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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 첼란(Paul Celan)

Praise of Distance

먼 곳의 찬양 

네 눈의 샘 안에

살고 있다, 표류의 바다의 어부들의 그물이.

네 눈의 샘 안에서

바다는 약속을 지킨다.

여기에 나 던지네,

사람들 가운데 머물렀던 가슴 하나

옷들 그리고 맹세의 광채를 벗어던지네.

상복을 입어 나는 더욱 검고, 더욱 벌거벗었다.

배반하며 나는 비로소 충실하다.

나는 나이면서 너다.

네 눈의 샘 안에서

나 떠돌며 약탈을 꿈꾼다.

그물이 그물을 포획하였다.

우리가 껴안은 채 헤어지고 있는 것.

네 눈의 샘 안에서는

교수형 당한 자가 밧줄을 교살한다.

(죽음의 푸가, 전영애 옮김, 2011, 민음사) 

이 시를 지은 파울 첼란은 루마니아 북부 출신으로 부모가 유대인임

20대 극초반에 2차 대전을 겪고 자신의 고향은 나치에 의해 유대인 거주 지역인 게토로 지정됨

그리고 독일군에 의해 자신은 물론 가족들 다 끌려가고 부모님은 처형당함

자신도 가스실에서 처형당할 뻔하지만 겨우 살아남고 종전 후에 시를 지으며 살아감

이 사람이 지은 시 대부분은 고통이라든가 보이는 것(눈), 칼이나 어둠 등 부정적인 부분이 종종 나오는데

실제로 강제 수용소에서 고통을 겪은 것과 더불어 부모를 잃은 것 등 때문에 후유증이 장난 아니었다고 함

이게 대체 이번 이벤트와 무슨 관련이 있냐하냐면

이 사람이 지은 시 "먼 곳의 찬양"이 수록된 집은 "양귀비와 기억(Mohn und Gedächtnis)"이라는 시집임

양귀비는 죽음 혹은 망각을 뜻하고 뒤의 기억은 연결점이라고 하여, 결국에는 죽음(망각)과 기억으로 변환되니...

배신자의 말에서 나오는 자신이 원하는 죽음과 지울 수 없는 기억(망각)을 연관시키면 아마 그것과 관련 있지 않을까 싶음

파울 첼란은 절대 잊을 수 없는, 죽음과 맞먹는 고통을 겪고 이를 계속 기억하고 있는데

이번 이벤트에 그 당사자에게 그걸 엮어서 넣은 건지, 아니면 그냥 힙스터한 느낌으로 넣은 건지는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