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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스압) 마고 졸업하고 중소 갔다가 대기업 취업하기까지 6년앱에서 작성

마갤러(220.65) 2024.04.13 21:19:47
조회 931 추천 10 댓글 6
														

나는 졸업한지 7년이 넘어가는 딸피 마고졸이다.

순수 마고졸로 지원해서 현대제철 합격 후 다니고 있다.

현재 마고 재학 중이거나 진학을 고민 중이라면 이 글을 읽고 도움이 되면 좋겠다.



나는 마이스터고을 졸업하기 전에 취업을 했다. 병역특례라는 미끼에 낚여서 17년 9월에 입사해서 5년 넘게 다녔다. 경력에 도움 안된다는 조립 생산직을 5년 넘게했으니 사실 인생 망한거나 마찬가지였다. 아마 그때 아무 생각없이 살았다면 아직도 거기에 다니고 있었을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건 4년차에 정신이 들었다. 그때부터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기사자격증은 기능사 취득 후 관련경력 3년이면 응시조건이 갖춰진다. 이때 경력은 경력증명서를 통해서 증명해야 하는데, 직접 가져다줬던 기억이난다. 이 경력을 들고 가장 먼저 취득했던건 산업안전기사였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 전기기사를 땄다. 퇴사하기 전에 기사자격증 2개를 만들면서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

나는 산안기는 6개월 정도, 전기는 5개월 정도 공부해서 원트에 합격했다.



저기기사를 딴 그 해 연말에 삼성그룹 5급 채용이 있었다. 근데 미련하게 쳐 쉬다가 채용하는지도 모르고 놓쳐버렸다. 더는 중소기업을 다니기 싫었기 때문에 급하게 삼성SDI와 현대트랜시스 계약직을 지원했다.
둘 다 서류는 통과하고 면접까지 봤지만 현대트랜시스는 탈락했다.
내가 사는 곳이 수원이었는데 화성까지 출퇴근할거 생각하면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디 계약직이라고 하면 보통 배터리 생산을 생각한다. 내가 다녔던 곳은 수원 연구소 지원업무를 하는 부서였다. 피플팀이랑은 다른 부서인데 아무튼 개꿀빠는 부서였다. 출근해서 한 6시간은 유튜브 보다가 아점저 다 먹고 칼퇴하면서 세후 300은 받아갔다. 같이 일하는 사람도 좋은 사람이었고, 일하는 동안 자기개발하는걸 장려해줬다. 덕분에 대기업 지원서 넣고, 공부도 좀 하고, 휴식하는 기간으로 여유롭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1년 채우고 퇴사하니까 퇴직금에 PI, PS합치니, 5년 일한 중소에서 받은 퇴직금보다 많이 받으면서 나왔다.

스디 일하면서 한화, 현대차, 기아차 등등 각종 대기업에 지원서를 넣었다. 하지만 서류통과가 되는 곳이 하나도 없었다. 9월 쯤 현대제철과 삼성이 떴는데 올해 마지막 지원이라는 생각으로 자소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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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으로 전형메일 받은걸 모아놨다.

아직도 첫 서류합격 메일을 받았던 감정이 생생하다.
현대제철은 전형이 서류, 인적성, 인성전공면접, 직업훈련, 수습, 정직원 이렇게 진행된다. 모든 전형을 진행하려면 최소 반년 이상은 지나야 된다. 시간은 길긴한데 정말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사실 나는 성적이 그렇게 좋지 못하다. 마고 다니던 시절에 전공 올인 전략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인문과목은 처참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통과되었다면 자격증으로 상쇄된 걸까? 아무튼 서류에선 문제가 안됐던 것 같다. 아니면 대기업 재직여부가 가점이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자소서는 거의 다 내가 썼다. GPT쓰는 애들 많았지만 어거지로 문장 늘리는게 눈에 보여서 난 안썼다. 자소서는 주로 내가 일하면서 기사자격증 딴거랑 성격 같은게 구성되는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해서 썼다. 동기에 관련해서는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와 연계한 친환경 자원순환 구조, 안전의식, 협동의식, 다이어트로 8키로 뺀걸 같은걸 썼다.
아무래도 제철소다 보니 협동과 안전, 자기관리를 어필 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인적성은 잡다라는 사이트를 이용했다. 대충 닌텐도 말랑말랑 두뇌게임 같은걸 여러개 하는 거였다. 연습은 많이 안했고, 진짜 게임한다는 느낌으로 했다. 마지막엔 웹캠에 답변하는 것도 있었는데 절었는데도 통과했다.
그리고 HMAT에서 성격검사도 했다. 그냥 솔직하게 대답해서 빠르게 끝냈다.



면접은 당일에 두개를 한번에 봤다. 난 당진에서 면접을 봤고, 한 6시간 넘게 있었다. 5일간 봤고 오전, 오후조가 나뉘고, 조당 30명 가량 있었으니 300명 정도가 면접을 본 것 같다. 재밌는건 입사 후에 인사발령 내용을 살피어 보니 이번 기수에 100명 넘게 입사 했더라. 내가 마이스터고 입학할때도 그정도 경쟁률이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인성면접은 편안히 진행되었다. 압박이랄건 없이 그냥 내가 살아온 이야기, 나를 자랑한다고 생각하고 하니까 편했다. 전공면접은 좀 빡셌는데, 전기관련 질문이 들어오니 버벅였다. 그 와중에 전기기사 취득기간을 물어봤는데 5개월이라고 하니 놀라는 눈치였다. 이것도 플러스 요소였을 것 같다.

면접비는 7만원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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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에서 합격하고 받은 메일

아직도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하지만 아직 전형은 끝나지 않았다. 직업훈련과 수습을 끝내야 비로소 현대제철 직원이 될 수 있다.



직업훈련은 2주 동안 했다. 정년퇴직자로 인해서 급하게 채용하는 거라서 4주였던 과정이 2주로 줄어들었다. 제철소 관련한 내용을 8시간 동안 교육 받고 매일 아침마다 간략한 쪽지시험을 친다. 중간테스트, 기말테스트, 숙제로 자기소개서에 나올 법한 주제로 A4 한장도 자필로 작성해서 제출해야했다. 밥은 맛있었고, 동기끼리 친목도모하는 행사도 있었다. 미리 친해질 수 있는 이벤트는 나름 좋았던 것 같다.

직업훈련은 겁은 먹지 않아도 되는데, 긴장은 해야한다. 2주 잘 마치면 돈 준다.
2주 갇혀 지낸거 치고는 적은데, 숙식학원이라고 생각하면 많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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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확정되면 집으로 꽃 보내준다.



입사하면 또 2주 정도 입문교육을 받는다. 인사총무노조 사람들이 와서 소개하고 시간 보낸다. 가끔 공장견학도 간다. 나때는 운이 좋아서 고로꼭대기 올라가봤다. 엘베가 망가져서 내려올때는 걸어서 내려왔다.

그리고 각 부서로 발령이 나면 2개월간 OJT를 작성하고, 평가 받으면서 최종 채용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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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전기정비로 전공 살려서 일하고 있다. 현철은 4조2교대 하는 대표적인 회사 중 하나인데, 나는 상주로 일한다. 쉬는날에도 아점저 다 주고 기숙사 신축이라 좋다.

나는 마고졸로 입사해서 초대졸인 동기보다 호봉이 적다.

내 기수 기준으로 최다 합격 연령대는 26, 25살이다. 24살이 제일 젊었고, 37살이 제일 연장자였다. 맏형님은 경력이 화려하고 거의 완벽에 가까운 분이기 때문에 일반인은 그 나이엔 못 붙는다고 보면 됨.

대부분은 경력있는 중고신입이고, 쌩신입은 5명 내외로 매우 적었다. 자격증은 기본 산기 2개 이상, 제철관련, 금속관련, 안전관련 자격증이 많았다. 포스코에서 이직해온 사람도 있었고, 삼전에서 온 사람도 있는걸 보면 오히려 현철에 합격해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생각보다 제철소로 오는 마고졸은 잘 없는 것 같다. 그나마도 대부분이 포스코로만 향하는 것 같은데, 나는 현대제철이 더 좋지 않나 생각한다. 현대기아제네시스 할인도 그렇고(첫차사면 20퍼 해준단다), 정년보장되고 탄탄한 노조도 빠질 수 없다. 포스코에서 온 동기는 어용노조에 지금 신입은 임금체계도 불리하다고 하더라.

물론 반도체나 배터리 대기업, 공기업에 비하면 환경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못 다닐 정도냐고 하면 그건 아닌 것 같다. 정말 힘든 일은 협력에 맡기는 부분도 있고, 받는 돈 생각하면 충분히 할만한 일들만 한다. 근데 환경이 중요하면 냉연으로 가면 된다. 반도체 부럽지 않게 깨끗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 물론 들어가긴 더 어렵다.

이제 막 수습끝나서 월급은 잘모르니까 제외하고 궁금한거 질문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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