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노예가 건물 공사한다고 개인 캐럴에서 쫓겨나고 학교 열람실에서 공부하는데, 정신나간 것들이 커버 없이 노트북 키보드 후두려 쳐 패는거 보고 아 난 저새끼들처럼은 안돼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음.

그러다 언젠가 들어본 커스텀 키보드 얘기가 떠올라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유튜버들 키보드 리뷰 한 거 예전엔 별 생각 없이 넘겼던 것도 떠올라서 기키갤 와서 눈팅하다가 마침 주문한 키보드/베어본/스위치/키캡 다 도착하고 완성해서 갤에 신고함.

하나는 너무 흔해빠진 레이니75 치화 상옵에 키캡만 바꿔줬음. 키캡은 예전에 기키갤에서 투표 받아서 산건데, PBT인데도 생각보다 단단한 느낌 들고 예뻐서 맘에 듬. 치화 상옵 가격도 12만에 업어온거라 이정도면 괜찮은거 같긴 함. 이거 주문하고 얼마 뒤에 직구금지 떠서 평택 앞바다에 가라앉는거 아닌가 조마조마했음. 도착해서 쳐봤는데, 그동안 5만원대 게이밍용 플라스틱 키보드랑 커버 씌운 노트북 키보드만 두드리던 내 지난 시절이 막 후회되더라. 이거 사고나서 안쓰던 일기도 쓰고있음.

나중에 개인 캐럴에서 사용할 생각도 하고 있어서 조금 더 정숙한 상옵 wob축으로 선택했는데, 이건 기키갤 오기 전에 유튭보고 주문한거라 중/하옵이랑 그냥 소리 차이만 듣고 고른건데 기키갤에서 중/하옵 타건감/타건음이 단짠단짠이라고 해서 하나 더 들일까 생각은 하고 있음. 근데 그러느니 크러시80 시중에 좀 풀리면 그거 업어오는게 나을까 생각도 듬. 그리고 나중에 hmx 치즈축 풀리면 그거도 한번 껴보고싶음.

다른 하나는 GMK67인데, 가성비 세팅으로 극한의 저소음 키보드를 빌드해보자는 느낌으로 오테뮤 피치축에 MOA 프로필 키캡 씌움. 스위치는 이거 주문할 때 즘에 독거미 정발한다고 하면서 저소음 스위치로 오테뮤 피치축 달았다는 얘기 듣고 찾아봤는데 가격대도 싼 것 같아서 지름.

키캡은 이거 오기 전에는 체리 프로필 썼는데, 그때에 비해서 확실히 로우피치라 그런지 소음이 더 줄어든 것 같아서 좋긴 함. 대신 뭔가 키압이 약해진 것 같아서 스위치를 다른 걸로 바꿔야 하나 하는 생각은 듦. 별개로 키캡 자체는 알리에서 많이 팔리는 GMK 소야밀크 짭인데 품질은 생각 이상으로 괜찮은 것 같음.

확실히 저소음 세팅이라 뭔가 레이니75보다는 재미는 없는데, 그래도 서걱서걱하는 소리도 맘에 들고 뭣보다 열람실에서 노트북 키보드로 피아노치는 씹새끼들 ㅈㄹ하는거 보면 아 그래도 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많이 노력했구나 라는 시민의식이 막 뿜뿜 솟아나기도 함. 녹음기 켜봤는데 진짜 조용해서 오히려 열람실 백색소음이 더 크게 잡히더라.

사실 직구금지같은 삽질이 나오고 있고, 막 다른 키붕이들처럼 스위치별로 키캡별로 맛볼 정도로 정성을 들이기는 좀 그래서 여기서 그만 졸업할까 생각도 하는데, 그래도 시간/돈 덜 들이는 한에서 커스텀할 수 있는 방법 찾아보러 계속 기키갤 눈팅은 하려고 함. 뭣보다 자질구레한 팁들도 도움이 많이 되고 ㅇㅇ

그럼 다시 눈팅하러 들어갈테니, 키붕이들도 즐거운 키보드질 보내길 기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