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CMK87 쓰면서 스테빌이 너무 좋았던 경험을 해가지고 펀키스에서 할인소식 듣자마자 냉큼 구입함

사는 김에 일반 스테빌도 한 개, 그리고 씬금형 WOB 키캡도 하나 주문함.

롱폴은 색상이 화이트+블루 조합 하나밖에 없어서 아쉬웠음. 일반 스테빌은 올리비아 키캡이랑 깔맞춤해서 쓰려고 그레이+핑크 조합으로 구매함

스테빌의 숫자는 스템의 길이가 아니라, 트레블 거리를 의미하는거임. 3.5mm가 롱폴, 4.0mm가 일반 스테빌임.

펀키스 하도 오배송으로 말도 많고, 요새 집 리모델링을 하는 중이라 공사 중에 택배받기 좀 그래서 나는 방문수령을 선택함.

솔직히 핑계고, 가서 맘모스랑 사이버보드, 줌 시리즈 타건마려웠음.

맘모스 진짜 이쁘긴 해... 가격이 안 이뻐서 암템이 되버렸지만 아무튼 이쁨.

그리고 저 스위치테스터 은근히 매력있음. 나중에 나도 풀배열 키보드 하나 사서 저런거 만들어보고 싶다.

암튼 방문수령 완료함.

그런데 펀키스의 오배송은 배송으로만 끝나는게 아닌가 봄.

난 분명 그레이+핑크 조합을 주문했는데, 까보니까 사쿠라네?

다시 가서 교환받는거 너무 귀찮아가지고 그냥 쓸까 하다가, 그래도 키캡이랑 매칭할 목적으로 산거라서 교환받기로 함.

교환 받은 내용은 후술하고, 이제부턴 롱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롱폴 스테빌은 다행히 제대로 받음.

먼저 패키징은 맘에 드는 편임. 다른 곳에서 보강판체결용 스테빌 시키면 박스 없이 봉투에 딸랑 넣어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나름 박스에 넣어줘서 제대로 된 상품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음.

물론 체리스테빌 정도로 값싼 스테빌에 이 정도 포장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만, 아무튼 기분이 좋음.

스테빌 윤활에는 하우징과 용두에 크톡 205+105 믹스, 철심에 퍼마텍스를 썼음.

기존 나테빌의 경우, 하우징과 용두가 실리콘 이중사출이 되어있는 부분이 있어서 퍼마텍스 사용이 불가능했는데, fl cmmk는 POM이라 퍼마텍스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음.

퍼마텍스를 사용하면 처음에는 좀 먹먹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실리콘 기유 구리스의 특성 상 쓰다보면 약간 점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그냥 써도 문제 없음.

그리고 난 BDZ가 없기 때문에 다른걸 쓸래야 쓸 수도 없음.

FL 스테빌의 최고 강점인 수평. 솔직히 이대로 써도 전혀 문제 없을 정도로 수평이 굉장히 잘 잡혀있는 편임.

난 슷바만 약간 더 잡아주고, 2U 철심들은 더 잡을 필요가 없다고 느껴서 그대로 사용함.

이퀄츠 철심과 비교하면 훨씬 더 물렁물렁해서, 키캡 꼈다 뽑으면 더 잘 휘어질거 같음.

대신, 잘 휘기 때문에 그만큼 다시 수평을 잡기도 쉬운 편임. 개인취향에 따라 철심만 다른걸로 교체해서 써도 됨.

수평잡을 때 쓴 패럴블럭은 이전에 파딱이 나눔한거 받아서 잘 쓰고 있음.

세전 월급 600으로 인상시켜주기를 앙망함.

용두 철심이 들어가는 부분. 여긴 다른 용두와 차이가 없음.

용두의 뒷 부분.

일반 스테빌의 용두는 이 부분이 경사진 반면, 얘는 경사각을 없애버렸음. 덕분에 용두 앞뒤 구분은 더 쉬운 편임.

용두와 하우징을 제대로 결합하면 이렇게 되어야 함.

하우징 아랫면이 딱 맞게 들어가도록 되어있으니, 헷갈릴 일은 없을듯.

그리고 롱폴 스테빌이라 그런지, 용두 아래 튀어나온 부분이 일반 용두에 비해 조금 더 두껍다는 느낌을 받았음.

이 부분과 위에 용두 뒷면 경사각 삭제로 인해 롱폴 스테빌에 맞는 이동거리를 구현해낸거 같음.

롱폴 스테빌을 쓰는 이유는, 삼신카레 스위치를 쓰기 위함임.

먼저 기판에 체결되어있던 나테빌을 빼주도록 하자

아 깔끔해.

솔직히 나테빌도 나쁘진 않았는데, 롱폴 스위치랑 쓰면 약간이지만 시소를 타기도 하고, M1이 1.2mm 기판이라 수평 다시 잡고나서 항상 스테빌 심을 껴주는 작업이 또 있어야된다는게 너무 귀찮음.

잘 아껴뒀다가 나중에 1.6mm 기판에 체결해야지...

첫 번째 난관을 만남.

M1의 보강판들이 다 이런거 같은데, 스테빌홀이 다른 보강판에 비해 작음.

나테빌 쓰기 전에 듀록 v2 쓸 때도 같은 이슈로 PC 보강판을 갈아내서 썼었음. 나테빌을 구매한 이유도 애초에 듀록이 너무 꽉 끼는 탓이기도 하고...

아무튼, 조오오온나게 힘줘서 꽉 밀어넣으니까 체결이 되기는 했는데, 사진 상에 보이는 것 처럼, 스테빌 하우징이 좀 갈려서 찌꺼기가 튀어나옴.

저 찌꺼기를 냅두면 보기도 안좋고, 사용 간에 유격 발생을 일으킬 것 같아서 프라모델용 니퍼로 깔끔히 뜯어내줌.

뭐 덕분에 보강판 테이핑 따위는 필요없을 정도로 꽉 물려서 체결됨. 나중에 다시 뺄 때가 문제네 ㅅㅂ..

두 번째 난관.

이것도 보강판 홀이 작은 탓에 발생한 이슌데, 사진 상에서 보다시피 제대로 걸쇠가 체결이 안되는 놈들이 있었음.

처음엔 이런 문제가 있는 줄 모르고 그대로 키캡을 장착해서 사용했음. 그럼 어떤 일이 발생하느냐...

영상에서 보이는 것 처럼, 제대로 밀리지 않은 걸쇠와 용두가 간섭을 일으켜서 스테빌 부분만 강제로 넌클릭이 되어버리는 ㅈ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음.

보강판체결용 스테빌은 반드시 걸쇠가 제대로 걸렸는지 확인하고 키캡을 끼도록 하자. 난 이거 때문에 다시 키캡 뽑는 과정에서 철심 수평 휘어져버려서 슷치들 다시 다 빼고 수평 또 잡고 윤활 또 하는 똥꼬쇼를 했음....

스테빌을 전부 체결 완료한 모습

색깔이 저래서 잘 안어울릴 줄 알았는데, 카레 빨강이랑 파랑이랑 껴있는 모습 보니 뭔가 국뽕조합같은 느낌도 들고 나쁘진 않음.

어차피 키캡 끼면 보이지도 않을 부분이기도 해서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음.

나테빌과 비교했을 때, FL 스테빌에 대한 소감은

-스테빌의 찰찰거림에 영향을 주는 것은 철심 수평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그 외에도 기판의 두께와 뒤틀림 여부, 스테빌 키에 꽂히는 키캡의 수평여부, 스테빌이 자리하는 곳 근처에 가스켓 또는 나사가 박히는 파츠가 있는지 등등 여러가지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음.

-그러나 이걸 다 따지자면 시발 한도 끝도 없기 때문에 그냥 내 기준으로 판단하자면, 난 나테빌보다 이게 더 맘에 듬. 기본으로 오는 철심 수평도 잘 잡혀있어서 수평 잡는다고 똥꼬쇼 할 필요도 없고, 퍼마텍스 떡칠 + 주사기까지 쳐넣어도 그닥 먹먹하게 느껴지지 않음. 슷바 부분엔 스테빌 스티커까지 붙였는데도 먹먹하다는 느낌은 거의 없음.

-그리고 나테빌은 기본 소재가 나일론이라 가끔 서걱거릴 때가 있는데, FL 보강판체결용 스테빌은 POM 소재라서 서걱임이 덜하고 소재 특성 상 쓰면 쓸수록 서걱임은 덜해짐. 슷치 아무리 접점부 소음 없는거 골라 쓴다고 해도 스테빌 서걱임 있으면 접점부 소음마냥 존나 신경쓰이는데, 얘는 그런게 없다보니 훨씬 편함.

-기판의 두께에 따라 심을 낄 지 말 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라고 느껴짐. 안그래도 스테빌은 수평 잡는다고 스트레스 받는데, 조립/분해 시에 손이 하나라도 덜 가는게 무조건 최고임.

-가장 중요한거: 현재까지 안찰찰임. 나테빌 쓸 땐 이상하게 좀 쓰다보면 찰찰까진 아니더라도 철심 틱틱거리는 소리 때문에 열받았는데, 얘는 아직까진 그런 현상 없음. 나테빌만큼 오래 쓴건 아니라서 이건 좀 더 두고봐야할 부분이긴 함.

-스테빌 찰찰거림에 고통받고 있는 키린이들이라면, 지금 할인할 때 롱폴 하나 일반 하나씩 쟁여두는걸 추천함. 체리 보강판 체결용 스태빌보다 2배 비싼 가격이지만, 그래도 그 가격값을 뛰어넘는 품질을 보여준다고 생각함.

스테빌 관련 글을 보다보면 보강판 체결용 스테빌이 마치 기판 체결용 스테빌에 비해 안좋은 것 같은 인식이 있는데, 그것도 스테빌 나름인 것 같음. 어쨌든 스테빌라이저의 역할은 긴 키캡을 사용하는 키의 양쪽을 잡아주면서 찰찰거리지 않는게 목적인데, 보강판 체결용이던 기판체결용이던 제 역할만 잘 한다면 뭘 쓰던 관계없다고 생각함.

그런 점에서 fl 스테빌은 정말 좋은 스테빌임에 틀림없고, 본인이 무보강 빌드를 하고 싶다던가, 키보드의 보강판이 보강판 체결용 스테빌을 지원하지 않는 보강판이 아닌 이상 굳이 기판체결용 스테빌을 사서 써야할 이유는 없다고 느껴짐.

번외)

귀찮기는 해도, 두고두고 눈에 밟히는 것보다는 잠깐 시간 내서 교환받는게 낫다는 생각에 잘못 받은 3.5mm 스테빌을 교환받으러 펀키스 재방문함.

'키야~ 오배송은 짜증나지만 A/S는 확실하구나. 이게 펀키스 수준인가? 진짜 가슴이 웅장해진다.... 오늘부터 갤에 펀키스 바이럴은 내가 맡는다'

윗 줄은 체리 흑축/적축/청축/ 바밀로 포인트 키캡이고, 아랫줄은 EC라는걸 보니 바밀로 기성품에 박혀있는 정전용량 무접점 스위치들인듯 함.

아랫줄에 한 알이 빠져있는걸 보고, '엥 서비스에서도 찐빠가 난건가?' 싶었는데, 원래 빠져있는거라 하여 내용 수정함. 제대로 받음.

혹시나 서비스로 테스터팩을 받는 키붕이들은 오해하지 말자. 잘 챙겨주시는거임.

청축은 슷바나 엔터에 넣어서 클릭축 쓰는 기분을 내볼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