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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마마마] 봄의 소원모바일에서 작성

타에치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4.29 23:03:49
조회 817 추천 2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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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한껏 머금은 바람이 불어오자 바람에 휘날린 벚꽃잎들이 아케미 호무라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호무라는 걸음을 멈추고는 꽃잎들이 가득한 허공에 천천히 손을 뻗었다. 수많은 꽃잎 중 하나 정도는 그 위에 떨어질 법도 하건만, 꽃잎들은 놀리듯이 하나같이 그녀의 손을 비켜 지나갔다. 하지만 그 사실에 호무라는 실망을 표하지는 않았다. 이곳 은의 정원을 관리하는 그녀 입장에선 마음만 먹으면 꽃잎이 손 위에 올라오게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아쉬움의 탄식은 호무라가 아닌 그녀의 뒤쪽에서 터져 나왔다.

“아.”

익숙한 목소리였다.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아 조금 짜증 난 호무라는 뒤를 돌아보며 그 목소리에 붙은 이름을 입에 올렸다.

“미키 사야카.”

눈이 마주친 사야카는 머쓱한 표정을 짓고는 호무라의 곁으로 걸어왔다.

“제법 소녀다운 일도 하잖아, 전학생.”

이제 호무라는 더 이상 전학생이 아닌데도 사야카는 굳이 그 호칭을 고집했다.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알 것도 같아 호무라는 그 부분을 지적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그녀에게는 사야카를 찌를 다른 무기가 있었다.

“너한테만은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아. 애초에....”

이건 네가 가르쳐준 거니까.

-

그날은 호무라가 미타키하라 시의 벚꽃을 처음 본 날이었다. 항상 꽃이 필 시기가 지난 다음 전학을 왔기 때문에 놓쳐왔지만, 이번 회차에선 평소보다 이른 시간으로 타임 리프 해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체로 마도카를 구하기 위한 작업 이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호무라였지만, 그런 그녀마저도 눈을 뺏길 만큼 만개한 벚꽃은 압도적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감탄하면서 벚꽃잎 사이를 돌아다니던 호무라는 앞에 선객이 있는 것을 알아챘다. 눈에 익은 파란 머리의 소유자가 떨어지는 벚꽃잎을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하지만 절실해 보이는 눈빛에도 불구하고 단 한 장의 꽃잎도 그녀의 손 위에 내려앉지 않았다.

그 결과에 다소 풀이 죽은듯한 파란 머리 - 미키 사야카 - 를 보고는 순간 말을 걸어볼까 싶었던 호무라였지만, 곧 그만두었다. 앞선 몇 번의 타임리프에서 사야카는 매번 호무라에게 껄끄러운 상대였다. 자신에게 위협이 된다면서 그녀가 쓰는 무기에 트집을 잡기도 했고, 기껏 마법 소녀의 진실을 알려줘도 이간질하냐면서 역으로 화를 낸 적도 있었다. 그런 식으로 충돌이 계속되자 어느덧 사야카는 호무라에게 있어 ‘맞지 않는 사람’으로 확고히 자리 잡게 되었다.

결국 호무라는 괜히 마주치기 전에 자리를 피하기로 했다. 하지만 채 몇걸음 옮기기도 전에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던 사야카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이 시간대에선 처음 만나는 것이어서 그냥 지나쳐주지 않으려나 싶었지만, 그런 호무라의 바람이 무색하게 사야카는 팔을 들어올려 친근하게 손인사를 하고는 종종걸음으로 다가왔다.

“못 보던 얼굴인데, 전학생?”

사야카의 질문에 호무라는 자기가 습관적으로 미타키하라 중학교의 교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으, 응. 아직은 아니고 조만간.”

“잘됐네. 칙칙한 학교생활에 한 명이라도 미인이 추가된다니 다행이야.”

호무라가 대충 한 대답을 사야카는 깔끔한 미소와 그렇지 않은 말로 받아주었다. 예전부터 생각했지만 사야카는 조금 아저씨 같은 면이 있다고 호무라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덕분에 그녀는 사야카의 질문을 한 번에 이해하지 못했다.

“그건 그렇고, 봤어?”

“뭘?”

“벚꽃잎 잡기 말이야. 이렇게 하는 거.”

사야카는 조금 전에 호무라가 봤던 모습을 반복했다.

“응. 의미는 모르겠지만.”

“역시.”

조금 부끄러운지 사야카의 얼굴에 홍조가 작게 피어났다.

“그렇게 해서 벚꽃잎이 손 위에 올라오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고. 아, 지금 소녀 같다고 생각했지?”

“별로.”

실은 조금 생각했지만, 호무라는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사야카는 예전부터 감이 좋은 사람이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할 수 없지. 너도 소녀의 행렬에 동참하는 것이다~!”

“앗, 잠깐...!”

아차 하는 사이에 사야카가 호무라에게 몸을 붙여왔다. 마치 사교댄스라도 출 것 같은 자세였지만 대신에 사야카는 호무라의 손을 잡고는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때마침 바람이 불어와 벚꽃잎들이 휘날리기 시작하자 두 소녀의 눈은 자연스럽게 호무라의 하얀 손바닥을 향했다. 시선을 유지한 채로 사야카가 말했다.

“이 상태로 소원을 비는 거야.”

“소원....”

호무라의 소원은 명확했다. 그것을 바라면서 마법 소녀가 되었고, 수없이 많은 시간을 반복했다. 그래도 호무라는 여전히 같은 소원을 반복했다.

마도카를 지킬 수 있게 해주세요.

소원을 빌고 호무라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눈을 꼭 감았다. 영원과도 같은 시간 후에 바람이 그친 것이 느껴지자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

“이런, 너도 꽝이구나.”

사야카의 말처럼 호무라의 손은 여전히 백지상태였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도 어쩐지 생각보다 더 허탈해져서 호무라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쩐지 미안해지네. 그래도...아.”

‘아?’

사야카가 말을 이상하게 끝내자 호무라는 그녀 쪽을 바라보려 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사야카의 손이 호무라의 턱을 잡고는 자신과 마주하도록 끌어당겼다. 이어 호무라가 무슨 짓이냐고 말할 틈도 없이 사야카의 얼굴이 다가왔다. 속눈썹이 보일 정도로 가까워진 사야카의 얼굴에 당황한 나머지 호무라는 시간을 정지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반사적으로 눈을 감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과는 달리 뒤이어 감촉이 느껴진 곳은 입술이 아닌 머리 쪽이었다.

“어라, 혹시 키스한다고 생각했어?”

놀리는 목소리에 발끈해서 눈을 뜬 호무라는 눈앞에 들이 밀어진 것을 처음에는 몰라봤다. 하지만 곧 그녀는 그것의 정체를 알아챘다.

“그거....”

“유감! 꽃잎이었습니다!”

사야카가 내민 것은 분홍색의 벚꽃잎이었다. 아까 휘날리던 꽃잎 중 하나가 호무라의 손이 아닌 머리카락 위에 안착한 것이었다.

“이런 경우에도 성공으로 치는 거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야카는 호무라의 손을 들어 올려 그녀의 손바닥 위에 꽃잎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 손을 주먹 쥐어 쥐고는 꼭 잡아주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네 소원이 이루어지면 좋겠어.”

진심이 담긴 것이 느껴져서일까. 호무라는 사야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응.”

그렇게 둘이 따뜻한 분위기로 손을 겹치고 있던 것도 잠시. 아무래도 부끄러웠는지 사야카는 손을 팟 하고 떼어내고는 이상한 음정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그, 그럼 다음번엔 학교에서 보자!”

그 말만을 남기고는 달려가 버린 탓에 호무라가 대답하려고 했을 땐 사야카는 이미 한참 멀어진 다음이었다. 혹시나 해서 호무라는 계속 멀어지는 사야카의 등 뒤를 봤지만, 결국 그녀는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시야에서 사라졌다.

어쩌면. 호무라는 생각했다. 어쩌면 미키 사야카도 생각만큼 잘 안 맞는 사람은 아닐지 모르겠다고.

-

“좋은 이야기네.”

자신의 이야기이자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이야기를 들은 사야카는 그렇게 답했다. 하지만 역시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돌리고 있어서 그 모습을 본 호무라는 미소지었다.

“결국 그때도 마도카를 지키는 데는 실패했지만, 너에 대한 태도는 조금 바꾸기로 했어.”

“헤에, 어떤 식으로?”

호무라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사야카의 턱을 붙잡고는 강제로 자신의 얼굴을 마주하도록 돌렸다. 찡그린 표정의 사야카를 똑바로 바라보며 호무라는 말했다.

“마도카를 행복하게 해주면서 덤으로 네 행복 정도는 같이 빌어주자고 말이야.”

“그거 영광이네.”

둘은 서로를 보며 미소지었다. 일순 이 세계에서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지만, 갑작스럽게 나온 방해자 때문에 그 분위기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버렸다.

“아! 호무라 짱이 사야카를 꼬시고 있어!”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아끼는 사람인 마도카의 등장에 ‘사이좋은 두 사람’의 즉흥 연기가 시작되었다.

“그런 거 아냐. 사야카가 눈에 먼지가 들어갔다고 해서 불어준 것뿐이니까.”

“맞아. 그리고 내 신부는 마도카로 정해져 있는걸?”

“꺅!”

사야카가 마도카에게 달라붙어 간지럽히자 사랑스러운 소녀가 웃음 섞인 비명을 질렀다. 힐끗 호무라 쪽을 본 사야카는 그녀가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는 마도카를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밀었다. 갑자기 마도카가 품에 안긴 꼴이 되어서 호무라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사야카는 생각했다.

‘고마워. 마도카뿐만이 아니라 내 행복도 같이 바라줘서. 하지만 언젠가 네가 행복을 바라는 사람들 속에 너 자신도 들어가게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

바람이 불어왔다. 벚꽃잎들이 휘날리는 가운데 그중 한 장이 길을 잃고 허공을 헤매는 것을 본 사아캬는 그쪽으로 손을 뻗었다.

‘그게 지금의 내 소원이야.’



————————————————————————-

내가 국어를 못해 주제를 모르고 산수를 못해 분수도 몰라서 마마마 2차를 쓰겠다고 덤볐구나.

마마마 너무 갓작이라 내 글 덧붙이기가 미안하지만 그래도 썼으니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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