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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역내청x은영전] 역시 동맹의 민주주의는 잘못됐다 -2

마셜플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21 23: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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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기에도 나는 좀 되먹지 못한 인간인 것 같다. 눈깔도 썩었고, 성격은 눈깔보다도 더더욱 썩었다.


하지만 모든 일들이 그렇듯이, 나에게도 사연이라는 것 정도는 있다. 엘 파실에서 아서 린치라는 쓰레기가 도망치면서 친부모님들이 제국군에게 살해당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히키가야’라는 성을 사용할 일도 없었을 태고, 지금보단 여러모로 나은 인생을 향유할 수 있었을 터였다.


그 이후로도 다른 친척에게 입양된다거나, 하다못해 그냥 고아원에라도 갔더라면 지금처럼 최악의 상황에는 이르지 않았을 탠데. 군인자녀복지전시특례법, 일명 트래버스 법이 내 인생을 망쳐놓았다.


이 악법이 제정된 배경은 이러하다. 은하제국과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유행성동맹군에 징병되어 전선에서 전사하고, 이로 인해 부족해진 인력을 징병하여 충원하면 또 전사자가 발생하는 식의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이 과정에서 부모를 잃은 전쟁고아가 늘어났고, 이들을 어떻게 양육할 것인가가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되었다. 이에 자유행성동맹에서는 전쟁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을 군인 가정이 입양하여 양육하게 하는 법안을 상정하여 시행하기에 이르렀으며, 이렇게 전쟁고아를 입양한 가정에 국가가 직접 양육비를 지원해주었고, 15세까지는 의무적으로 학교를 다니면서 필수교육과정을 마치도록 하였다.


이렇게만 보면 좋은 것 같지만 15세 이후로는 입양아 본인이 직접 진로를 선택하게 되어 있는데, 이때 그 아이가 군과 관계된 쪽으로 진로를 선택하지 않으면 입양아를 양육했던 가정에서 그동안 국가로부터 받은 양육비를 도로 뱉어내야 하는 독소조항이 있다. 애초에 법안 자체가 고아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군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정되었던 것이 근본적인 이유였다.


이것이 이 법을 악법으로 만든 이유다.


게다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법은 복지도 뭣도 아니다. 양육비 외엔 특별한 지원이 없고 군인이 되지 않으면 양육비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군인 가정을 공짜로 군인 키우는 보부로 써먹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셈인데, 입양한 가정의 군인이 또다시 전사한다면? 그야말로 답이 없는 제도다.


나는 군대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으므로,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 애썼지만 15년의 세월은 지나치리만치 허망하게 사라졌다. 그렇게 사관학교에 진학하라는 양부모의 압박에 내가 겨우 내건 조건은, 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지금까지 나를 키우느라 사용된 양육비를 상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고등학생 주제에 어마어마한 빚쟁이가 되었다. 길러준 은혜에 대해 보답해야 한다 말하는 이들은 많지만, 나처럼 이렇게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경우도 드물겠지.


키워준 은혜고 뭐고 다 필요 없는데 말이야.


* * *


힐끔, 하고 그녀의 차가운 눈동자가 나를 응시했다.


나는 그 소녀를 알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2학년 10반 유키노시타 유키노. 그 이외에 알고 있는 것이라면 그녀와 나는 서로 민사상 소송관계라는 것 정도다.


당연하게도, 이름과 얼굴을 알고 있을 뿐이지 대화를 해 본적은 없다. 어떤 정신 나간 녀석이 그런 상황에서 입을 함부로 놀린단 말인가? 물론 법정에서 질의응답은 많이 해봤지만, 그걸 ‘대화’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대부분의 학생과 어색한 관계이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어색하지는 않았다. 나는 제발 나를 이 지옥에서 꺼내달라고 애원하는 눈빛으로 선생을 쳐다봤고, 내가 초능력자가 아니라는 것과 내 눈이 썩었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 이외에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이 녀석은 히키가야 하치만, 입부 희망자다.”


히라츠카 선생님의 재촉에 나는 꾸벅 묵례를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선생에게 딴죽을 거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아니, 아까 저랑 유키노시타가 동시에 이름 외치는 거 들었잖아요. 그보다 입부 희망이라는 건 또 무슨 소리죠?”


입부 희망이라니 도대체 어디에? 여긴 도대체 어딘데?


생략된 뒷 말을 읽었는지 히라츠카 선생이 입을 열었다.


“너에겐 벌로서 이곳의 동아리 활동을 할 것을 명한다. 이견, 반론, 항의, 질문, 말대답은 인정 하지 않겠다. 한동안 머리를 식히고 반성해라.”


히라츠카 선생님은 내게 반론의 여지를 허락하지 않고서 노도와 같이 선고했다.


“보면 알겠지만 이 녀석은 꽤나 반사회적이다. 그 탓에 언제나 고독에 시달리는 불쌍한 녀석이지.”


선생님. 니체가 그랬던가요. 그대가 심연을 들여다 볼 때, 심연 또한 그대를 보고 있노라고. 저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연민을 느끼고 있답니다.


그 이전에 보면 알겠지만 이라니, 도대체 뭘 보고 안다는 겁니까.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게 되면 조금은 나아지겠지. 내 의뢰는 이 녀석의 삐뚤어진 고독 체질의 갱생이다. 이 녀석은 여기에 두고 가지.”


선생님이 유키노시타에게 말하자, 그녀는 귀찮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전에 있었던 사고에 대해서는 그냥 언급하지 않기로 한 것인지, 사고에 대한 발언은 없었다.


“그거라면 선생님이 패서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무서운 녀석이군.


“나도 할 수 있으면 하고 싶지만 요즘엔 워낙 말들이 많아서 말이야. 신체적인 폭력은 허용되지 않거든.”


…그야 당연하지. 그게 가능하면 여기가 제국이지 동맹이냐.


“거절합니다. 저 남자의 흑심이 가득한 상스러운 눈을 보고 있으면 신변의 위협이 느껴져서요.”


야, 너 내 이름 알잖아. 그리고 그 발언은 외모지상주의냐 뭐냐.


유키노시타는 옷깃을 여미는 척을 하며 나를 노려봤다. 자의식 과잉인가. 그런 불쌍한 몸매를 누가 쳐다본다는 거냐. 아, 물론 특정 취향의 남자라면 쳐다보겠지. 세상은 넓고 남자는 많잖아? 200억이나 되는 남자 중 하나 정도는 쳐다보겠지 뭐. 하하.

“안심해라, 유키노시타. 저 녀석은 눈이랑 성격은 썩어 있어도 손익계산과 자기보호에 관해서는 꽤 하는 놈이야. 형사 처벌을 받을만한 일은 절대 안 하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선생님도 어린 나이에 거액의 빚을 짊어지고 있는다면 싫어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뭐, 선생님의 의뢰이기도 하니, 받아들일게요.”


히라츠카 선생의 설득이 효과를 발휘했는지는 몰라도, 나로서는 조금도 기쁘지 않은 형태로 유키노시타가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유키노시타가 싫은 티를 팍팍 내며 대답하자 선생은 흡족한 기색으로 미소 지었다.


“그러냐? 그럼 뒤는 부탁한다.”라고 말하고선, 선생은 그대로 휙 돌아 가버렸다. 이봐, 나 여기에 놓고 가게?!


나의 황망한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선생은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나는 휑하니 남겨져버렸다.


솔직히 혼자 방치당하는 편이 훨씬 나았을 거다. 평소와 다름 없는 고독한 환경이 심리적 안정감을 주었을 테니까. 째깍째깍하는 시계소리가 무척 크게, 또 천천히 들린다. 어이, 뭐냐 이거? 갑자기 추리물 전개야? 엄청난 긴장감이 엄습하잖아.


분명 둘 만 남았으니 여기서 “너만 아니었어도 나는!”이러면서 나를 총으로 쏘는 거 아닌가? 저 여자는 충분히 그럴 수 있을 정도로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좋아, 상대가 흉기가 없다면 내가 이길지도 모르겠다. 이래 뵈도 여자랑 1대 1로 싸워서 이길 자신은 있다고 자부하고 있으니. 자랑은 아니지만.


그렇게 나를 공격하면 그대로 반격해주마, 하는 눈빛으로 유키노시타를 쳐다보다가, 그녀가 별안간 말을 걸어왔다.


“…이런 때엔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앉기라도 하지 그래?”


뭐지. 함정인가. 아아, 그건가? 의자에 앉아있으면 싸우기 불리하니까. 출처는 나.


“미안. 수상해서 못 앉겠어.”


그녀가 나를 쳐다보자, 나는 그 눈동자 너머에서 심연을 들여다봤다. 마치, “네가 하는 게 말인지 당나귀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만 더 그딴 개소리 하면 그 입을 비틀어 주겠다.”같은 표정을 본 나는 마음속으로부터 부들거리며 비어있는 의자에 걸터앉았다.


내가 일부러 위협을 할 필요도 없이, 이미 유키노시타는 날 적대시하고 있었다! 사람의 삶이란 참으로 덧없는 것이었구나.


그 후로 유키노시타는 나에게 일절 관심을 주지 않았고, 어느 틈에 책을 펼치고 있었다. 샤라락,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가 난다. 종이책이라니 어지간히도 고전적인 취향인가 보다. 표지 탓에 뭘 읽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뭔가 문학적인 걸 읽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고대 지구인들이 썼다는, 1000년도 더 전의 옛날 소설. 이미지로 보면 아마 그런 게 아닐까 한다.


그나저나 나는 대체 뭐를 해야 하는 건가.


“왜?”


하도 쳐다보고 있어서인지 유키노시타는 불쾌하게 눈썹을 세우며 이쪽을 돌아봤다. 얼핏 보니, 그 사이에 책은 다 읽은 모양이다.


“아아, 미안. 뭘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해서.”


“뭐가?”


“아니, 그게 뭔 소린지도 모를 설명만 듣고 여기에 끌려왔으니까.”


내 말에 유키노시타는 혀를 차는 대신 탁 하고 책장을 거칠게 덮었다. 그리고 벌레라도 보는듯한 눈초리로 날 노려보고, 체념한 듯이 가벼운 한숨을 토해내며 입을 열었다.


“…그렇네. 그럼 게임을 하자.”


“게임?”


“그래. 여기가 무슨 부인지 맞추는 게임. 그럼, 여기는 무슨 부일까?”


뭔가 불안한 느낌이 엄습해온다. 분명 게임을 시작하지, 하면서 온갖 괴상한 짓을 해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출처는 1000년 전 고전 문화인 쏘우. 안 그래도 유키노시타가 내뿜는 살기등등한 분위기가 마치 시퍼렇게 벼린 칼날 같았다.


“우국기사단 예비교실.”


나는 일체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어째서?”


유키노시타는 어느 정도 흥미가 생겼다는 듯이 물어 왔다.


“동아리 고문 선생이라는 사람이 그래 보였거든.”


“틀렸어.”


그리고 나서 유키노시타는 진짜 바보라도 봤다는 듯이 웃었다. 웃음소리는 섬뜩했다. 뭐지. 우국기사단인줄 알았는데 지구교라는 반전이냐.


나는 좀 더 진지한 태도로 실마리를 찾아 교실 안을 둘러보았다.


“다른 부원은 없어?”


“없어.”


그런데도 동아리가 잘도 유지되는구나. 매우 의문스럽고, 힌트도 없었다.


“그럼 뭐하는 부냐?”


내 목소리에는 초초함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유키노시타는 그걸 신경 쓰는 기색도 없이 게임을 진행시켰다.


“그럼, 대박 힌트. 내가 여기서 이렇게 있는 게 부 활동 내용이야.”


“고문실.”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게 고문 받는 기분이니까.


“부라고 말했는데.”


“고문 동아리.”


유키노시타는 날 깔보는 듯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아 진짜, 이래서 높으신 분들이란.


“몰라. 항복.”


“무단횡단 군. 여자랑 이야기 해본 건 몇 년 만이야?”


나는 크게 당황했다. 유키노시타는 느닷없이 내 급소를 찌른 것이다. 그것도 2연속으로.


어쨌건 간에, 난 기억력에는 꽤나 자신이 있다. 나의 우수한 해마에 의하면, 내가 마지막으로 여자와 대화를 했던 것은 재작년 6월.


“감히 국방위원장 각하의 연설을 비난해? 그러고도 네 녀석이 동맹 시민이냐?”


“아니, 트래버스 법은 명백한 악법이잖아! 남겨진 유가족들의 삶은 어떻게 하라는 거야!”


“이런 매국노 따위가 이 중학교에 다니고 있었다니! 안 되겠군, 두들겨 패!”


그리고 나는 여자애들에게 단체로 두들겨 맞아야만 했다. 한 둘이었으면 모르겠는데, 10명 이상이 달려들어서 나를 구타하는 걸 어떻게 할 방법은 없었다. 결국 나는 보건실에 실려 갔지만, 그 여자애들이 처벌받는 일은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국기사단원들의 딸이었다나. 거 참 그 아버지에 그 딸 이구만. 그리고 선생 녀석들도 열성적인 트뤼니히트 지지자여서, 보건선생과 담임선생마저 나에게 “맞을만한 일을 해서 맞았구만.”이러고 관심을 꺼버렸다.


인간은 비참한 추억일수록 더욱 또렷이 기억하는 법이다. 내가 인간이란 생물에게 회의감을 느꼈던 때, 이 세상은 부조리하고 썩었다고 본격적으로 깨달았던 때를 떠올리자 내 표정도 저절로 썩어 들어갔다. 그걸 저 녀석이 어떻게 해석할지는 모르겠지만.


뭐, 어쨌든 그건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던 사건이니까 그리 나쁘진 않았다고 본다. 그 이전까지 나는 여성들이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모든 인간이 죄다 잠재적 개새끼라는 것을 제대로 배웠으니까.


끔찍한 기억에 취해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유키노시타가 낭랑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에게 자비를 배푸는 행위, 사람들은 그걸 자원봉사라고 부르지. 노숙자에게는 무료 배식을, 인기 없는 남자에겐 여자와의 대화를. 곤경에 처한 사람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것. 그게 우리 동아리의 활동 목표야.”


그럼 나를 좀 도와줘. 내가 무지 곤경에 처해 있거든. 주로 너 때문에.


어느 틈엔가 일어섰는지 유키노시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나를 내려 보는 형태가 되었다.


“봉사부에 온 것을 환영해.”


도저히 환영처럼 들리지 않는 말을 얼굴을 마주보고 듣자, 난 울상이 됐다. 좌절의 구렁텅이에서 신음하고 있는데 후속타가 날아든다.


“히라츠카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뛰어난 인간은 불쌍한 이들을 구제할 의무가 있다고 했어. 부탁받은 이상 책임은 질 거야. 네 문제를 교정해 줄 태니 감사하도록.”


노블레스 오블리제라는 걸 말하고 싶은 거냐. 현대 동맹어로 하면 귀족의 의무 같은 느낌이다. 뭐 실제로 귀족이라는 말이 그리 틀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유키노시타 가문은 장정 1만광년 당시 알레 하이네센과 함께 탈출해 행성 하이네센에 뿌리를 박은 명문가니까.


사실 요즘 들어서는 이 명문이니 뭐니 하는 전통조차 변질되어서는, 나중에 제국에서 망명해온 사람들을 차별하고 자기들이야말로 진짜 민주주의자들이라고 주장하고는 한다. 유키노시타 가문도 그런 녀석들 중 하나인데, 생각해보면 참 웃기는 일이다. 자기들도 죄다 제국에서 도망쳐 왔으면서.


“의무라고 하니까 말이야, 내가 알기로는 네 가족들 중 정상적으로 병역을 마친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말이지.”


유키노시타는 나를 쳐다보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무단횡단군은 어느 사람을 그 자체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그 주변의 사람들로 판단하면서 연좌제를 적용시키는 차별주의에 찌든 녀석이었구나?”


뭔가 반박하려고 하면 내가 차별주의로 몰릴 것 같은 소리에, 나는 그냥 닥치고 있기로 했다. 도대체 뭔 말을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 인생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으니까.


“흐음, 보아하니 네가 외톨이가 된 이유는 그 썩은 성격이나 뒤틀린 감성이 원인인거 같네.”


아니, 그 이전에 정치적인 문제거든? 유키노시타는 꽉 하고 주먹에 힘을 담아 휘두르며 열변을 토했다.


뭐라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나는 잠이 왔고, 그래서 잠을 잤다. 그러다가 갑자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나의 잠도 그대로 달아나버렸다.


“유키노시타, 잠시 들어가마.”


보통 그런 말은 문 열기 전에 하는 거 아니었나. 우국기사단의 성향은 조금 다른 걸지도.


“노크를…”


“미안,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해라. 잠깐 상황을 보러 온 것뿐이니까.”


히라츠카 선생님은 한숨을 쉬는 유키노시타를 향해 넉살 좋게 웃어보이고서 교실의 벽에 기댔다. 그리고는 나와 유키노시타를 번갈아 본다.

“사이가 좋아 보이니 다행이군.”


어디를 어떻게 보면 그런 결론이 나오는 거지. 설마 벌써부터 치매가 오셨나?


“히키가야도 이 기세로 삐뚤어진 근성 갱생과 썩은 눈의 교정에 힘쓰도록. 그럼 난 돌아간다. 너희들도 하교시간까지는 돌아가고.”


라고 하며, 히라츠카 선생은 자기 할 말만 하고 가버리려는 것 같았다.


난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도통 종잡을 수가 없었지만, 나가려는 선생님의 손을 급히 붙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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