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페붕이들이 영령검호 생각보다 재미없는데? 이게 왜 6장 7장 바로 밑에 위치할 정도로 스토리가 좋다는 거임? 이라는 의문을 표하고 있는데

이건 아마 한그오 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다른 외국섭에서도 반응이 비슷할거라고 봄.

그 이유는 아마도 일본 유저와 다른 서버 유저들이 영령검호의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는 포인트가 서로 다를 것이기 때문임.

이를 가장 대표적으로 반영하는게 편돌이 새끼가 맨날 스포질하던 아마쿠사 시로가 영령검호의 흑/막이었음! 인데, 이건 어느 정도 일본 역사나 기독교에 대해 알고 있다면 초중반에 바로 아마쿠사 시로가 흑/막이란 것을 바로 알 수 있음. 이와 관련된 몇 가지 예시로는

1.키리시탄이라는 단어와 시마바라의 난에 대해서 설명이 자주 나옴

키리시탄은 지금도 일본에서 크리스찬을 의미하는 말이지만, 인페르노(급)에서 대놓고 시마바라의 난이 작년에 일어났다고 추가적으로 설명을 해줌. 즉 여기서 말하는 키리시탄이란 아마쿠사 시로 토키사다가 이끌던 일본 기독교 신자들을 의미한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으며, 추가적으로 아마쿠사 시로가 이 사건에 무언가 연관되어 있음을 짐작 가능함.

2.영령검호들의 칭호

그랜드 스토커가 중간에 만나서 잠시 나와서 힌트를 준 것처럼, 이 영령검호들의 이름들 중 흑승, 중합지옥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단테의 신곡에서 따온 이름임. 이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하자면

인페르노-지옥의 구역을 통틀어서 말하는 곳

림보-지옥의 구역 중 제 1층이며 고대인, 타종교인 등 세례성사를 받지 못한 선인들이 자리잡는 곳 

푸르가토리오-연옥의 구역을 통틀어서 말하는 곳으로 언젠가 천국에 갈 사람들이 정화를 위해 벌을 받는 공간

파라이소-천국의 구역을 통틀어서 말함.

엠피레오-천국의 구역 중 가장 높은 층이며 신이 존재하는 공간.

여기서 암굴왕은 선교사의 모습으로 나타나 엠피레오와 파라이소를 별개로 취급한것을 언급하고 흑/막이 상당히 신곡에 심취해있거나, 아니면 신성 모독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함.

이것들을 종합해보면 아마쿠사 시로가 흑화되었구나->이번 스토리의 흑/막이겠네! 라는 것 까지 짐작 가능함.

즉 여기서 영령검호 스토리는 다른 1.5부 스토리인 신주쿠, 아가르타처럼 흑/막을 찾는 이야기가 메인이 아니었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음.

애초에 흑/막인 아마쿠사 시로부터 비롯해 영령검호들 중에 이미 아는 서번트인 슈텐도지와 마마를 집어넣었단 걸 생각해보면, 그리고 아예 슈텐도지랑 마마는 실루엣까지 대놓고 보여줬단걸 생각해보면 글 쓴 놈이 애초에 이들의 정체를 감출 생각은 딱히 안했다고 추측 가능함.

어중간하게 일본 역사를 아는 나도 추측 가능할 정도였으면 일그오 하는 애들이나 일본인들은 더 쉽게 알았을테고

그럼 과연 영령검호의 메인 스토리가 흑/막 찾기가 아니라면 과연 뭘까?

이를 생각해보기 위해서 시산혈하무대 시모사모쿠니의 부제는 영령검호 칠번승부라는 것을 생각해 봐야함.

즉 영령검호 스토리는 미야모토 무사시와 영령검호들의 7번에 걸쳐 일어나는 승부를 보여주기 위했던 거임.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의 훼손을 막기 위해서 반드시 모든 영령검호들의 대결에 무사시가 전투에 참여해야 했으며, 최소 전열에 시작해야 하는 강제성을 부여한것이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음.

마치 게/티아전 마지막에서 마슈가 전투 참여 불가가 되는 것처럼.

그렇다면 이 7번에 걸친 영령검호와 무사시의 승부가 왜 일본 애들한테는 그렇게 끝내주는 스토리로 여겨지는가도 생각해봐야 하는데, 난 일본인이 아니니까 여기서는 더 추측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음.

바키라는 병신만화를 봤으면, 일단 일본애들이 미야모토 무사시에 대해 가지는 환상이 얼만큼인지를 대충 알 수 있음.

하지만 실제의 미야모토 무사시를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보자면, 

1.그렇게 대단한 사무라이면서 자기 좀 고용해달라고 구걸하고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관직에 오르지도 못함

2.진짜 한가닥 날리는 검호라고 부를 수 있는 애들(세이버 엠피리오로 나오는 야규 무네모리)랑은 대결도 못해봄

3.라이벌이라고 불리는 사사키 코지로랑 붙었다는 썰도 실제 시대상이랑 연결해보면 말이 안됨(무사시가 늙어 뒤지기 직전 사사키 코지로라는 이름이 나오기 시작)

등 대부분이 허세와 과장이었을 뿐이라는 결과가 나옴.

하지만 영령검호는 이와 관련된 모든 가려운 구석을 제대로 긁어주는데

1.무사삿은 방랑을 좋아하고 자신에게 붙은 골칫거리를 떼어내는 일만 하지 벼슬 자리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을 어필

2.각종 쟁쟁한 영령들과 대결을 통해 성장함은 물론, 그 유명한 야규 무네모리를 상대로도 승리한 뒤 정식으로 개안함.

3.현실에서는 맞물리지 못했지만 시모사노쿠니에서 무사시와 사사키 코지로는 진정한 최종 결전을 벌이고, 이를 통해 전정사상의 무사시 뿐 아니라 실제 세계의 무사시의 이천일류도 공의 영역에 이르렀다는 칭찬을 받음

이를 통해 왜 처음에 뜬금없이 다 죽어가는 늙은 실제 세계의 미야모토 무사시가 나오고, 왜 마지막에 코지로와 늙은 미야모토 무사시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영령검호 메인 스토리가 끝나는지까지 어느정도 설명이 가능함.

그러면 전정사상의 여자 무사시 뿐만 아니라 실제 현실세계에 있는 무사시도 동시에 인정받을 수 있는 연결고리가 생기기 때문

이걸 정신 승리나 한다고 비웃을 수는 있겠다만

우리나라도 뭐 이/순신이 자신을 괴롭히는 선조를 몰아내고 일본 정벌을 한다던가 이휘소와 박/정희가 손잡고 핵무기를 개발했다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던가 군함도라던가 그런 국뽕 대체역사물이 옛날에도 유행했고 지금에도 먹히는걸 보면 뭐 어딜가나 사람이 다 똑같은거 같음 ㅋ

3줄 요약

1.영령검호는 흑/막이 아마쿠사인 걸 쫓는 스토리가 아니다.

2.영령검호는 무사시가 영령검호들과 대결을 벌이는게 메인 스토리다.

3.우리는 일본인이 아니라서 실제 미야모토 무사시에 초점을 맞출 수 없는 사람들이니 당연히 영령검호가 재미없게 느껴질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