어째서 이런 일을 계획했냐고? 그야 당연히, 아리사한테 스킨십을 받기 위해서지!


우리 아리사는 엄청 츤데레야!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거든. 사귀고나서 제법 시간이 흘렀는데도 손조차 잡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지 뭐야?


물론 그만큼 내가 해주기는 하지만, 나도 아리사랑 조금 더 꽁냥거리고 싶은걸! 아리사한테 스킨십을 받고싶어!...그런 생각에서 앗 짱이랑 다른 친구들한테 상담을 한 결과 이번 계획을 짰어.


계획은 그래, 내가 나흘동안 잠들었다고 거짓말을 하는거야. 물론 실제로 나흘동안 잠든건 아니고, 주말 내내 아리사한테만 연락을 하지 않았어. 계획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오늘 학교까지 빠졌지!


협력해주는 세 사람은 아리사를 자연스럽게 창고로 데려가고, 앗 짱은 오타에의 연락을 받고 타이밍 맞춰서 날 업은채 집으로 향한거지.


그렇게해서 날 업은 앗 짱이랑 다른 네 사람이 만나면 그 뒤는 간단, 앗 짱이 지어낸 이야기를 해주고, 오타에가 키스를 하면 된다고 바람을 잡아주고, 나머지 두 사람이 동조해주면 분위기에 타서 아리사가 잠든 나한테 키스를 해주면 내가 거기에 맞춰서 기적인 것 처럼 눈을 뜬다는 계획이였는데 설마 이렇게까지 잘 풀릴줄은 몰랐어!


"얘들아 정말 고마워!"


다시 한 번더 감사인사를 한 다음 한 번씩 꼭 껴안아주었어. 내가 아리사랑 진도를 제대로 나가지 못하는 것 때문에 걱정하던걸 아는 그녀들인 만큼 제 일처럼 기뻐해주었지.


하지만 이번걸로 끝낼 생각은 없는걸, 이번에는 잠들었을 때 받은 키스니까 아마 부끄럼많은 아리사는 날 구하기위해서 한거다, 그러니까 노카운트다 하고 필사적으로 합리화하고 있을껄?


그러지않기 위해서는 다음에는 깨어있을 때 키스를 하는 수 밖에 없지!


내가 눈을 빛내면서 다음 계획을 짜기 위해 네 사람한테 이야기를 꺼냈어!


자.


그럼 다음에는 무슨 계획을 짜볼까?


*


연작은 한편으로 친다고요?


그럼 한편 더 쓰죠 뭐!


하는 마인드에서 써본 글


회로는 대충 그럼, 평소랑 다르게 카스미가 학교에 오지 않아서 걱정하는 아리사, 사정을 알고보니 카스미가 나흘동안 잠에서 일어나지 않는거야


아스카한테서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아리사는 오타에가 옆에서 말하는대로 잠든 카스미를 깨우기 위해 키스를 하는데...


하지만 사실 이 모든건 카스미가 아리사한테 스킨십을 받고싶어서 네 사람이랑 짜고치는 고스톱이였고...


그런 내용임


요즘 카스미 너무 당하는거같아서 능글맞은 카스미공 한번 써봤음.


제발 카스미좀 애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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