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실망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우린 불교인이 아니라 명상인 아님?

우리 입장에서 어떻게 보면

스님이 아니라면

우리가 목표로하는 지향점일 수도 있음.

넉넉한 재산 가지고 명상하며 차분하게 사는거.

속물스러울수도 있지만, 뭐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근데 내용보면 아무리봐도 혜민스 욕심이 과한거 같긴함)

여기서 끝내지 않고 더 생각을 해봤음.

우리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큰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가?

굳이 혜민스님 얘길 꺼낸건

"풀소유"라는 부분의 "Full"이라는 부분에서 와닿은게 있기 때문임.

알다시피 Full이라는건 "가득찬"이라는 우리말로 번역됨.

가득채운 소유, 가득채움....

우리는 뭘 가득 채우려 하는걸까?

아니, 정확하게는 무엇 때문에, "왜" 채우려고 하는가?

당연히 삶에 대한 불안 때문임.

채워놓지 않으면 삶을 원하는대로 살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하지만 과연 끝을 모르고 재물로 가득 채워야 하는걸까?

당연히 우리 삶은 진짜 무소유로 살기는 쉽지 않음.

어느정도 소유는 있어야 먹고 자고 싸고 유지라도 하며 살지.

그래서 소유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음.

적어도 처음부터 완전 무소유를 목표로 잡는건 달성도 어렵고 포기하기도 더 쉬움.

포기하면 자포자기로 마음이 마구 날뛰게 되겠지.

그렇기 때문에 무소유보다는 "적당한 소유"를 생각하고 과욕을 부리지 않는걸 목표로 삼는게 좋다고 봄.

그게 달성하기도 쉽고, 자기가 적당한 선을 계속 탐구하면서 적절한 선에 대해서 사유할 수 있음.

까마귀가 보석을 모아봤자 쓸모도 없는 빛나는 돌멩이에 불과하듯,

우리가 채우고자 하는 것도

까마귀처럼 빛나는 돌멩이를 채우려 드는건 아닌지, 쉬지않고 자주 생각해봐야됨.

일단 소유의 문제는 각자 알아서들 할 문제고,

다시 "채움"이라는 주제로 돌아가서

내 그릇에서 소유할 부분의 적정선을 정하고 남는 부분은 무엇으로 채워야할까?

진짜 고민해야하는 건 그 부분임.

흔히 용서는 나를 위한 것이라고 하잖아.

용서를 하지 않으면, 그 남는 부분은 복수심과 악의로 가득 채우게됨.

그게 정말 길지도 않은 내 인생 속에서 내가 채우고 싶은 것일까?

용서를 하면, 그 복수심과 악의는 버리고 비우게 되는거고,

내가 인생에서 정말로 채우고 싶었던 것을 채울 기회를 갖게 됨.

용서는 그 기회를 버리지 말라는게 궁극적인 뜻임.

정말 무소유를 실천하고 깨끗이 비워서

대자대비하고 티없이 맑고 단단하고 깨끗한 마음을 가지면 당연히 좋지.

하지만 역시 목표가 너무 높아.

언젠간 그런곳에 도달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렇게 막연하게 높은 목표보단, 

내 삶에서 내가 채워야할 좋은 것들을 생각해보며 작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좋을거 같음.

딱 거기까지만 달성하고 삶이 끝나더라도 가치있고 나름 즐거운 삶이 아닌가 싶음.

너무 높은 곳만 바라보다가는 내 발밑의 소중한 것들을 놓칠수 있다.

풀소유에 목매지말고 필요한 소유를 채우며

남는 부분을 악의나 혐오, 복수심을 채우지 말고 용서로 비워버리고,

정말 내가 채우고 싶었던 것들을 조용히 채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