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해리성 정체감 장애에 대한 고증이 전혀 되어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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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킷명 : 오쿠사와 미사키

미션 내용 : 우리 코코로한테 위해가 될 사람인지 아닌지 파악하기

구체적인 내용 : 코코로를 대신에 오쿠사와 씨와 하루종일 데이트를 하고 그 결과를 통해 결정한다

작전명 : 난 이 연애 반대일세!

머리속에서 마지막으로 계획의 점검을 끝낸 다음 살며시 코코로의 눈을 통해서 시간을 훔쳐보았다. 약속한 네 시까지는 앞으로 이 십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었다...

응, 일단 오 점 감점, 머리속에서 채점표를 만든 내가 점수를 깎으면서 그런 생각을 하자니 코코로가 꺄륵 웃으며 내게 말을 걸었다.

"어머, 츠루마키도 참. 혼자 무슨 그런 즐거운걸 생각해는거니?"

"어제 코코로가 보던 영화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그걸 한 번 따라해봤어요."

영혼이 두개라도 육체는 하나였기에 주변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혼자 묻고 혼자 답하는, 조금 이상한 꼴이 되기는 했지만 상관없었다. 사실 주변의 눈을 신경쓸 필요도 없었다. 내가 오늘 느긋하게 미사키랑 만나고 싶다고 하니까 왠지 모르게 신난 코코로가 건물을 하루 통째로 빌렸으니까.

어째서 그렇게까지?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돈낭비가 아닐까 싶어서 데이트 전 날, 자기 직전에 자랑하듯이 자랑스럽게 말하는 코코로한테 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그녀가 뭘 그런 당연한걸 묻냐는 듯 활짝 웃더니

"아무리 그래도 첫 데이트인데 좋은 기억만 심어줘야 하지 않겠니!"

그렇게 대답했다. 뭐, 코코로 답다면 코코로 다운 이유였다.

그나저나 이 십분이라.

길러온건 아니지만 내가 애지중지 지켜봐온 코코로를 무려 이 십분이나 기다리게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할 수 없었다. 그래도 기다리는 것 마저 즐겁다면서 웃는 코코로의 미소를 봐서 5점 감점으로 끝내줬지, 처음부터 내가 기다리는거였으면 절반부터 시작했을거야...

"그런데 츠루마키!"

"네?"

갑작스럽게 불린 이름에 내가 놀라서 대답하자 그녀가 가볍게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어, 나 칭찬받을만한거 있나? 싶어서 잠시 생각했지만 이유를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코코로가 곧장 정답을 꺼냈다.

"우후후, 미사키랑 또 데이트를 하려고 하다니, 역시 츠루마키도 미사키한테 푹 빠진게 틀림없어! 내가 그랬지? 한 번 보면 푹 빠지게 될 거라고!"

"야하하하하..."

코코로의 말에 웃음으로 얼버부리면서 사고를 들키지 않기 위해 잠시 의식의 저편으로 가라앉았다. 코코로의 말은 어디까지나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고 할 수 있었다...

일전, 나는 오쿠사와 씨가 신경이 쓰여서 코코로 대신 그녀와 잠시 만나려고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아무런 정보도 가지지 않고 만나기로 결심했다. 물론 그녀는 코코로가 엄청나게 사랑하는 사람이며 부모님마저도 결혼을 허락하셨다는, 최소한도의 정보는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일부러 듣지 않았던 것이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만났어야 공정한 판단이 가능할 것 같아서.

그리고 그 결과는 무척이나 참혹스러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쿠사와 씨의 페이스에 휘말린것도 모자라서 마지막에는 자기마저 그녀한테 홀딱 넘어갈 뻔했다. 역시나 코코로가 반한 여자, 대단한 매력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집에 와서 잘 생각해보니까 어울리는 여자인지 아닌지 시험하기도 전에 너무 일찍 해어졌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그녀가 코코로한테 어울리는 여자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었다.

그랬기에 코코로한테 아무것도 모르는 척 이야기를 꺼내서 하루만 더, 그녀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느긋하게 데이트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해달라고 한 것이다. 하교 시간같이 짧은 시간만 같이 있는게 아니라 데이트를 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한 행동이였다. 물론 코코로한테는 모두 비밀로 한 채로.

"어머, 슬슬 미사키가 온 것 같아! 그럼 츠루마키, 데이트 잘하렴!"

상념에 잠겨있는것도 잠시, 코코로가 웃으면서 손을 흔들자 동시에 내 의식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주도권을 나한테 넘겨주려는 모양인듯 했다. 맡겨만 줘, 내가 속으로 대답해준 다음 살짝 눈을 감았다 뜨자, 전에도 봤던 오쿠사와 씨가 저 멀리서 손을 흔들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미안 코코로! 조금 늦었어!"

오쿠사와 씨의 말에 잠시 시간을 보자 약속한 네 시 정각까지는 십 오분 남아있었다. 그러니까, 20분 늦었을 때가 5점 감점이였으니까...

"응, 10점 감점."

"코코로? 무슨 말 했어?"

내 중얼거림에 어느새인가 가까이 온 오쿠사와 씨가 팔짱을 끼며 그렇게 이야기했다.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당황해서 순간 점수를 깎으려고 했지만 생각해보면 코코로랑 연인인 만큼 이 정도의 스킨십이야 뭐...

아니, 역시 아니야, 고개를 뱅뱅 저었다. 자신은 오늘 오쿠사와 씨가 코코로의 연인이자 반려로써 맞는 사람인지 판단하러 온 것이였다. 냉정하게, 조금 더 냉정하게 판단을 해야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방금 전 스킨십은 아웃이였다. 한 마디로 거리감이 너무 가까웠다. 지금도 봐라, 너무 가깝게 밀착한 나머지 내 심장도 빠르게 뛰는데다가 얼굴도 살짝 붉어졌지 않은가!

무슨 수를 쓴건지는 몰라도 방심하면 안되겠어, 오쿠사와 씨...내가 붉다못해 화끈거리는 뺨을 매만지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코코로는 꼬셨을 지언정 내가 그렇게 쉽게 넘어갈 것 같아? 반드시 철처하게 조사해서 코코로한테 위해가 가는지 어쩐지 파악해주겠어...

다짐아닌 다짐을 마지막으로 하면서 오쿠사와 씨의 팔짱을 낀 채로 앞으로 성큼성큼 끌어나갔다. 코코로한테 들은바로는 맨날 자기가 데이트를 주도한다고 하니까 여기서 내가 먼저 나서지 않으면 의심받을 것이다. 다행히도 내 행동에 크게 이상한 점은 없었는지 그녀는 조금 웃음을 지은 채 나한테 끌려서 뒤를 졸졸 쫓아오기 시작했다...

자.

철처하게 채첨해주겠어.

*

입을 헤 벌린채 근처 편의점에서 산 음료를 한 모금 마시는 오쿠사와 씨...아니, 우리 미사키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사람이 어쩜 저렇게 예쁜지! 동작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워서 참을 수 없었다. 이 정도라면 코코로의 신붓감으로 100점 만점...아니, 1000점 만점이였다. 이 정도라면 오히려 츠루마키 가에서 모시러 와야 하는게 아닌가...?

오해를 살까봐 덧붙이자면 난 코코로가 아니다, 츠루마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반나절도 안되는 시간만에 이렇게 우리 미사키한테 푹 빠지게 됬냐면...

"코코로, 한 모금 마실래?"

"응! 마실래!"

에헤헤 웃으면서 양 손으로 음료를 정중하게 받고 그대로 들이켰다...에헤헤, 간접키스 했다. 간접키스~닿고나니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행복해져서 저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고 있자니 음료를 돌려받은 미사키가 날 보면서 웃다가, 이내 내 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코코로도 참, 간접키스에 기뻐하다니. 키스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줘도 괜찮은데."

미사키의 그 말에 내가 뺨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속으로 꺄, 꺄 하고 비명을 질렀다. 진짜 양심적으로 너무 멋있는거 아닌가 싶었다. 코코로는 복도 많지! 어디서 이런 여자를 붙잡아서...

-거봐, 보면 반할거라니까?

순간 머리속에서 코코로의 목소리가 속삭이듯 들려왔다.

동감이야, 내가 웃으면서 대답해준 다음 곧장 미사키의 품 안으로 달려들었다...

응!

진짜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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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자를 순식간에 공략해버린...죄많은 여자 미사키...

자세한 데이트 내용은 다음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