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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사린백)자매끼리 당연한 게 아닌가요?

do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05 01:09:45
조회 1985 추천 38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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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따르르릉.

휴대폰의 알림소리가 잠이 덜 깬 머리속을 울린다.


"음..."


평소라면 곧잘 깨어났을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오늘이 토요일이라는 자각이 있어서일까.

휴일이라 할지라도 정시에 일어나 성실하게 생활하는 건 선도위원으로서, 로젤리아의 기타리스트로서 기본이건만, 나도 많이 풀어진 것 같다.


마음속으로 스스로를 질책하고 고개를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은 부모님도 일찍 나가셨기 때문에 내가 여동생 히나를 깨워줘야 한다.


"히나, 일어나렴."


방문을 두 번 똑똑 두드리며 이야기해도 대답은 없다.

꽤나 깊은 잠에 들은 모양이네. 한숨을 폭 쉬며 방문을 연다.


"히나, 아침이야. 일어......"


....어?


"...우웅....아, 죄송...해요...곧, 나갈게요...."


잠이 덜 깬 건가 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눈 앞에 누워있는 사람을 쳐다본다.

하지만,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시로카네 씨?"


어째서 시로카네 씨가, 내 여동생의 방에서, 잠옷 차림으로....

잠옷 차림.... 잠옷 차림의 시로카네 씨도 아름다우면서 어딘가 무방비한 매력이, 아니 이게 아니고.


"네? 시로카네 씨...는 누구인가요, 언니?"


네?


"뭐라고, 하셨나요. 방금?"

"시로카네 씨...가 누구인지...그보다 어째서 존대...를..."

"아뇨, 그 전에."

"...언니?"

"......한번 더 해주시겠습니까."

"언니."

"......."

"어, 언니? 언니! 코피, 코피가!"




"이제...괜찮은...건가요?

"네, 아니. 응. 괜찮아."


얼떨떨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시로카네 씨...아니, '린코'는 다행이라는 듯 작게 웃는다.

안심시켜주기 위해 마주 웃어주면서도 망치로 얻어맏은 듯이 얼얼한 머리는 상황을 정리하기에 바쁘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자 시로카네 씨가 내 여동생-히카와 린코가 되어 있었다.


....이건 꿈인 걸까. 꿈인게 분명하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 리가 없다.

어제까지만 해도 내 연인이었던 시로카네 씨가 갑자기 히카와 씨가 되다니.


하지만,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생하다.

이 정도로 생생하고도 구체적인 꿈을 내가 꿔 본 적이 있었나? 아마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꿈이라는 건 무의식의 욕망을 반영하는 것.

이것이 꿈이라면 내 무의식 깊은 곳에 시로카네 씨를 여동생으로 삼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는 말인데, 그럴 리가 없...

...없을 것이다. 없겠지? 적어도 그런 생각을 해본적은 없으니까.

하지만 무의식이란 건 원래 의식적인 생각에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니까....아.....


"휴우...."


생각을 하면 할수록 머리가 아파오기에, 일단은 지금 상황에 맞춰 행동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나가신 부모님은 내일 저녁에는 돌아오실 예정이니, 그때 부모님께 여러가지 여쭤 보자.


"시로...린코. 배고프지? 일단 밥을 먹자."

"아...제, 제가..."

"아냐. 오늘은 내가 당번이니, 내가 밥을 차리는 게 당연하지."

"그...그치만..."

"괜찮아. 편하게 쉬고 있어."


미안하다는 듯 안절부절못하는 시로카네 씨의 모습이 귀여워 살짝 웃음이 나온다.

아침부터 벌써 가슴이 행복으로 차오르는 걸 보면, 어쩌면 이 상황은 정말 내 욕망이 반영된 꿈일지도 모르겠다.




간단하게 밥을 차리고 자리에 앉자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시로카네 씨도 일어나 이쪽으로 온다.

긴 생머리를 뒤로 묶고 자박자박 걸어와 내 옆에 앉는 그 모습이 우아하고 아름다워서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보고 말았다....


...잠깐. 잠깐잠깐.


"어, 어째서 바로 옆자리에...?"


우리 집의 밥상은 큰 정사각형 구조이니, 두 명이서 밥을 먹을 땐 서로 맞은편에 앉아서 먹는게 보통일 텐데.


"어째서, 라뇨... 자매끼리 이런 건 당연한 게 아닌가요?"

"에, 그, 그런가요. 아니, 그런가..."


이게 당연한 건가? 이게? 라는 의문은 당연히 들지만서도.
시로카네 씨가 내 여동생이 되어 있는 지금
상황에 비하면 가볍게 넘어갈 만한 수준 아닐까.


"그, 그럼 어서 먹자."

"네...."


적당한 합리화와 함께 얌전히 식사를 한다.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시로카네 씨의 체온과, 나도 모르게 조금씩 쳐다보게 되는, 잠옷 위로도 드러나는 몸의 굴곡에 정신이 팔려, 그만 당근을 입에 넣을 뻔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조신하게 아침을 먹는 시로카네 씨의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이런 꿈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라면 집에 있는 시간엔 기타의 연습을 했을 테지만, 곧 시험이 다가오고 있으니 오늘은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기로 계획했었다.

로젤리아로서, 기타리스트로서의 나 자신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생의 본분을 잊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이 기간에 기타 연습을 소홀히 하는 건 미나토 씨도 이해해 주실 것이다.


똑똑.

공부에 열중하고 있자니 노크 소리가 들려온다.


"저...언니.. 과일을...깎아 왔어요...."


방문을 열고 시로카네 씨가 사과가 담긴 그릇을 들고 수줍게 들어온다.


시로카네 씨도 분명 학생회장의 업무와 학업을 병행하느라 바쁠 텐데, 날 위해 과일까지 깎아 들고 오다니.

아아. 어쩜 저렇게 마음까지 아름다운 사람일까.


"고마워. 이쪽에 놓아 주렴."


책상 끄트머리를 가리키며 말하고 다시 책으로 눈을 돌린다.

그런데 어쩐지 인기척이 사라지지 않는다.


"시로....린코?"

"언니..."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시로카네 씨가 옆자리 의자에 앉아 과일을 포크로 찍어 들고 있다.

아니, 이거 설마...


"자.....앙...해주세요..."


설마하던 먹여주기?!


"아니, 저. 린코? 어째서..."

"어째서...라뇨? 자매끼리 당연한 게 아닌가요?"


그, 그런가?

확실히 히나도 이런 일을 몇 번인가 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한데...


뭐. 너무 고민하고 있으면 시로카네 씨가 곤란해할 테니, 지금은 그냥 넘어가자.


"아, 앙~"


살짝 입을 벌리자 시로카네 씨가 달콤한 사과를 입안으로 넣어준다.

과일을 입에 넣어주고 살짝 웃는 시로카네 씨의 그 미소가 입 안의 사과의 단맛보다 더 달콤하게 느껴진다.





공부와 기타의 연습을 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다.

늦지 않은 시간에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도 선도부원으로서 기본. 이제 잘 시간이다.


"후우..."


피로에 찌든 몸을 침대에 맡기자 절로 한숨이 나온다.
공부로 인한 피로도 있지만, 오늘 일어난 여러모로 꿈같은 일-시로카네 씨가 내 여동생이 되어 있는 일-때문에 조금 긴장이 쌓여버린 것 같다.


"...그나저나, 이건 정말 꿈인 걸까."


멍하니 혼자 중얼거린다.


확실히, 꿈이 아니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꿈이라고 하기엔 오늘 하루의 경험이 너무 생생하고 구체적이다.

꿈속에서의 기억이나 체험은 모호한 것이 보통일 텐데. 나는 지금도 오늘 하루 동안 일어난 일들을 세세하게 기억할 수 있다.


"뭘까. 이건..."


지금 고민해서 답이 나올 것 같지는 않으니, 일단 잠을 청하자.

내일 부모님과 이야기를 해 보면 이 상황에 대해 더 많은 걸 알 수 있겠지....


.......


끼익.


문이 열리는 소리.


"언니...주무세요...?"


조용히 속삭이는 시로카네 씨의 목소리.


이 시간에 어째서? 라는 의문에 난 졸음에 무거워진 눈꺼풀을 열어 문 쪽을 바라보았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속옷.

시로카네 씨가 속옷만 입은 채 서 있다.

그것도 검은 레이스가 달린, 어른스럽고도 고혹적인 속옷을.


"시, 시로카네 씨?"


'린코'라고 부르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로 충격을 받은 나는 황급히 일어나려 했지만, 어느새 다가온 시로카네 씨의 손길이 날 멈춰세운다.


"쉬잇...괜찮아요..."


아뇨. 아뇨아뇨. 전혀 괜찮지 않습니다만?


"저, 시, 시로카네 씨. 이건, 어, 어째서..."


말까지 더듬어가며 간신히 물음을 던지지만 대답은 없다.

그저 내 위로 올라오는 시로카네 씨의 몸과 뺨을 쓰다듬는 손길만이 있을 뿐.


평소보다 훨씬 짙게 풍겨오는 시로카네 씨의 향긋한 냄새와, 시야를 가득 채우는 그녀의 새하얀 속살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미쳐 버릴 것만 같다.

그 사이에도 시로카네 씨의 손길은 멈추지 않고. 뺨과 목, 쇄골로 넘어가던 그녀의 손은 이제 내 잠옷 단추를 하나 하나 풀고 있었다.


멈춰야 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이 행동을 멈춰야 할 이유를 열 가지는 댈 수 있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게 아니다.

나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걸 바라고 있으니까.

그래서,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이제야 알겠다. 이건 꿈이란 걸.

그것도 내 욕망으로 점철된 추악한 꿈.


그렇다면, 어차피 깨어날 꿈이라면.

적어도 그 꿈 안에서라도....


"시로카네 씨..."


단추가 다 풀린 잠옷을 벗으며 시로카네 씨를 끌어안아 맞닫는다.

시로카네 씨의 온기가 맨살에 닿아 전해지는 감각이 소름끼칠 정도로 기분좋다.


아. 작은 탄성을 내뱉는 내 머리를 끌어안고 시로카네 씨가 귓가에 속삭인다.


"...후후...어째서라뇨. 언니."




"자매끼리, 당연한 게 아닌가요?"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일요일 아침이 밝았지만, 성실한 선도부원 히카와 사요는 온몸에 울긋불긋한 자국이 난 채 일어나지 못한다.

그런 그녀의 옆에서 같이 누워 사요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그녀의 학우이자 연인인 린코.


"후후...아름다우세요....."


작게 웃으며 머리맡의 휴대폰을 가져와 자고 있는 사요의 얼굴을 사진으로 남긴다.

그리고.


"...뭐....약속은, 약속이니까요..."


휴대폰을 빠르게 탭해, 그 사진을 연락처에 있는 친구에게 보낸다.


...'히카와 히나'에게.


조금 언짢은 표정을 하던 린코는 이내 핸드폰을 덮어놓고 다시 사요의 얼굴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순진하신 부분도 있으셔서...귀여워..."


서서히 떠오르는 미소에는 흐뭇함, 만족감이 섞여 있다.


"그럼...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히카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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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ㅋㅋ이거 분명 구상할땐 되게 재밌었는데ㅋㅋㅋ



해설하자면, 린코가 히나와 거래해서 하루 동안 사요의 여동생이 된 것처럼 사요를 속여넘기고 결국 잡아먹는 이야기.

히나는 언니의 자는 얼굴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는 걸 조건으로 린코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줬다는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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