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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소백)백기사와 흑기사 백합 보고싶다(2)

do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23 00:13:28
조회 370 추천 1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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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천애고아가 된 아리엘은 자신을 구해주었던 기사님의 집에서 살게 돼. 기사의 집에 들어가고 처음 몇 주는 너무 어린 나이에 겪은 끔찍한 일 때문에 잠도 자지 못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지. 어떻게든 잠을 이루려 눈을 감으면 불타는 자신의 고향과 이곳저곳에 널려 있던, 처참하게 살해당한 마을 사람들의 시체가 떠오르고, 뭐라도 먹으려 빵을 입에 대면 그날 마지막으로 가족과 같이 먹었던 조촐한 식사의 냄새와 마을과 함께 불타던 시체들에게서 났던 냄새가 차례로 떠올라 구역질이 올라오지. 시간이 흐르고 그나마 제정신을 차린 후에도 가족들이, 유미르가 죽었는데 자신만 혼자서 살아있다는 죄책감에 짓눌려 매일 방에 틀어박혀 폐인처럼 울기만 해.


그렇게 나약한 자신을 자책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아리엘은 어느날 집 벽에 걸려 있는 기사님의 검을 보게 돼. 그리고 기사님이 그 검으로 괴물의 심장을 꿰뚫던 광경을 떠올리지. 그 기억과 함께 아리엘의 마음 속에 한가지 강한 열망이 피어올라.


이터들을 죽이고 싶다.

모조리 죽여버려서, 유미르의 복수를 하고 싶어.


아리엘은 마음속에서 잠들어있던 이터들에 대한 증오의 불씨가 타오르는 걸 느끼지. 그리고 결심할 거야. 가족들과 유미르의 복수를 위해 백기사단에 들어가기로.


그래서 자신을 길러준 백기사에게 자신을 단련시켜달라고 부탁하지. 기사는 처음엔 아리엘이 에텐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평화로운 삶을 살았으면 해서 거절할 거야. 하지만 간곡히 부탁하는 아리엘의 결의를 무시할 순 없었어. 결국 기사는 아리엘을 가르치기로 결정하고, 아리엘은 그녀의 지도 하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체력을 단련하고 검술과 마법을 익혀.


그렇게 3년의 고된 훈련 끝에 어엿한 전사가 된 아리엘은 백기사단에 지원해서 당당히 합격해. 그리고 기사로선 특이하게도 마법과 검을 동시에 쓰는 마검사가 되지. 신체능력은 그리 좋지 않지만 마법에 재능이 있던 아리엘이 최전방에서 싸우기 위해 고민 끝에 생각해낸 방법이었어. 물론 훈련도 다른 기사들의 두 배를 해야 했지만 아리엘은 유미르의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이겨내지.


왕국을 수호하는 방패이자 어둠을 가르는 순백의 검. 긍지높은 백기사가 된 아리엘은 언제나 선두에서 이터들을 베어나가며 고향 사람들의 원수를 갚아.


시간이 흐르고, 수많은 괴물들을 죽이고 수많은 사람들을 구하며, 아리엘의 가슴 속에서 불타던 복수의 불씨는 조금씩 사그라들어. 하지만 그 자리를 채워나가는 건 성취감이나 기쁨이 아닌 공허함이었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없애고자 성기사 동료인 앨리스라는 기병과 잠깐 사귀기도 하지만, 아리엘을 사랑했던 앨리스는 그녀가 원하는 사람은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라는 걸 알아차려. 그리고 그 사람에게 가라고 아리엘에게 부드럽게 이야기해주지.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아리엘은 어리둥절해하지만, 그제서야 깨달아. 이 공허함의 정체가 무엇인지. 자신이 지금까지 원해왔던 사람이, 곁에 있어주길 바랬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어릴 적 품고 있던 그 혼란한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유미르.

난 유미르를 사랑했던 거구나.


하지만 그 깨달음은 가슴에 큰 구멍을 뚫을 뿐이었어. 아무리 많은 괴물을 죽인다 해도, 아무리 많은 사람을 살린다 해도, 이미 죽어버린 유미르는 자신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할 테니까.


잔혹한 진실을 견딜 수 없었던 아리엘은 아무 의미도 없는 복수에 집착하게 되고, 하루가 지날수록 더 무리해서 전투를 하게 돼. 아무리 선두라고 하더라도 다른 백기사들과 함께 싸워야 하는 건 당연한 건데 아리엘은 괴물들 사이로 지나치게 멀리 돌진해서는 이터들 한가운데에서 홀로 싸우는 거야.


기사단에서도 아리엘은 강자에 속하는지라 적진 한가운데에서 쓰러져 짐이 되는 일이 일어나진 않지만, 매번 온몸이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아슬아슬하게 싸우다 돌아오는 아리엘을 보며 기사단 동료들은 걱정과 함께 작은 두려움마저 느끼게 되겠지. 기사단장은 그런 아리엘을 질책하며 백기사는 왕국과 백성을 위해 어둠을 막아내는 방패이지, 괴물을 죽이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아리엘에게 일깨워주려 하지만 마음속에 이터를 향한 증오 외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아리엘의 귀엔 들어오지 않아.


상냥하고 쑥스럼을 많이 타는 금발의 소녀는 그렇게 점점 이뤄지지 않을 허황된 복수에 미친, 증오로 가득찬 검귀가 되어가. 가슴에서 날이 갈수록 커져가는 슬픔과 허무함이 마음 속 분노의 불꽃마저 집어삼키려 하면, 아리엘은 그 시커먼 감정을 억누르려 더욱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여 이터들과 싸우지.


증오와 슬픔의 윤회가 꼬리에 꼬리를 문 채 반복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리엘은 무모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미친듯이 싸워나가. 유미르가 좋아했던 그 푸른 눈에 시뻘건 살의를 번뜩이며 검을 휘두르고 마법을 부리는 그녀는 죽지 못해 싸우는 것도 같았지. 적들 한가운데로 돌격해 온 몸에 검은 피를 뒤집어쓰고 이터들을 학살하는, 백기사인지 이터인지 헷갈리기까지 하는 그 모습을 본 기사단의 동료들은 아리엘에게 광전사라는 별명까지 붙여줄 거야.


그러던 어느 날, 기사단은 대규모의 이터 무리가 에텐에서 몰려나와 근처의 마을로 향하고 있다는 걸 알아내. 마을에 피해가 가기 전에 막아내기 위해 백기사단은 에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공세를 막아내기로 하지. 다행히 이번엔 늦지 않게 도착한 백기사단과 이터들의 전투가 시작되고, 여느 때처럼 기사단의 선두에 서서 이터들을 쓸어버리던 아리엘은 점점 더 깊숙히 괴물들 사이로 들어가게 돼.


크고 작은 상처를 입어가며 일단 보이는 적을 모두 쓰러뜨린 아리엘은 회복을 하기 위해 치유사를 찾지만 둘러본 주변에 보이는 건 불길하게 맴도는 에테르 뿐이었어. 정신없이 싸우던 아리엘을 이터들이 에텐 안으로 유인한 거야. 이터들이 공포의 대상인 아리엘을 에텐으로 혼자 끌어들여서 죽이려고 한 거지. 지성이 없는 것으로 여겨진 이터들이 계획적으로 자신을 함정에 빠트렸다. 이건 아리엘은 물론이고 기사단의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상사태었어.


'설마, 이터들을 통솔하는 개체가 있는 건가?'


크게 당황한 아리엘은 일단 밖으로 나가는 방향을 다급하게 찾지만, 에테르에 뒤덮여 한 치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에텐에서 길을 찾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어. 게다가 에텐 안에 들어온 먹잇감의 냄새를 이터들이 놓칠 리 없었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온 에텐의 이터들이 아리엘을 노리고 몰려들기 시작해. 제아무리 광전사라 하더라도 작정하고 자신만을 노리는 엄청난 수의 이터들을, 더군다나 에텐 안에서 상대하는 건 힘든 일이었어.


몰려드는 괴물들을 하나하나 베어나갈 때마다 아리엘의 몸엔 점점 크고 작은 상처들이 늘어나. 점점 힘이 빠져가는 몸을 붙잡고 아리엘은 필사적으로 싸우지만 결국엔 힘이 다해 쓰러지고 말겠지. 검을 지팡이 삼아 무릎을 꿇고 바닥에 주저앉은 아리엘의 앞에서 거대한 이터가 칼날처럼 날카로운 왼팔의 외피를 높이 들어올려.


아리엘은 깨닫지. 이제 모두 끝났다는 걸.



끝의 순간에, 아리엘은 진실로 오랜만에 평화를 느꼈어. 질척이던 검은 슬픔도 증오의 불꽃도 모두 거짓말같이 사라지고 오직 고요한 물결만이 아리엘의 가슴에 남지.




생각해보면, 난 죽을 장소를 찾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너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내겐 지옥이었으니까.


유미르...




아리엘은, 눈물 한 방울을 흘리며, 큰 짐을 내려놓은 듯 작은 미소와 함께 눈을 감을 거야.




하지만, 고대하던 종언은 찾아오지 않고.



꽝!


대신 난데없는 천둥소리가 아리엘의 귀를 때리지. 깜짝 놀란 아리엘이 눈을 뜨고 위를 올려다보자 자신의 앞에 서있던 이터의 머리가 깔끔하게 날아가 있는 거야.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아리엘은 상황을 파악하려고 하지만 쓰러지기 직전인 아리엘의 두뇌는 의식을 의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벅찼어.


그러는 사이에 머리를 잃은 괴물의 몸뚱아리는 맥없이 옆으로 쓰러졌고, 아리엘의 흐릿한 시야에 괴물 뒤에 서 있던 사람의 형체가 들어오지. 시커먼 갑옷을 입고 무식하게 거대한 검을 들고 있는-


'...흑...기사?'


거기에서 아리엘의 의식은 끊어지지.





시간 좀만 더 있었으면 적어도 소설처럼 써오기는 했을 텐데... 학원다니느라 시간이 없어...

수능만 잘봤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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