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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사] [FGO × 크레이브 사가 팬픽] 20 화.

ㅇㅇ(124.49) 2024.04.27 03:40:30
조회 95 추천 3 댓글 2
														

 에파울로가 울고 있다. 슬퍼서 우는 것은 아니고, 기쁨에 차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우유를 갈아서 만든 빙수에 여러 과일을 곁들어서 먹다니···. 이 요리 엄청나게 맛있슴다! 이 후식 최고임다! 완전 예술임다! 이사무 형님이 돌아오면, 꼭 같이 맛보자고 해야겠슴다!”


 “···주인님은 저의 것이에요. 저를 제치고 주인님과 빙수를 맛보는 사랑스러운 경험을 하려고 하다니···! 주인님이 돌아오면, 주인님은 아조트가 햘짝햘짝 할테니까, 주인님에게 손대지 마세요!” 에파울로의 말에 아조트가 차가운 표정으로 대답하자, 에파울로가 씩 웃으며 말했다.


 “좋슴다! 아조트 씨도 오늘부터 경쟁자임다! 누가 형님의 심장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진검승부 하는 겁니다!”


 “너희들이 말하면 진짜 진검을 들고 피로 목욕하는 승부를 시작할 것 같으니까, 그런 말 하지 말아줄래···.” 피로한 표정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는 후지마루 리츠카. 하시살람의 일족이라는 암살자보다 아군이 더 무섭다. 성별만 바뀐 키요히메를 보는 기분이다.


 과자와 시원한 음료를 판매하는 식당에서 동료들과 후식을 맛보던 후지마루 리츠카는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졌다. 휴대용 음악 재생 장치에서 흘러나오는 강렬한 현악기와 타악기의 소리를 즐기고 있던 카독 젬루푸스가 그 모습을 보고 물어보았다.


 “무슨 일이지.”


 “주완의 하산이 보내준 시각 정보를 확인했는데, 이사무가 새로 영입한 동료와 또 그거 했어···.” 리츠카가 하는 말에 카독이 눈썹을 살짝 움직인다.


 “별 일은 아니네. 그 녀석은 그거 뭐냐···. 올림포스의 대신 제우스같은 거니까···.” 이쪽은 완전히 익숙해진 상태다.


 “저만 빼두고, 두 분이서 이사무 형님 이야기 하심까! 그나저나 올림포스···. 대신···. 제우스···.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감 엄청 멋짐다! 이사무 형님에게 어울림다!” 리츠카와 카독이 하는 말에 끼어드는 에파울로. 도박의 도시 월레프에 머무르고 있는 크랩스 시장 호위조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지하 도시에서 악마 포칼로르가 작성한 진지가 지상으로 올라오고 있다며? 그 문제는 어떻게 하고 있어? 진지가 완성되면 악마들이 시민들을 먹어치울 것이라는 추론은 사실이야?” 일행과 같이 차를 마시고 있던 크랩스 시장이 물어보자 후지마루 리츠카가 식은땀을 흘리며 대답한다.


 “네. 악마들이 작성한 마술식···. 마법진을 캐스터 클래스의 영령이 검증했는데, 악마들이 작성한 진지는 사람들을 먹어치우는 능력을 지닌 것이 맞아요. 그리고 그것이 언젠가는 확정적으로 발동한다고 생각하면 되어요.” 후지마루 리츠카가 하는 말에 크랩스가 심호흡을 한다.


 어제, 크랩스 시장은 도박의 도시 월레프가 악마들에게 공격 대상이 되었음을 언론에 시인하였다. 하지만 인명 피해는 아직 없고, 악마들이 낙서한 것을 경비병들이 지우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깨달은 시민들의 여론은 금세 잠잠해졌다. 그 낙서가 사실은 사람을 먹어치우는 식인 결계의 마법진이라는 사실은 모르고서 말이다.


 후지마루 리츠카는 악마의 마법진이 지상으로 올라올 때마다 제거하고 있지만, 근원이 되는 지하 도시에 설치된 포칼로르의 진지를 철거할 수 없는 이상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그러면 어째서 지하 도시로 진입하지 않는거야? 최대한 빨리 악마 포칼로르의 진지를 공격해서 철거해야 하지 않아?” 살기 위해서 악마에게 굴종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만들고 있는 것이 그런 흉물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불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한 크랩스의 질문에 리츠카가 다시 한 번 대답한다.


 “지하 도시에 작성된 악마 포칼로르의 진지는 지금 웅크려서 방어 자세를 취한 천산갑과 비슷해요.” 사자가 이빨로 깨물어도 아무런 상처가 나지 않지만, 천산갑도 어떠한 먹이 활동을 할 수가 없다.


 “결계가 먹이 활동을 취하기 위해서는 방어력을 포기해야 하고, 그러면 우리들의 공격도 통용되기 시작한다···. 정말로 천산갑과 비슷하군.” 크랩스 시장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결계가 공격 태세를 취하기 시작하면 지하에 숨어 있던 술식들이 지상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그 때가 되면 최대한 많은 영령들과 혼우, 신기들에게 부탁해서 최대 화력으로 결계를 공격하여 철거할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사무와 우리가 합류해야해. 힘든 임무지만, 잘 부탁할게. 주완의 하산.’ 주완의 하산에게 염화를 전하는 후지마루 리츠카.


 ‘걱정하지 마십시오, 마술사님. 이사무님은···. 당황스러운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재치있게 위기를 타개하고 있습니다.


 ◇


 한편, 이사무는 기분이 좋지 못하다. 암살자에게 납치당하면서 그들이 벗겨버린 옷은 어떻게 되었나? 정답은 암살자들이 날붙이로 아무렇게나 찢어버렸다. “벌거벗은 몸으로 다녀야 한다니, 싫어···.”


 “그래도 그렇게 다니니까, 눈요기가 되는데.” 하쿠마가 피식 웃으면서 이사무에게 한마디 하고, 엑스칼리버도 맞장구를 친다.


 “마스터는 벌거벗은 몸도 사랑스럽습니다! 아니, 벌거벗은 몸이 제일 사랑스럽습니다!”


 “엑스도 참···.” 이사무가 엑스칼리버의 시선을 피하며 그렇게 중얼거리자, 마찬가지로 벌거벗은 테조로가 웃으면서 이사무의 어깨에 손을 대고 관자에 입맞춤을 하며 말했다.


 “아까 좋았어.” 


 “읏···. 걸으니까 테조로의 것이 다리 사이로 흘러내려···.” 이사무의 말을 들은 엑스칼리버가 테조로를 악귀나찰이라도 되는 것마냥 바라보고 있다. 주완의 하산 사바흐가 당황하는 기색을 숨기고 이사무에게 말했다. 


 “이 지역에서 탈출하면, 태양의 열기와 달밤의 찬바람을 버티기 위한 의상이 필요할 것입니다. 제가 이사무님과 테조로님을 위하여 공수하도록 하지요.” 그리고 어둠 속으로 사라진 주완의 하산은 잠시 후에 어디선가 검은색의 천옷을 가져온다. “하시살람의 일족이라 불리는 이들을 살해하고 그들이 착용하고 있던 옷을 벗겨서 가져왔습니다.”


 주완의 하산이 하는 말에 이사무가 식은땀을 흘리며 실없이 웃는다. 어떻게 공수했는지는 말 안해도 되는데···. “고마워요, 하산 씨.” 기분 나쁜 암살자놈들이 입던 옷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은 일이겠지. 게일리와 휠이 이 신전 어딘가에서 이사무를 찾고 있다. 합류한 다음 행동을 재개하면 되리라 생각한다.


 게일리와 휠은 감옥에 감금되어 있던 사막의 백성들을 찾아서 그들을 지상으로 보내주었다. 엑스칼리버와 하쿠마, 주완의 하산이 다른 장소에서 전투 행위를 하며 이목을 끌어준 덕분인지 방해는 들어오지 않았다. 사막의 백성 장로가 말했다.


 “저는 여기에 남아서 휠이 수호자로서의 사명을 이루는 것을 돕겠습니다.” ‘마법의 유등’을 찾아서 도사 이사무에게 전달한다.


 “그렇게는 안되지. 나는 지금 어마어마하게 화가 난 상태거든. 누구 하나 피를 보지 않고서는 이 화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야.” 소리가 들리는 곳을 게일리와 휠이 바라면 분노한 표정의 가지가 사악한 오라를 발산하며 접근하고 있었다. 게일리가 식은땀을 흘리며 휠에게 소리쳤다.


 “···칫! 휠, 너는 장로님과 같이 도망쳐라!”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싸운다던가, 그런 것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게일리는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싸우는 것을 선택하였다. 휠과 사막의 백성 장로는 게일리가 만들어준 틈을 타서 다급하게 도망친다.


 “그래서 거기 있는 반창고. 내 발목을 어떻게 잡을 생각이지?” 가지가 하는 말에 게일리가 식은땀을 흘리며 침묵을 유지한다. 휠과 장로를 보호하겠다고 멋지게 자세를 잡긴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것은 잠금 장치와 함정을 해제할 수 있는 도둑의 도구만 있지,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없다. “멍청한 놈, 죽어라!”


 가지가 환영술과 폭풍을 부르는 마법을 병용하여 게일리의 사지를 토막내려고 한다. 고양이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쥐처럼 모든 마법을 하나 하나 회피하는 게일리. 달리고 구르는 모습은 꼴사납기 그지 없다. 가지는 살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게일리를 보고 이빨로 입술을 깨물었다.


 “네놈, 주제도 모르고 날뛰지 마라!” 그렇게 말하는 가지였지만, 게일리는 대답할 틈조차 없었다.


 “장로님! 그 신기라는 것은 대체 어디 있어요!” 어둡고 기다란 통로를 달리고 있던 휠이 말하자, 장로가 대답했다.


 “자네는 구세주 바루나의 재림, 두 번째 도사와 같이 이 유적을 진입하였다고 했지! 그 분을 찾게나! 그 분이 있다면 신기도 손에 넣을 수 있어!” 마력으로 형성된 칼날과 화살들이 휠과 장로를 공격한다. 신전 내부에 설치된 함정들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휠이 장로를 몸으로 감싸면서 버틴다. 이사무의 의하여 ‘신연각성’한 사람은 영령에 준할 정도로 강력한 신체를 지니게 된다.


 ‘아프지만···! 버틸 수 있어!’


 갈림길에서 실수해서 막다른 곳으로 잘못 들어간 것이 한 번, 방향 감각의 혼선으로 인하여 이미 왔던 곳에 다시 돌아온 것이 한 번, 실수로 함정이 작동하여 위기에 빠진 적이 한 번. 위기에 빠진 게일리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휠과 장로는 필사적으로 달렸다.


 “이사무 씨───!” 휠이 멀리서 보인 이사무 일행을 보자, 이사무가 큰 소리로 대답한다!


 “휠! 무사했구나!”


 “전혀 무사하지 않아요! 암살자의 수장으로 보이는 녀석이 게일리 씨를 노리고 있다구요!”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휠.


 “그러면 당장 게일리를 구하러 가자!” 이사무가 그렇게 말하자, 사막의 수장이 제지하였다. 지금까지 사막의 백성이 지닌 신기, ‘마법의 유등’을 도사 이사무에게 전달할 때가 되었다. 그 신기의 힘이 있으면 위기에 빠진 게일리를 구할 수 있다.


 “지금 상황이 엄청 다급한 것 아시지요?! 그 신기라는 것이 어디 있는데요!” 휠이 소리치자, 장로가 대답했다.


 “신기는···. 마법으로 형성된 이공간 내부에 봉인되어 있고, 선택받은 피를 지닌 자와 구세주 바루나의 재림, 두 번째의 도사가 만났을 때에 특수한 주문을 영창하는 것으로 문을 열 수 있다!” 장로가 알려준 주문을 이사무와 휠이 영창하는 것으로 마법적인 빛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마침내 이사무의 손에 그것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신기의 기척입니다, 마스터.” 엑스칼리버가 그리 말하자, 이사무가 대답했다.


 “고마워, 엑스!” 이사무가 그것에 ‘신반각성’을 시도하여 인간형 육체와 인격을 부여한다. 더욱 세차게 솟구치는 빛의 파동. 신기는 순식간에 모습을 바꿔간다. 그리고 하얀 빛이 잠잠해지자, 마침내 그 모습이 드러났다. 푸른색 털을 지닌 통통한 호랑이처럼 생긴 정령이다.


 “호이, 호이, 호──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진 등장임다!”


 “···.” 정령이 하는 말에 침묵을 유지하는 이사무 일행.


 “우와~. 사람들이 나를 엄청 주목하고 있어···. 그렇게 바라보면 긴장되는데요!”


 “···.” 정령이 하는 말에 다시 한 번 침묵을 유지하는 이사무 일행. 이사무가 겨우 인삿말을 건내자, 진이 대답했다.


 “오옷! 당신이 저를 각성시켜준 이사무님?! 엄청 멋있슴다! 감격했슴다! 부디 뭐든지 명령해 주세요! 할 수 있는 만큼은 최대한 해드릴게요!” 진이 하는 말에 휠이 식은땀을 흘리며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장로에게 물었다.


 “사막의 백성들은 이딴 놈을 수호하기 위해서, 지금껏 사명이니 뭐니 한거에요?”


 “이딴 놈이라고 얕보시면 곤란해요~! 그럼 지금 당장 소원을 하나 이뤄드리죠~! 자 뭐든지 말해봐요, 이사무님!” 검지 손가락을 흔들며 가볍게 말하는 진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다시 인식한 이사무가 말한다.


 “진, 우리들의 동료가 단신으로 적의 수장과 싸우고 있어. 그 녀석을 구조해야해! 네 힘으로 그 녀석을 도와줘!”


 “쉬운 일이죠!” 진이 손가락을 튕기자 순식간에 이사무 일행은 전원 공간전이를 시작하였다. 한편, 필사적으로 가지의 발목을 잡고 있던 게일리는 슬슬 한계를 맞이하고 있었다. 온몸은 피투성이가 되었고, 팔과 다리는 일부를 소실하여 기어다니는 것 말고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다. 그 모습을 보고 가학심을 느낀 가지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대로 과다 출혈로 느리게 죽게 해줄까. 아니면 불태워서 단숨에 죽여줄까?” 게일리가 겨우 대답했다.


 “···살려줘. 죽고 싶지 않아.” 그 말을 들은 가지가 다시 한 번 이빨로 입술을 깨문다. 어쩐지 그 말을 들으니 화가 치민다. 확인사살을 하려던 찰나였다. 이사무 일행이 진의 힘으로 단숨에 가지의 머리 위로 전이한다. 예상외의 상황을 맞이한 가지는 그대로 여러 인파에게 깔려서 그대로 압사하고 말았다.


 “도사님. 힘을 각성한 신기는 공간을 조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숨에 여러 사람을 전이하는데 성공하다니···. 놀라운 일이군요.” 사막의 백성 장로가 그렇게 말했지만, 이사무는 장로에게 대답할 틈이 없었다. 다시 만난 게일리의 상태가 생각보다 처참했기 때문이었다.


 치유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가브와 하쿠마가 손상된 게일리의 신체를 복구하기 시작한다. “게일리! 늦어서 미안해!” 이사무가 그렇게 말하자, 게일리가 실실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늦었어. 그래도 와줘서 고맙다.”


 ◇


 고대의 신전 내부에는 하시살람의 일족들이 제물로 바친 시신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사막의 백성들은 제물이 되어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는 의식을 치루었다. “사막의 거점에서 수습한 시신들이 전부가 아니였구나···.” 이사무가 그렇게 말하자, 휠도 복잡한 표정으로 장례식을 바라본다.


 휠의 아버지는 죽었다. 아쉽지는 않다. 보육원에서 자라던 자신에게 종종 용돈과 간식을 들고 온 기억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다시 만날 수 없다. 새로운 추억을 만들 일도 없겠지.


 무릎을 끌어안고 모닥불 근처에 앉아서 불을 쬐고 있던 게일리는 그 모습을 말 없이 바라보았다. 솔직하게 말해서 휠이 부럽다. 아버지가 죽은 것이 부러운 것인지, 아니면 용돈이나 간식을 들고 온 추억이나마 있는 것이 부러운 것인지는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런 게일리의 모습을 보고 있던 이사무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게일리, 휠과 장로님을 구해줘서 고마워.” 이사무가 하는 말에 게일리가 대답했다.


 “아무래도 네 녀석이 나를 만난 것은, 일종의 행운인 모양이다. 사람을 살리는 도둑은 이 세상에 별로 없다고.”


 “게일리도 사람을 살리는 도둑은 아니었지? 이번에 너답지 않은 일을 처음 해본 인상이야.” 이사무가 그렇게 말하자, 게일리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잠시 침묵이 두 사람 사이에 감돌고, 게일리가 겨우 입을 열었다.


 “나도 내가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나보고 쓰레기가 아니라고 치켜세운게 기억나서···. 네 기대를 배신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몰라.” 게일리가 이사무의 시선을 피한다. 이사무가 게일리의 얼굴을 바라보면 얼굴이 복숭아색으로 붉어져 있었다. 이사무가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사실을 말한거지, 치켜세운게 아니야.” 게일리가 이사무에게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무릎에 얼굴을 파묻는다. 게일리의 얼굴은 귀까지 새빨간 상태가 되어 있었다.


 테조로는 사막의 신전 내부에 있는 모든 보물을 찾아서, 그것들을 전부 사막의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 몸은 보물을 찾는게 즐거운거지, 재산을 모으는 것은 먹고 사는데 부족함이 없는 정도면 충분해.” 보물들은 사막의 백성들이 다시 부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크랩스 시장과 나눈 사막의 재보를 가져오겠다는 약속은 어떻게 하지.” 하쿠마가 팔짱을 끼고 그렇게 말하자, 테조로는 씩 웃으면서 대답했다.


 “살고 싶어서 악마와 굴종한 녀석이 그런 것을 요구하면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거지.” 지금 도박의 도시 월레프에서는 후지마루 리츠카가 크랩스 시장을 호위하고 있는 상태이다. 당연히 리츠카는 재보 따위를 준 적이 없다. 약속은 처음부터 파탄이 난 상태였다.


 다음날 아침, 이사무 일행은 다시 도박의 도시 월레프를 향하여 나아갔다. “이사무님, 테조로님. 찢어진 옷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하산 씨는 바느질도 잘하는구나! 고마워!” 도시로 돌아가기 직전, 주완의 하산 사바흐가 두 사람에게 새 옷을 선물했는데, 이사무가 정말로 좋아했다. 하시살람 암살자의 옷은 악당들의 옷이라 싫고, 죽은 사람들의 옷을 벗겨서 입은 거라 더 싫었다. 


 돌아가는 길은 모래 폭풍도 없고, 신기루도 적어서 평온했는데, 주완의 하산 사바흐는 이를 두고 일행이 사막으로 진입할 때에는 누군가가 마술적으로 자연 환경에 간섭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군가라면 하시살람의 암살자 수장이려나···. 우리가 그 녀석을 죽여서 더 이상 마법을 유지할 수 없게 된거야.” 이사무가 그렇게 말하자, 가지와 한 번 교전한 게일리는 이사무에게 맞장구를 쳤다.


 “맞아. 그 녀석은 폭풍우를 다루는 마법과 환영술을 다룰 수 있었어.”


 “그래도 사막의 햇볕이 주는 더위는 견디기 힘드네. 진은 괜찮아? 온 몸이 모피라 더울 것 같아.” 이사무가 새롭게 일행에 합류한 진에게 그렇게 물어보자, 진이 신나서 웃으며 대답했다.


 “네! 생각보다 통기성이 좋은 여름 모피라 괜찮아요! 그나저나, 이사무님 너무 상냥해! 멋있어! 반해버릴 것 같아~!” 진이 이사무를 포옹하려고 하자, 엑스칼리버가 기겁해서 소리친다.


 “마스터에게 너무 달라붙지 마라, 네놈!” 엑스칼리버가 하는 말에 하쿠마도 눈을 가늘게 뜨고 맞장구를 친다.


 “이사무는 저런 녀석들의 어리광을 너무 받아주는게 탈이라니까.”


 “그렇지, 하쿠마나 진에게 나중에 빗질이라도 해줄까.” 이사무가 하는 말에 하쿠마의 얼굴이 붉어지고, 꼬리는 이리저리 높게 흔들리며 소리친다.


 “그럴 필요 없어!”


 한편, 가브는 일행들이 하는 대화에 끼지 못하고, 사막의 신전에서 구출한 아기를 품에 안은 상태로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이의 아버지 두 사람이 전부 죽어서 사막의 백성들은 이 아이를 더 이상 양육하는 것이 어렵다. 가브도 아이를 잠깐 돌보는 것이라면 모를까, 같이 모험을 할 수는 없다. “이 아이는 도시의 보육원으로 보내지겠네요···. 나쁜 하시살람의 일족들···.”


 가브의 마음이 복잡했다. 모험을 하는 것은 즐겁다. 하지만 모험을 하면서 사람들이 고통받는 모습과 죽는 모습을 보게 된다. 모험 소설에서도 알려준 것이었지만, 현실은 더욱 무거웠다. 그런 가브의 마음을 더욱 복잡하게 하는 것이 있었다. 목숨을 잃어버린 하시살람의 간부 가지의 품에서 나온 편지. 그것은 라파마니아 성국에서 활동하는 레마이어스 간부와 연락한 기록이었다.


 단순한 장난일까? 장난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악의적이다. 그러면 이것이 현실일까? 현실이라기에는 아직 실감이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나려는 것일까요···.”


 ◇


 한 번 죽음을 맞이한 가지는 도박의 도시 월레프에서 멀리 떨어진 곳, 라파마니아 성국의 이스트 교회 도서관 지하실에서 눈을 뜰 수 있었다. “나는 그 도둑놈과 교전하고 있었는데···!” 그리고 상황을 파악한 가지가 절규한다. 죽은 자의 소생은 아무리 마력이 풍부한 베스트리아에서도 여러번 시도할 수 있는게 아니다. 가지는 몇 번 없는 기회를 실수로 소모해버린 것이다.


 “이미 일어나버린 일을 어쩔 수 없지. 배고플 것 같은데, 식사라도 하지 않겠나.”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가지가 바라보면, 거기에는 지하실에서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느린 속도로 내려오고 있는 레마이어스의 모습이 보였다. 지하실에는 바닥이 피와 살점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는데, 이는 죽은 자의 소생에 제물로 쓰인 가축들의 피와 살점이었다.


 “네가 나를 소생시켰구나, 레마이어스” 레마이어스가 조용하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긍정한다. 도박의 도시 월레프와 라파마니아 성국은 거리가 멀다. 가지는 도사와의 전투에서 한 번 탈락해버린 것이다.


 “나머지는 포칼로르님에게 맞기고, 자네는 일단 푹 쉬게. 다음 기회가 있을지 누가 알겠나.” 레마이어스가 하는 말에 가지가 눈썹을 찌뿌린다. 주변을 둘러보면 물에 빠진 돼지처럼 부푼 것, 녹아내린 오물처럼 생긴 무언가가 바닥을 적신 피와 살점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저것은 무엇이지? 마법적으로 형성된 사역마인가? 네게 애완동물을 키우는 취미는 없다고 알고 있는데.” 가지가 한 마디 하자, 레마이어스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대답했다.


 “그런 취미는 없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이여서···. 투스트라 마왕님도 참 너무하시지. 어디로도 갈 곳 없고, 구원받을 수도 없는 생명을 창조하시고···. 나라도 이 아이를 보살펴야 하지 않겠나.” 레마이어스의 말을 듣고 있던 가지는 그것이 무엇인지 바라보고, 마법적으로 무엇인지 판단하기 시작했다.


 “투스트라님이 전생한 악마의 혼인가, 아직 악마로서는 유년기로군.” 오물처럼 생긴 형상은 어디까지나 유년기로서의 모습으로, 어느 정도 성장하면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마법에 능한 가지에게는 성장한 이후의 모습이 어느 정도 보인다. 오물 안에 잘생긴 청년의 혼이 봉인되어 있다.


 “전생한 것이 아니야. 이 아이에게는 전생이란게 없어. 주어진 기억은 누군가의 혼을 본따서 만들어진 거짓된 것 뿐이지.” 가지가 레마이어스의 말을 흥미로운 표정으로 경청한다. “베스트리아와는 다른 세상. 지구에 대해서 알고 있나? 도사 이사무라는 녀석도 거기에서 온 모양일세. ···그 자가 지구에 두고 온 친구가 있다면 어떤가?”


 “그 자의 외모와 기억을 복제해서 만든 악마라는 것인가···. 이 녀석이 성장해서 나중에 전선으로 출격하면 도사 녀석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도 있겠군.” 가지가 입술을 엄지 손가락으로 만지며 중얼거린다. 악마 단탈리온은 이사무가 짝사랑하는 사람으로 변신하여 심장을 파괴한 적이 있다. 비록 확인사살에는 실패했지만···.

 쾌락주의자인 마왕 투스트라가 여러모로 재미있다고 생각할 법한 전략이다. “그래서, 저 녀석의 이름은 뭐지?”


 “이름은···. 스스로 소개하는 것이 어떠니?” 레마이어스가 하는 말을 들은 악마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 ■■■, ■■■■■, 마모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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