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부문] 미쿠를 알고 인생이 바뀌었다 -1 - 하츠네 미쿠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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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츠네 미쿠 및 보컬로이드와 같은 음성 합성 엔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갤러리입니다. 대문 곡 순서는 링크 참조 - https://gall.dcinside.com/m/mikuhatsune/86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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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물개(seall054…) FRIYAY(itskingb…) 제로섬(zxmn133) yk(june0925) 밐갓(mikuisgo…)

개설일

2016-07-20

[일반] [문학 부문] 미쿠를 알고 인생이 바뀌었다 -1앱에서 작성

교토프라페

2024.04.26 14:25:19

조회 264 추천 8 댓글 3

오늘 발표된 수능 성적은 최악이었다. 지방대도 들어가지 못해 전문대를 알아봐야 하는 성적. 당연한 결과였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목적도 없는 공부가 들어올 리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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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버스에서 꽂은 이어폰 사이로 데코니나의 루키가 흘러나온다. 언제 들어도 좋은 데코니나의 노래. 새삼 그가 부럽다. 음악으로 누군가를 홀릴 수 있는 재능이 있고, 그 일로 성공한 사람이다. 나도 그의 반 정도만이라도 재능이 있었다면 좋았을 걸…

집까지 20분이 남은 버스 안. 밐갤을 켜 개념글을 읽는다.

“페그 병신새끼 뭐하냐?”

“렌 쥬지 빨고 싶다…헤응”

“오늘자로 유튜브 100만 달성한 미쿠 곡…”

항상 그 나물에 그 밥이지만, 그래서 맛있다. 매일 먹는 도파민의 짜릿한 맛. 혼자 바보같이 실실대며 념글을 읽자니 정류장을 한 정거장 지나쳐버렸다. 에이… 시발…

하는 수 없이 버스에서 내려 10분을 걷는다. 집에 가면 부모님이 뭐라고 하실까. 암담함에 고개가 들어지지 않는다.

우한 폐렴이 쓸어간 자리에는 우리 가족의 가난이 남았다. 작은 자동차 부품 공장을 운영하시던 아버지는 폐업 위기에 몰렸다. 일주일에 두 세번 하던 외식하던 날이 한 달에 한 번으로 줄고, 아버지는 여기저기서 돈을 빌리느라 바쁜 듯 했다. 우리 가족은 외식 횟수가 아닌 신용등급을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나는 이번이 세 번째 수능이었다. 아버지가 1,500만 원을 투자해준 수능. 그 돈은 전부 누군가의 급여 통장에 들어갔다. 상장 폐지 절차를 밟은 나의 수능. 희망이랄게 없었다.

“지원해준 돈은 어떻게 된거야? 전부 의미 없던 투자였던거냐?” 하는 아버지의 물음에

“제가 더 속상하고 힘드니까 그만 좀 하세요.”같은 철 없는 소리나 지껄이며 방 안에 틀어박히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참 못난 아들이다. 누구보다 힘든 사람은 부모님일텐데, 아들은 남을 생각할 만큼 그릇이 크지 않았다.

전 여자친구는 성병, 자궁경부암에 걸렸다. 수능 준비로 섹스를 못 했던 3개월 간, 그녀의 자취방에는 모르는 남자들이 드나들었다. “다른 여자랑 바람 피운거지? 씨발새끼야…”라고 나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여자친구. 잘못이라곤 공부하느라 여자친구에게 신경을 못 썼던 것뿐인 나에게 성병을 의심할 근거는 없었다.

그렇게 우리의 관계는 끝이 났고, 나는 반쪽짜리 인간으로써 한 달을 방 안에 틀어박히게 되었다. 늘 그렇듯 편안하고 조용한 방이, 나에게는 허무하고 외롭게 다가왔다.

-2편에 계속-

쓰기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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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닉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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