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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타케 씨와 히카와 씨 (2)모바일에서 작성

ㅇㅇ(39.7) 2020.04.11 15:53:51
조회 493 추천 18 댓글 4
														
츠구미는 옷을 찬찬히 둘러보고 있는 중이고, 란과 사요는 저만치에서 그 둘을 주시하고 있다. 둘의 관찰대상인 히나는 츠구미에게 어울릴 만한 옷을 막 가져와서 입히고 있다.

"...제 생각보다는 츠구미한테 신경을 많이 쓰는것 같네요..."

"그러게요. 솔직히 저도 좀 놀랐네요."

히나가 맨날 조커마냥 쪼개고 다녀서 사요는 잘 몰랐겠지만, 그녀도 지난번 일을 나름 반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데이트에선 츠구미에게 잘 신경쓰겠다 다짐했기에 아마 란과 사요가 우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츠구미와 히나가 이동하면, 란과 사요도 일정 거리를 두고 그 뒤를 따라갔다. 하지만 아까부터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는 히나와 츠구미와는 달리 란과 사요는 너무 입을 꼭 다물고 있었기에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었다. 대화를 많이 하면 들킬 수도 있다는 이유도 있고, 그냥 둘이 잡담을 할 정도로 친한 사이가 아니었기도 하다. 아까 전 벤치에선 미타케 씨가 먼저 말을 걸었으니, 이번에는 자신이 먼저 대화를 시도해보겠다고 사요는 생각했다.

"저기, 미타케 ㅆ..."
"저기, 사요 ㅆ..."

설마 동시에 대화를 시도하려 할 줄은 몰랐기에 사요는 정말 당황했다. 서로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에 부끄러워지려 할 때, 사요는 란이 한껏 빨개진 얼굴을 감추려고 고개를 팍 숙이고, 손가락을 꼼지락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귀여워."

"네?"

"..히나와 하자와 씨가 점심을 먹으러 가는것 같네요. 우리도 따라가죠."

"아니, 방금 뭐라고 하셨냐고요! 도망치지 마세요!"

히나와 츠구미는 푸드코트 대신 쇼핑몰 밖의 가게에서 먹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쇼핑몰을 나와 히나를 계속 따라간다. 근데 어째 보이는 가게가 하나같이...

[라멘]

[국밥]

[명륜진사갈비]

만약 츠구미를 저런 곳에 끌고가면 판테온마냥 아무거나 던져서 그 뒤통수에 꽂아버리겠다. 라고 란은 생각했다. 하지만 히나가 간 곳은 제법 느낌있는 곳에 위치한 작은 레스토랑이었다. 가게 옆으로는 초록빛 가득한 공원과 분수도 보여서 전망도 좋아 보인다.

사요는 이런 좋은 곳에 연인을 데려갈려고 인터넷을 열심히 찾아봤을 여동생이 떠올라 막 자랑스럽고...또 다 키운것 같고...대견하고...아무튼 그랬다.

안은 의외로 또 그렇게 격식있는 분위기는 아니고,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이 점심식사를 하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부담스러운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츠구미에게 맞춘 최상의 픽이었기에 이번만큼은 란도 히나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츠구미와 히나가 앉은 테이블에서 좀 떨어진 곳에 착석한 다음 사요와 란은 각각 파스타와 햄버그 세트를 주문했다.

먼저 사요의 파스타가 나오고, 뒤이어 란이 시킨 햄버그 세트가 나왔는데...

"이..이건..."

동그란 햄버그, 그 위에 슬라이스 치즈. 여기까진 좋았는데 케첩으로 아담한 고양이 모양이 그려져 있다. 햄버그 옆에 같이 나온 볶음밥도 강아지 모양으로 접시에 담겨 나왔다.

"캐릭터 햄버그 세트였군요."
"이런걸 어떻게..."

란의 얼굴이 또 빨개지기 시작했다. 자기 밴드 맴버들과 있었으면 차라리 놀리기라도 했겠지만 사요가 아무 말도 안하고 그저 바라보고만 있으니 부끄러움은 배가 되었다.

또 먹는 것도 정말 어려웠다. 햄버그와 볶음밥 둘 다 맛있었지만 쓸데없이 귀여운 캐릭터 탓에 뭉갤 때 죄책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렇게까지 순수한 사람이었나 란은 생각했다. 그리고 란이 잘 먹지도 못하고 깨작대는걸 본 사요는 아까부터 살짝 새어나오는 웃음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ㅎ..훗..후훗...."

"뭐..뭔가요..."

"사실 귀여운거 많이 좋아하죠?"

"아니에요!"

부끄러움을 애써 감추려고 하는 모습이 또 귀여워서 사요는 한동안 계속 입꼬리를 옅게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란은 그런 사요 때문에 맛도 제대로 못느끼고 먹어야 했다.

점심식사를 한 뒤에는 란과 사요 사이의 어색함도 많이 줄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게 되었다. 지금은 히나가 츠구미에게 골라주는 옷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는 중이다.

"히나 선배가 지금 고른 옷, 츠구미에겐 별로일것 같은데.."

"그런가요? 저는 저런 색도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빨간색 계열은 어떨까요?"

"그런건 나이들어 보일수도 있을걸요. 뭐 츠구미에게 안 어울리는 옷은 없지만."

츠구미와 히나는 그 이후로도 계속 데이트를 하다 어둑어둑해질때 쯤 헤어졌다. 이번 데이트에서의 히나를 평가해보자면 단연 100점. 무엇보다 데이트 내내 츠구미의 웃음이 끊이질 않았으니 사요는 당연하고, 란도 인정하는 눈치였다. 언니와 언니 조무사의 역할도 이제 끝난 것이다.

"이제 히나와 하자와 씨는 걱정할 필요 없겠네요."

"뭐...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히나도 나름 반성하고 있던 모양이에요. 오늘 이렇게까지 잘 해낸걸 보면."

"저희도 이제 가볼까요."

""......""

"저기, 미타케 씨."
"저기, 사요 씨."


"아, 그..사요 씨 먼저 말씀하세요."

"네, 저..."



"다음엔 저희끼리 가지 않을래요?"

"....저도 그말 하려고 했는데."


*


란과 사요의 히나츠구 관찰 이후로 한달 정도가 흘렀다. 사요는 그 후로 란과 자주 둘이서 놀러 다녔고, 휴대폰으로 통화나 메신저를 주고받는 일이 급격하게 많아졌다. 그리고 지금은 무슨 문자를 받았는지 화면을 보며 실실 웃고 있다. 근처에 있던 리사가 사요에게 물었다.

"누구랑 대화하는데 그렇게 재미있어? 설마 란?"

"네."

"아까부터 실실 웃고 있기는~혹시 둘이 사귀는 거야?"

"네?! 저..저흰 아직 그런 관계도 아니고..! 애초에..."

당황해서 변명을 막 쏟아내고는 있지만 이때까지 누구랑 메신저 같은건 거의 하지 않던 사람 저렇게 환하게 웃으면서 수다를 떨고 있단 말이지, 둘이 정식으로 사귀는 일도 머지않았네. 라고 리사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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