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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제방일지]오오노 마코토x쿠로이와 유우키 부실에서 단둘이

ㅇㅇ(121.190) 2020.04.28 01:38:53
조회 624 추천 1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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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둣가에는 항상 짠 내가 난다. 익숙한 바다 내음, 비린 향기가 배 있는 부실, 그곳에서 오오노 마코토는 그만 보고 맞닥뜨리고 말아버린 것이다.

"쿠로이와... 부장...?"

평소와는 다른 단 하나의 풍경을.

"그.. 아.. 오오노.. 그라니께..."

평소와는 다른 또 하나의 비릿한 내음을.

"티슈.. 필요하죠?"

"... 설명할텡께" 

 

교복의 앞섶을 여민다. 급하게 닦아낸 티슈를 쥔 손엔 힘이 들어가 있고, 적당히 아랫도리를 가린 수건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상황을 더 부끄럽게만 만든다.

"그.. 어데꺼정 설명을 허면 좋을지 모르겠구만.."

"우선.. 왜 부실에서 음란행위를 하고 계셨는지부터?"

"그, 그러코롬 직설적으로다가 나오믄 내 진짜 끝까지 입이 안 떨어질지도 몰러.."

오오노 마코토는 화내지 않는다. 소란이라곤 없는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서도 가장 성실하고 바르게 자란 아이는 언제나 올곧게 모든 일을 마주한다. 아직 벌겋게  상기된 얼굴과 떨리는 다리를 채 감추지 못하고 쩔쩔매는 동아리 부장을 앞에 둔채 상냥하게 추궁을 한다는 지금의 상황에서도 차분하다는 뜻이다.

그런 후배의 태도가, 오늘만큼의 쿠로이와 유우키에겐 오히려 죽을 만큼 잔인하게 다가왔다.

"그.. 오오노는 낚시의 묘미가 뭐시라고 생각 혀?"

"갑자기 낚시로 넘어가나요? 역시 손맛.. 이겠죠"

"글치? 그 짜릿한 쾌감 있잖여, 글면 그걸 위해서 낚시꾼덜이 거쳐부는 과정은 뭐시고?"

"음.. 지루한 시간을 인내하고 견뎌냅니다"

쿠로이와 유우키의 말이 길어진다. 워낙 능글맞은 성격에 여유가 넘치던 평소와는 다른 선배의 모습에, 오오노 마코토는 살짝 놀랐지만 동시에 들뜬 기분을 느낀다. 잔뜩 당황한 선배의 모습은 귀하다.

"글치, 오오노라믄 이해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응께, 내는 말이제, 지루한 것은 싫어야. 낚시서 그런 것덜을 느긋허니 떼울 수 있는 이유는 말이여, 뭐시 낚일지 모른단 설렘과 짜릿한 손맛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있기 때문이지라"

"그래서 부실에서 음란행위를 한 것도, 지루한 나머지 설렘과 짜릿함을 느끼기 위해서...?"

"그, 그렇.. 긍게.. 그니께..... 글치... 그렇지....응.."

선배가 차마 마주치지 못하던 시선과 함께 그만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려버린다. 급하게 여미어 너저분 했던 교복이, 마를 듯 말 듯 한 식은땀이 윤기를 내는 하얀 목덜미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만다. 오오노 마코토는 참고 있다. 선배의 향기는 후각을 저민다.

"부활동, 지루하신가요? 설마 낚시가 질렸다던가?!"

"그런 일은 없응게 걱정하덜 말어 다만, 솔직허니 말하믄야 요전번에 바이크 면허도 글커니와 가끔은 요것조거 새로운 거시 필요허다고 느끼능기.. 최근엔.."

오오노 마코토는 들떠있다

"그래서 아무도 없는 부실에서 자위?"

"아.. 읏! 클케 된거시여! 오, 오오노는 시골 생활이 지겹지 않은 감?!"

쿠로이와 유우키는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았다

"왜 화를 내시죠?"

"그, 미.. 미안... 선배답지 못허게 발랑까진 짓거리나 허구 적반하장으루다가.. 그치만 오오노라믄 혹시라두 공감해주지 않을까 혀서..! 그만.."

오오노 마코토의 시선은 그제서야 목덜미 너머의, 아직까지 돌리지 못하는 고개의 작은 떨림으로 향한다. 뚝. 뚝. 적당히 주워와서 리폼한 가죽 소파는 작은 물방울의 무게도 견디지 못하고, 눈치 없게도 채 치맛자락도 입지 못한 수건 아래 아슬아슬하게 감춰진 하반신보다도 부끄러운 소리를 연신 울리고 만다.

스륵-.

"오... 오오노? 뭐시, 히잇..! 뭐시여 내 아직 땀도 안마르구, 간..! 간지럿...."

오오노의 커다란 손이 선배의 옆구리를 당겨온다.

어색한 거리가 단숨에 품속으로 좁혀지고 뒷덜미에 파고든 오오노의 숨결이 긴장되어 있던 온몸의 경직을 일순 녹여버린다. 쿠로이와는 떨고 있다.

"오, 오오노... 힛, 이거 놓그라잉.. 놓구 얘기혀어.. 내 지금 아직꺼정... 읏, 민감허니껜... 도당체 왜 이러는겨..."

오오노의 거친 숨이 멀어진다. 옆구리를 움켜쥔 손의 힘도 풀리는가 싶더니 이번엔 시야 너머에서 반대쪽 손이 쿠로이와 유우키의 뺨을 덮곤 살포시 당겨, 오오노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온몸에 긴장이 녹아내렸기 때문일까, 절대로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던 눈물범벅의 잔뜩 상기된 얼굴인데도, 힘없이 오오노를 마주하고 만다. 그보다도, 당황스런 마음이 더 크기만 했다. 오오노는 대체 어떤 표정으로 지금의 자신을 보고 있었을까, 쿠로이와 또한 두렵지만 참을 수 없었다.

"쿠로이와 부장님, 제가 무서우셨나요? 모를리가 없잖아요. 이제와서 선배의 그런 속앓이 같은 것, 이런 모습, 이상하지도 않고 싫어질리도 없답니다. 얼핏 알고는 있었지만 설마 이런 짓까지 하실 거라곤 상상하지 못해서 살짝 놀란 건 사실이지만요, 후훗"

"오오노... 미안타, 나그가 혼저서만 이런 고민, 너가턴 후배가 항상 함께 해줬는디, 상담이라도 받으믄 될 걸 미안헤웁?!"

북받쳐 오르는 고마움과 미안함을 연신 뚝뚝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토해내던 쿠로이와 유우키의 입이 단숨에 틀어막힌다. 오오노 마코토의 입술이 유우키의 작은 입술을 잡아삼키듯 밀어붙이고, 틈새로 커다란 혀를 비집고 밀어내는 일도 순식간이었다.

"웁.. 쥬읍.. 하.. 우읍.. 음.. 응, 음, 아후.. 츄으읍.."

처음엔 당황스런 맘에 고개를 빼려했던 쿠로이와지만, 횟집딸의 커다랗고 다부진 손을 빠져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잠시동안, 당황스런 맘도, 고개의 힘도 누그러지기까지의 시간은 아주 잠깐일 뿐이었다. 이후로는 자연스레 눈이 감기고 저도 모르게 오오노에 목에 팔을 걸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미 몸도 마음도  흐물흐물하게 풀릴대로 풀린 쿠로이와는 황홀감에 붕 뜨는 기분을 만끽한다. 이는 고기를 낚는 감촉도, 바이크를 타고 달리는 해방감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쾌락이었다.

"푸하... 뭐신겨... 이기 뭐시여 증말... 워찍허면 좋아.."

"선배.. 낚시의 손맛보다 더 짜릿한 손맛, 가르쳐 드릴까요?"

"하아.. 하아.. 뭐신디 고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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