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림버스 컴퍼니의 모티브가 되는 단테의 신곡에도 헥토르가 나온다
그것도 초반부인 지옥편 극초반부에 나오는데,
저 지옥 중에서 가장 맨 위인 1옥 림보 층에 있다
특이하게도 이 헥토르가 속한 1옥은 지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끌려온 영혼들이 그냥 아무런 형벌도 안 받고 오히려 고급진 대우까지 받을 수 있는 특이한 층이다
이곳으로 끌려오는 영혼들은 보통 딱히 큰 죄 안 짓고, 나쁜 사람들도 아니었지만 가톨릭/기독교 교리의 하느님을 모르는 시절 사람, 이교도, 하느님을 모르는 아기 등으로,
가톨릭 신자가 쓴 소설이니만큼 이들이 받는 고문이라고 해봐야 끽해야 하느님이라는 위대한 분을 직접 볼 수 없어서 탄식하게 되는 정도? 뿐이다
특히 헥토르는 림보 내에서도 최고급 대우를 받는 인물들 중 하나로 일곱 가지 미덕을 상징하는 7중 벽으로 된 으리으리한 성에서 살고 있는 인물들 중 하나로 나온다
이 외에도 트로이 전쟁 당시 트로이 측 인물들 대다수는 거의 열에 아홉이 림보 층에서 나름 괜찮은 대접을 받는다
(그래도 파리스랑 헬레네는 못 봐주겠는지 2옥 음욕지옥에서 고통받게 그려놨다)
사실 이건 저자인 단테가 이탈리아 출신이라서 로마의 시조격 인물인 트로이 장수 아이네이아스를 비롯한 트로이 출신 영웅들을 띄워주는 목적이 강하다는 견해가 있기는 한데
그렇다면 반면에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트로이를 멸망시킨 그리스 쪽 영웅들, 특히 오디세우스는 어디로 갔을까?
뭐 트로이 쪽 영웅들 대접을 보면 알겠지만 그리스 쪽 영웅들 대다수는 림보는 가지도 못하고 다른 하층 지옥에서 고통받게 그려놨고
특히 트로이 목마 작전으로 트로이를 멸망시킨 오디세우스의 경우 하층인 8옥에다 갖다박아놨다
이 8옥 중에서 8원은 잘못된 조언으로 악행을 부추긴 자들이 가는 지옥으로 죄인을 지속적으로 불지옥에서 고통받게 하는 곳인데,
여기서 말한다는 오디세우스의 죄목을 읊어보자면
1. 트로이 목마를 고안하여 트로이를 침입한 죄
2. 트로이가 멸망하자, 트로이의 귀족들을 트로이에서 떠나게 한 죄
3, 아킬레우스를 트로이 전쟁에 참여하게 하려고 리코메데스 궁전에서 여장을 하고 있는 아킬레우스를 발견하여 트로이 전쟁에 데려가 죽게 만든 죄. 그 결과 아킬레우스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던 리코메데스 왕의 딸 데이다미아(Deïdamia)를 슬픔에 빠지게 한 죄
4. 트로이 궁전을 잠입해 들어가서 아테나 여신의 신상을 훔쳐온 것 등
...소설 저자는 이걸 두고 모두 자신의 재능을 악용하여 상대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 죄라고 하는데
솔직히 그냥 뒤끝 쩌는 거 같다
여튼간에 이런 죄를 가지고 오디세우스는 여기서 자기 절친이자 전우인 디오메데스랑 같이 고통받고 있는데
특이하게도 다른 죄인들보다 더 큰 불지옥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묘사되고 아예 불꽃 그 자체가 된 것 같다는 식의 묘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오디세우스가 그 이유에 대해서 담담히 설명을 해준다
호메로스가 적은 오디세이에서는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 이후
외눈거인에게 쫓겨다니고 포세이돈에게 저주받고 키르케에게 꼬시키고 부하들이 트롤링하고 등등등
별별 개고생을 하다가 마지막에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끝이 난다면
단테의 신곡에서는 키르케에게 잡혔다 풀려난 뒤 집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오히려 무언가에 홀린듯이 모험과 세상, 인간과 악의 등에 대해 알고 싶다는 열정에 가득 차버리게 된다
그리하여 부하 선원들을 설득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대신에 대서양을 향해 끝없는 모험을 계속하게 되고
길고 긴 모험 끝에 우리가 사는 지구로 치면 남극, 당시 가톨릭 세계관 기준으로는 현실 세상의 끝자락인 연옥 앞바다까지 도달하게 되어
그곳에서 폭풍을 맞고 선원들과 다같이 전원 몰살당한다
결국 이 때문에 죄목이 한개 더 추가되어서
5. 자신의 재능을 남용하여 감히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진리를 탐구한 죄
로 다른 죄인들보다 두 배의 고통을 받는다고 한다
우티스 또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 단테의 신곡 양쪽에서 얼굴을 비춘 오디세우스를 모티브로 했고,
특히 림버스 컴퍼니의 컨셉은 죄악과 관련된 만큼 오디세이의 엔딩처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보다는,
금단의 지식이나 목적 때문에 제 무덤을 파다가 죄수 신세가 되는 스토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요약 : 우티스의 모티브인 오디세우스는 단테의 신곡에도 나왔고, 자신의 죄 때문에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걸로 그려진만큼 림버스에서도 개고생할거 같음
헥토르가 롤랑 할머니일 수도 있다는 념글 보고 해서 신곡 읽었던거 생각나서 자료 조금 찾고 뇌피셜 좀 굴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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