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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이요와의 <열이상>이 왜 좋은지 설명해보는 글앱에서 작성

Kno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6 20:22:02
조회 1017 추천 29 댓글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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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들어오신김에 한 번 더 들으시고요

아래 세줄요약 있음



이요와 열이상이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엔트로피의 끝없는 증가로 인해 인간사의 모든 진보적인, 또는 보수적인, 변화와 지켜낸 가치들이 모두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그런 한복판에서 그러한 정보들을 아다치 레이가 무덤덤하게 수신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논하기 전에 엔트로피라는 개념을 먼저 설명 해야할 것 같다. 엔트로피란 한 마디로 말하면 [흩어진 정도]다. 그리고 우리 세상의 모든 물리적인 일들은 이 [흩어진 정도]가 증가 하는 방향으로 일어난다. 가령 죽음이라는 것을 예로들면 이것도 엔트로피가 - 비극적으로 - 증가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을 이루던 신체의 모든 성분과 사상조차도 무한한 우주에 흩뿌려져 사라지는 거니까. 그 사람을 이루는 정보라는 것의 [흩뿌려진] 정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모든 세상사의 일들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일어난다는 말을 거부하거나 내치고 싶은 충동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무의미함을 넘어서 무가치한 일이다.
왜냐하면 [엔트로피 증가]란 사실은 [수학적 진리] 이기 때문이다. [수학적 진리]는 반박 불가능한 [연역적 진리]다.

아니, 별안간에 [연역적 진리]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연역적 진리란,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히 참이라고 생각하는 사실([전제]) 또는, 우리가 참이라고 치기로 해둔 ([공리]) 것들을 가지고,
우리가 자연스럽게 생각해 볼 때 옳다 여겨지는 사고방식 ([자연 추론 규칙])을 통해 내놓은 [결론]을 말한다.

열역학 아무 교과서나 펼쳐보면 아마 클라우지우스의 증명을 볼 수 있을 건데 그게 바로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의 증명이다. 클라우지우스의 증명은 대강 다음과 같다.

그는 일단 세상의 어느 일부분만 생각하기로 가정했다. ([물리적으론 이렇게 생각하는게 꽤 도움이 될 때가 많다 - [우리가 전체를 따지지 말고 일단 이 일부분만 따져보자고] 같은거다.])
그리고 그 일부분만 생각한 것의 테두리 안에서 일어날 법한 [모든], 물체들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위치와 운동 따위들을 계산해 더했다. [이를 대강 테두리를 경계로 선적분 ~~ 비스무리한 것을 했다고 말한다.]
이 결과는 0보다 크거나 같았다. 따라서 결론: [엔트로피는 증가한다.].

이를 무질서도로 바꿔 말하기도 하는데, 아무튼 간에 결론은 [모든 세상 만사는 우주에서 길을 잃고 흩어질 것임이 반박 불가능한 참이다]란 거고, 이요와는 그 담담하고 비극적이고 뻔하고 슬픈, 미래에 우리가 살아있다면 반드시 겪을 그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준거다.

그런데 이요와가 여기서 노래에 담을 법한 <의미>를 멈췄다면 나는 그를 그냥 흔히 스쳐지나갈 비관주의자 - 중 하나로 취급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요와는 미친 천재다.

중요하니까 반복해 주장한다. [이요와]는 [미친] [천재]다.

이요와는 이 [열역학적 무의미의 비극]을 [몇 번 이고 반복해 들어도 질리지 않을 희극적 노래]로 만들었다.


이요와가 왜 천재인지 자세히 변호하기 전에, 내가 전공 지식까지 얼핏 끌어들여 설명한 [엔트로피 증가의 비극] 먼저 [멀리서 보기]로 다시 살펴보도록 하자.
사실 앞서 설명한 진리에 대한 침울한 마음은, 어떻게 보면 수학적 진리를 너무 인간적으로 깊게 생각해서 발생하는 [현대적 미신 or 호들갑 비슷한 것이다.]

이 엔트로피 증가로 인한 우주붕괴니 하는 일이 대체 얼마 뒤에 일어나는 사실인지 아는가? 한 100억년 뒤다. 100억년. 감이 오는가? 우리가 100살 살기도 힘들다고 하는데 그것의 1억배다. 즉, 당신이 이 노래에 깊이 몰입해 있었다면, 당신은 이요와가 초대하는 그 100억년 뒤의 아득한 세계에 3분가량 머물다가 다시 이 세계로 돌아온 것이다.

자, 그런데 이것은 [노래]인데, [노래]는 [좋은] 경우 수백 번 반복해서 들을 수 있다. 자, 그러면 우리의 정신 세계의 여행은? 수백번 × 100억년 - 에서 현재로. 우리는 3차원 공간속에서 1차원의 시간축을 적당히 따라가며 살고 있는 존재임에도, 그 시간축의 [차근차근] 진행하는 [순리]를 비웃어가며 100억년의 시간 텀을 두고 현재와 아득한 먼 미래를 [진동]하는 것이다. 수백번을.

그런데 이 [진동]함이 주목해야 할 성질이 하나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 아는가? 모든 우리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진동들은 반드시 그 강도가 약해진다는 거다. (이것도 사실 엔트로피와 관련이 있는 것이긴 한데.)

[진동]이 약해지면 [직선]이 된다. 수평선. 수평선은 별것도 아닌 것이다. 마치 어떤 게임의 모든 것을 하고 나면 그 게임이 재미 없어 지듯이.
하지만 이 [별 것 아닌] 상태가 되려면 우리는 반드시 [진동]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 [별 것 아닌] 상태가 정말 별 게 아닌 것 같은가?
아니다. 이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그 앞에서 얼마나 많은 진동을 했단 말인가? 그리고 그 결과로 도달한 [별 것 아닌] 상태가, 언어를 바꿔 표현하자면 뭔가 하니 바로 [득도] 했다는 것이다.

수백억년 뒤의 일과 지금 내 삶의 몰입과 되돌아옴, 비교와 진동을 반복하게 되고 보니, 도대체 세상 만사는 크게 별 것 아니고 새삼스러운, 즐거운 일로 까지도 보인다.

그리고 다시금 생각해보면 참 웃기는 일이다. 우리는 지금 눈 앞에 할 것이 없다고, 재미있는게 없다고 종종 생각하곤 하고, [엔트로피적 비극] 같은 것에 심히 몰입한 이는, 자신이 무언갈 아무리 가치 있게 만든다고 해도 나중엔 전부 무의미하게 되어 흩어질거란 걱정을 한다. 그런데 이게 참 웃기는 일이다.

100억년 뒤 미래에 자신의 작품이 있을지 어떨지를 걱정하는 꼴인데, 학자들이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호메로스의 서사시가 대략 4천년 전 정도 것이고, 더 나아가 이집트의 로제타석이라 불리는 것도 1만년도 채 되지 않은 것이다. 당장에 이요와의 이 노래는 5년도 되지 않았다.
(+ 율리시스도 200년도 안된 작품인데, 여기에 인생을 갖다 바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이런거 [졸라] 많다. 창작된지 얼마 역사가 깊지도 않았는데 인간 실존의 공허함과 불안함을 낭만과 감동으로 채워주는 것들 말이다.)

그러니까 우리의(-최소한 [나]는) 그 걱정은 - 너무나 우주적으로 비대한 호들갑이다!
그래서 그런 사실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애초에 쓸모가 없다.



칼 세이건은 저서 <코스모스>에서 [창백한 푸른 점] 사진으로, 지구라는 [공간]에서 [멀리 떨어져 보기]를 해 줌으로 하여, 우리가 우리 인생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즐거운 현재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요와도 [열이상]으로, 현재에서 [지극히 멀리 떨어진 미래]의 일을 보여줌으로 하여, 우리 현재의 세계를 크게 별 것 아닌 사건들의 뭉치들, 별 것 아니지만, 정말 즐겁고 소중한 것들을 볼 수 있게 해준것이다.

그러니 내가 이요와라는 이를 사랑할 수밖에.

그런 관점에서 이 노래는 어떻게 보면 <노래로 만들어진 시간에 관한 코스모스> 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죽은 변수로 되풀이 하는 - 변수는 당연히 죽어있다. 그것에 의미를 부여해서 그것을 살아있게 만드는 것은 [당신]이 해야할 일이다. 만약 당신이 의미를 부여한 [변수]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수 없이 움직인 (진동)]다면, 그러면 그건 [일천광년]을 넘어서도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낭만적인 일이다.

carpe diem!


세줄요약)

1. 이요와는 어떤 필연적 먼 미래의 우주 비극을 흥겨운 노래로 만들었다.

2. 그걸 반복해서 들으면 우리는 정말 즐거운 현재의 삶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3. 아다치 레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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