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다들 수감자 개인 서사랑 엮인 캐릭들인 만큼, 대응하는 수감자와 비교하는 게 일반적이긴 한데, 림버스 전체의 주인공은 단테인 만큼 단테와 보스들을 비교해 봤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보스들 사이에 유의미한 공통점도 보여서 이를 통해 단테의 최종적인 역할과 림컴의 목표까지 한번 추측해 봄.

우선 1,2장은 보스가 사람도 아니고, 그 스토리도 구체적으로 풀린 게 없어서 생략하겠음.

3장: 온전한 인간을 꿈꾸는 크로머

크로머의 경우에는 일단 생긴 것과 기본적인 성향부터가 부터가 단테랑 완전히 반대됨. 크로머는 인간을 꿈꾼다면서 비인간적인 범죄를 저지르던 끝에 그 몸도 인간이라 볼 수 없는 괴물이 되어 버렸고, 단테는 대가리만 시계대가리일 뿐 그 내면은 평범한 도시민들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니까.

이러한 성향 차이가 극명해지는 게 싱클을 대하는 태도인데, 일단 양쪽 모두 싱클의 자기도 제대로 모르는 재능을 알고 인정해주는 인물이라는 데에서는 공통점이 있음. 이 때 크로머는 그 재능을 트라우마를 세기면서까지 억지로 끄집어내려고 시도했음.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가능성인 '쥐어들 자'로서 그 재능을 개화하도록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지. 하지만 단테는 싱클레어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스스로 재능을 각성하기를 복돋았음. 물론 단테가 3장 시점에서는 아직 관리자로서 충분히 성장하지 않은 탓에 그 응원이 잘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플레이어들의 행동이 단테의 행동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쥐싱, 섕싱, 런싱은 물론 부적싱까지 가져다가 써먹을 수 있을 때 써먹는 단테의 모습은 크로머와는 달리 싱클레어의 모든 가능성을 긍정하는 것으로 보임.

4장: 개화 E.G.O. 마름

동랑의 경우에는 단테와 동랑 모두, 과거에 매달리기보다는 미래를 추구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보임. 동랑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과거를 지워버리려 시도했지. 단테의 경우에는 그냥 기억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지금의 단테의 목적은 기억을 되찾는 것보다는 수감자들에 대한 동료애와 성위에 대한 본능에 가까운 것 같음. 애초에 이스마엘과의 대화에서 아직 명확한 목표가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고.

하지만 동랑은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 과거를 완전히 불살라버리야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단테와는 대비됨. 단테의 경우에는 이미 세 명의 수감자의 이야기를 바라보면서 미래로 향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 즉 스스로를 상실하고 변질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은 듯이 보임. 그래서일까 이상에게 N사를 떠날 때의 기억을 물으면서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게 도와준 것 같고. 물론 이상의 정신적 각성에는 이후 이어진 동백과 상이와의 대화가 더 중요하긴 하지만, 동백이나 상이가 자아심도에서 나타난 존재라는 점을 보았을 때 그들이 적절한 타이밍에 나와준 데에는 단테의 도움도 한 몫을 했다고 생각됨.

동랑의 경우에는 다른 보스들에 비해서 단테보다는 수감자와의 연관성이 훨신 큰 보스인지라 억지로 끼워맞춘 것 같기도 하네.

5장: 개화 E.G.O. 가스하푼

애이해브는 애초에 이스보다는 단테랑 대비되게 구성된 캐릭으로 보임. 서사적 연관성으로만 보자면 이스의 복수 대상인 만큼 이스와 더 엮여있긴 하지만. 단테와 비교해 보면 둘 모두 이스마엘의 상관이라는 점이나, 한 집단의 구성원들을 정신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는 점 등, 서로 비슷한 구석들이 많음. 이스마엘이 마지막에 맹목적인 증오를 내려놓는 것도, 애이해브의 영향에서 벗어나 단테의 길을 받아들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그런 만큼, 애이해브와 단테의 차이도 명확히 보임. 단테의 경우는 명확한 목표는 없을 지언정 모든 수감자가 죽지 않고 각자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인물인 데에 반해, 애이해브는 명확한 목표 하나만을 모든 선원들에게 강요하면서 그들의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니까.

여기서 5장 내내 단테가 이스를 막으려 노력하던 부분을 생각해 보면, 차이는 더 커짐. 애이해브는 해야만 하는 길을 강요했지만, 단테는 하지 말아야 하는 길을 막아서는 인물이라는 거니까.

6장: 마왕 히스클리프 & 모든 캐서린

마왕히스와 모든캐시는 기대하기를 포기한 인물들이고, 소통하기를 포기한 인물들임. 다들 편지를 찢어버린 넬리의 문제만 생각하는데, 마왕히스나 모든캐시 둘 중 한명이라도 히스와 캐시의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대하고 캐서린에게 도움을 주었다면 히스와 캐시의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임. 둘 모두가 절대 사랑은 이뤄질 수 없고 서로를 괴롭게 할 뿐이라고 생각했기에 문제가 생긴 거지. 마지막에 마왕히스가 사랑이 나름대로 이어지는 거울세계를 보고는 스스로가 틀렸음을 인정하는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는 부분임.

이 외에도 검댕이 되버렸던 히스가 돌아올 것이라고 믿어주는 장면, 뒤틀린 히스를 보고 아직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제압을 명령하는 장면등을 통해 단테가 히스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았음이 들어남. 동시에 단테는 최종전을 치르면서 끊임없이 캐서린과 소통하여 이 문제를 끝내기 위해 노력했음. 그 끝에 pda를 통해서 캐시와 소통함으로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알아낼 수 있었고.

추측이긴 하지만, 히스의 바뀐 E.G.O. 대사가 캐시를 찾아 발버둥치는 거라는 점이나, 에필로그에서의 장면을 보면 단테도 캐시가 돌아올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보임. 돌아올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으면 히스가 아직도 캐시를 추억하면서 그녀를 위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그런 히스에 대해 걱정했을 것 같거든.

단테의 역할과 림버스 컴퍼니의 목표

지금까지의 구도를 생각해 보면 동랑을 제외하면 각 최종보스는 수감자들의 가능성을 제한하거나 부정하는 인물이었고, 단테는 이에 반해 모든 가능성을 긍정하며 수감자들이 옳은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인 것으로 보임. 동랑과는 동일한 구도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상이 스스로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날아오르게 되었다는 점에서 결과는 엇비슷하고.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수감자들이 각각의 미덕을 각성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단테의 역할은 수감자들이 황금가지와 공명한 상태에서 미덕을 각성하게 하는 것으로 보임.

라오루나 롭코를 보면 프문 작품들에서 미덕은 빛을 발현하는 데에 필수적인 무언가임. 로보토미든 도서관이든 미덕을 각성한 존재가 빛을 쏘아낸 것이니까. 하지만 동시에 각 작품들의 배드엔딩을 보면 그렇게 모은 빛을 다른 방법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그런 식의 활용도 충분히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줌. 모든 도시민을 환상체로 만든다거나 기계를 사람으로 만들고 도시 남부를 초토화시키는 등의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었으니까.

뒤탐의 인물들이 림버스에 속했음이 밝혀지면서 디아스가 뒷배일 가능성도 생긴 시점에, 림컴이 버스팀을 이용해 하려는 것이 미덕이 녹아든 황금가지를 모르려는 것이라면, 림버스의 목표는 새로운 날개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 빛의 압도적인 힘으로 디아스를 새로운 머리로 만드려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듦. 베길수가 림컴의 큰 흐름에 올라탄 것도 가넷의 부활도 있겠지만, 도시를 완전히 뒤집는 수준인 것으로 보이는 그의 계획과 림컴의 계획이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서라고 보이고.

3줄 요약.

1. 단테는 각 장 최종보스는 수감자의 가능성을 인정하냐 아니냐로 대비된다.

2. 각 수감자는 단테를 통해 최종보스의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각각의 미덕을 각성한다.

3. 림컴의 목표는 단테를 통해 완성한 빛을 이용해서 스스로 머리가 되는 것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