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보컬을 알아보는게 좋을거야. '

미나토 유키나의 말이 머릿속에서 울려퍼진다, 그 사람이. 음악을 누구보다도 중요시하고, 이마이 리사라는 사람을 누구보다 중요시 하는 사람이기에, 그 말에 담긴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었었다. 무책임하게 내뱉는 말이 아니였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진심과 애정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을만큼, 히카와 사요는 나쁜 사람이 아니였었다. 히카와 사요는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보컬을 알아보는게 좋을거라는것에 동의하는게 아닌, 리사가 그리 깨끗하지 않은 방법으로 일을 얻는다는걸. 순간 유키나가 휘청거렸다. 

" 손 대지 마, 사요. "

현기증, 당장이라도 사요의 멱살이라도 잡고 따지고 싶었었다, 왜 말리지 않았냐고, 하지만 자신은 왜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었다. 나 때문이였으니까, 너는 전부 나를 위해서 한 행동이였으니까. 다시금 일렁이는 세계에 눈을 감았다. 몸의 무게중심이 무너지고, 가만히 쓰러진다.

" 그래서, 네. ..맞아요, 이마이 씨는 저희에게 알리지 말라고 그렇게나 말했죠. 그건 모두의 실수였어요. "

푹신한 침대에서 가만히 흘려오는 사요의 목소리를 유키나는 듣고있었다, 대부분 다 예상한 대로였다. 마음속에서 자꾸만 비집어 나오는 분노, 절망, 그런 부정적인 감정은 과연 누구를 향하고 있었을까. 답하지 않고 가만히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  ..이마이 씨를 불렀어요, 한번쯤 이야기를 해보는게 좋을것 같아서.. "

" 그 누구도 좋은 시간이 되지 못할거야. "

순간 문이 크게 열린다. 유키나! 하고, 자신을 부르면서 침대에 다가오는 리사를 손을 들어 막는다. 리사도 역시 분위기가 다르다는걸 느끼고, 속사포처럼 쏟아낼 말들을 삼켰다. 사요는 조용히 자리를 일어서고, 방에는 단 둘이 남아있었다.

" 재미있었어, 리사? "

" 으, 응? "

느닷없는 유키나의 한마디에 리사는 턱 위로 손을 올리며 가만히 답했다, 그러고보니, 저번에 쿠키 만드는건 재밌었지. 최대한 밝은쪽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려고 했지만, 당장의 유키나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었다.

" 우리는, 그딴것 없이도 성공할 수 있었어. "

아니, 아마 우리는 삼류 밴드로 남았겠지, 아마 리사가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 막상 올라오니, 더 높은 자리가 탐났던거야? 음악이란건 상관하지 않고. "

네가 그럴리가 없어, 미친듯이 욱씬거리는 마음을 다잡고, 조금씩 떨리는 속눈썹을 눈을 감아서 감추었다.

" 리사가 그런걸 서슴없이 할 사람이란건, 난 하나도 몰랐어. "

아니, 누구보다도 네가 그러지 않을거라는걸 알았어. 

" 다시 보지 말자, 리사. "

너와 평생 함께 있을 수 있을줄 알았어.

그렇게 미나토 유키나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었다. 일방적으로 자신의 말만 쏟아내고 나온채. 방문 옆에서 가만히 기다리던 사요는 뛰쳐나가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방 안을 바라보니. 오열하는 리사가 있었고.

가만히 한숨을 쉬며 눈물을 훔쳤다, 영원할것 같았던 로젤리아는, 그리고 우리들의 사랑은 그곳에서 크게 금이 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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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생각되던 회상이 드디어 끝나고.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잡았다, 한때 아코와 린코, 사요와 리사. 모두의 연락처가 들어있었던 전화기. 소통의 벽을 끊은건 자신이였다, 속사포처럼 내뱉은 말도, 깊은 자기혐오에서 나온것이였고, 결국 네가 나를 미워하면서 잊어주기를 바라면서 했었던 말이였다.

가만히 흘러내리는 눈물을 스스로 훔쳤다, 스물 두살에 겪은 아픔, 4년이 지나도 아물지 않은 상처, 이미 흉져서 벌어져버린 우리들의 관계. 나는 그녀를 사랑했었을까? 정말 만약에, 린코나 사요가 그런 짓을 했었다면, 그렇게까지 크게 감정의 파도를 느낄 수 있었을까? 그 답은 몇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냉정히 할 수 있었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었다고. 그리고 자신의 첫사랑은 알아채지도 못한상태로 끝나버렸다고.

그렇게 믿었었다, 그렇게 잊고싶었었다. 상처를 준 사람이 잊기 편할터인데, 자신은 네가 잊혀지지 않았다, 그럴때면 가끔씩 담배를 물어내었다. 스스로 다시 음악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다음, 스스로 목을 망치는 길이였다. 깊게 연기를 빨아들이자, 몸이 조금 안정되는 느낌이였다. 적당한 아파트 방에서 담배를 피우고, 냄새를 빼려고 창문을 열었다. 그러자 보이는 갈색 머리카락이 있었다.

" 갈색은 흔해. "

6층의 아파트, 그 높이에서 고작 갈색 머리카락을 봤다고 뭔가 달라지는게 있을까, 창문을 다시 닫았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흔하다고 스스로 중얼거려도.

" ..리사였어."

너를 그 거리에서 알아보는건 나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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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과거가 끝나고 현재로 돌아왔습니다.

벤츠력 만땅 자괴감 유키나와 달라지지 않은 리사, 그리고 고구마 먹은듯한 연애를 기대해주세요.

예상 완결은 5-6정도 될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