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그냥 퍼온 거)

브릿지 왔을 때 후기글 한 번 썼던 적이 있는데 2주간 실사용하면서 생각이 바뀐 부분도 좀 있고, 곧 브릿지도 다시 풀린다니 궁금하실 분들 있을 것 같아서 써봐요.

원래 ND75까지 오면 삼자대면 시켜서 쓰려고 했는데 얘가 올 생각을 안 하네요... ㅜㅜ

브릿지75

장점

- 아노퀄. 이건 받은 분들이 모두 호평했듯 이 가격대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아노퀄을 보여줌.

- 볼캐치. 빌드할 때 너무 편해서 스위치나 키캡 놀이할 때 상판 긁을까 불안해 할 필요 없이 그냥 상판 뽑아서 옆에 두고 스위치 뽑을 수 있음. 매우 편리함.

- 순정 키캡. 딱 깔끔하고 예쁨. 키캡퀄이 아주 좋은 건 모르겠는데 그냥 이대로 써도 괜찮을 정도에 색도 예뻐서 순정 그대로 쓰는 중.

단점

- 순정 스위치(공주축). 처음엔 심심해서 별로였다가, 좀 쓰다 보니 나름 괜찮아져서 또 그럭저럭 쓰다가, 다시 나중에는 별로가 됨. 그냥 애매한 느낌. 왜 애매한가 생각해보니 타건감이 너무 구려서 그런 듯. 치는 맛이 너무 없고, 오히려 불편한 느낌마저 받음. 다른 키보드 치다가 브릿지 치면 미묘하게 느껴지는 불편함 같은 게 있음... 말로 설명하기 좀 어렵. 타건음도 좀 꽉 찬 소리가 안 나고 빈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심심하게 느껴졌는 것 같고.

- 내 브릿지 기준 스테빌이 너무 구림. 갤 보니까 다른 분도 스테빌 별로라고 그러던데 이게 한동안 아무리 잡아도 계속 잡소리가 올라왔었음. 레이니는 키캡놀이 스위치 놀이 꼈다 뺐다 계속 해줘도 스테빌이 단 한 번도 틀어진 적 없이 완벽한데, 얘는 어찌된 게 빌드 안 하고 순정 상태로 쓰는 중인데도 스테빌이 계속 틀어짐. 아무리 잡아줘도 며칠 뒤에 쓰려고 꺼내면 또 틱틱틱 소리가 남. 형상기억합금으로 철심을 만들었나 의심이 될 정도. 결국 윤활 떡칠을 해서 아예 소리가 날 수 없게 수장시켜버리니 소리가 좀 멎음. 그러나 여전히 청진기 대고 끝쪽 건드리면 틱틱 소리가 조금은 올라옴. (물론 이건 개인뽑기운의 요소일 수 있으니 참고로만.)

장점or단점

- 전고가 좀 낮은 편. 팜레 안 쓰고 쓰기엔 높고, 팜레 놓고 쓰면 좀 높은 팜레에게는 또 낮아서 애매함. 레이니랑 쓰던 팜레 쓰다 브릿지 가져오면 높이가 너무 낮아서 아래쪽 칠 때 불편. 그래서 다른 키보드 쓰다가 가끔 브릿지 꺼내쓸 때는 낮은 팜레 따로 꺼내서 쓰는 불편함이 있었음.

정리(개인적인 기준)

타건음 

- 레이니 중옵 바이올렛축(안 써봤지만 어차피 HMX라고 생각해보면) > 브릿지 공주축 > 레이니 상옵 WOB축

타건감 

- 레이니 중옵 바이올렛축(역시 안 써봤지만 어차피 HMX라고 생각해보면) > 레이니 상옵 WOB축 > 브릿지 공주축

(공주축 타건감 너무 구림...)

편의성

- 브릿지 >>> 레이니

(상판 깔 일이 어딨냐 할 수 있지만 막상 볼캐치 써보면 그냥 심심하면 상판 까게 됨... 그냥 까게 됨... 뭐 할 거 없는데도 그냥 까봄...)

외관

- 브릿지 > 레이니

(디자인적 호불호 개념인데, 레이니는 귀여운 느낌이고 브릿지는 고급스러운 느낌. 둘 다 호긴 한데 레이니 상판 구름 마크 때문에 브릿지가 좀 더 호)

만족도

- 레이니 > 브릿지

(2주 정도 브릿지랑 레이니 같이 써본 결과, 개인적인 기준으론 뭔가 묵직함이나 밸런스 등등 전체적인 느낌이 확실히 레이니가 좀 더 낫긴 한 듯. 근데 레이니는 스위치랑 키캡 전부 갈아준 채로 써서 정확하진 않음.)

Q. 그래서 다시 사게 되면 둘 중 뭘 살 것 같은가?

- 브릿지 살 거 같음. 브릿지 하옵, 399위안짜리. 다른 요소 다 제외하고서도 볼캐치가 너무 말이 안 됨... 

- 그런데 키캡, 스위치 아예 안 갈아주고 순정 상태로만 쭉 쓸 거면 레이니 하옵이나 중옵 살 듯.

응답속도 차이는 솔직히 일반인 기준에선 체감하는 게 불가능한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