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은 우쭐대는 표정으로 쪼개며 저한테 걸어왔습니다. 우리가 정말 소문대로 끔찍한지, 코레히도르에서는 정말 밭에 무 뽑듯 군바리들을 찍어내냐고 물었죠. 그래서 저도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죠. “나는 평생 우주선에서만 살아서 밭을 본 적이 없어. 하지만 너처럼 쪼개는 놈들 배때기를 찢어놓는 일에는 도가 텄지.”

와일드캣 부대 찰스 케뇨이케 상병의 증언, 사건번호 BAPBM0903946에 대한 질의 과정에서. 이지스국 경찰서. 이브닝스타 궤도 정거장. 파라디소. 1차 공세.

“불량하게 면도하고 세상에 자기밖에 없는 양 돌아다니는 지저분한 군인을 보면 주의해라. 그건 아마 코레히도르 출신 병사일 테고, 너무 많은 싸움을 겪어서 남한테 신경쓸 정신 따위는 이미 좇도 남아있지 않은 진짜배기 상남자일 거다. 너희 제복에 달린 계급장은 당연히 쳐다보지도 않겠지.”

파라디소로 배정된 이지스국 초임 장교들을 위한 예비 교육에서.

“일일 브리핑이다. 우리의 암호 관리인들 중 하나가 납치돼 크립트 전체의 보안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지만 그를 구출하고 퉁구스카를 구할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 만에 하나 우리가 실패한다면 이 함선에 살아가는 모든 시민들의 생계는 그대로 끊기게 되겠지. 벌써부터 부담되나? 글쎄, 이건 그냥 평범한 화요일 아침일 뿐이다. 여기에서의 불금은 이번 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거든.”

니콜라이 스테랑코 대령, 드래그넷 작전국장. 일일 브리핑 회기. B-5번 회의실, 정확한 위치 불명. 센트럼. 퉁구스카.

“그놈들이 장비를 훔쳐대던 귀신의 목소리를 듣던 상관없다. 나는 예절 따위에 목숨거는 신사 나으리가 필요한 게 아니야. 내가 원하는 건 필요한 곳으로 가서 필요한 짓들을 할 터프한 씹새끼들이란 말이다.”

“멕시코 장군” 후안 사르미엔토. 코레히도르 밴딧 부대의 창설 목적을 밝히며. 코레히도르 관할사령부 2번 회의실. 프라에시디오. 코레히도르.

“자네는 바보로군. 자네는 노매드 특수작전팀을 생포하고 그들을 현장에서 처형하는 대신 격리실에 수감했네. 당연하게도 이제 그 포로들은 시설을 탈출해 파괴하고는 그 안에서 자네가 보호해야 할 기밀들을 훔쳐냈지. 대체 무슨 결과를 기대하고 그런 짓을 한 건가? 그 요원들은 적어도 몇 배는 거대한 상대와 맞서 싸워오면서 지금까지 끈질기게 살아남아온 자들이네. 그들은 빼어난 수완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공정한 싸움을 거는 법이 없지. 그들에게 작전을 진행할 시간을 주는 건 제국의 장교가 벌일 수 있는 최악의 실책일세. 그리고 물론 자네는 그런 실책을 아주 당당하게 범했지. 너무 걱정하지는 말게. 최고사령부는 금방 자네를 위한 적절한 위치를 찾아줄 걸세. 그곳에서라면 자네의 무능도 이번 같은 재앙을 불러오지 않겠지.”

손자. 줘신 대령과의 암호화 통신에서, 렁둥구 군사연구단지의 지휘관. 황디. 스발라헤이마.

“바닥에 드러누운 채 뱃속에서 게워낸 걸로 목이 막힐 때 너희들은 무슨 생각을 하나? 그렇게 맛이 간 상태로 누워있는데 너흴 때려눕힌 새끼들이 네 몸을 밟아대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지? 포기하지 않는 자만이 승리한다. 포기하는 자는 절대 이기지 못한다. 이게 앞으로 너희가 해야 할 생각이다. 우리 노매드 싸움꾼들의 트레이드마크인 비뚤어진 미소를 보여주고, 누운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 놈들의 아랫도리를 빠르고 호되게 후려갈기는 거지! 그렇게 싸우는 게 너희가 이곳에서 배울 것들이다. 너희가 배울 건 단순히 청소하고 땜질하는 법 뿐만이 아니다. 바로 이곳, 이 자리에서, 너희들은 진정한 코레히도르 정신을 배우게 될 거다.”

안토니오 롬바르도, 그린 유지보수팀의 교육 담당자. 초기 예비 교육 과정. 코레히도르.

“노매드 채광인들이 파업을 일으켰다? 그거 참 나쁜 소식이지. 온 사방에 깨진 머리랑 박살난 불알이 넘쳐날 테니까.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한 재앙도 없단 말이지. 나중에 그런 날벼락에 끼어들 일이 생긴다면 일단 총부터 갈기고 시작하는 게 좋을 거다.”

덩여우쉰 훈련교관, 바오 병단 소속. 쑤어짜이(所在) 금위대특수교련학교. 티에헝 섬. 쉬안종 군도. 유탕 행성. 유징.

“우리는 진보를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지금보다 더 발전시켜줄 과학과 기술의 힘을 믿습니다. 우리는 변화의 힘을 믿으며, 미지를 향한 탐구에는 위험이 따르지만 아름다움 또한 있습니다. 두려움은 결코 진보의 발걸음을 막아서는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퉁구스카 센트럼에서 열린 노매드 공동체 창립 회합에서 바쿠닌 대표단의 프락시스 대변인으로 참석한 푹스 박사의 연설 내용 중 일부.

“저희가 고안한 방어 시스템은 신학적 원리를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저와 제 자매들은 아라크네 네트워크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초기 기독교의 성인과 순교자들의 신경 패턴을 모방했습니다. 계율회의 관례에 따라 저희는 비합리적인 삼단논법과 신앙에 기반한 논리 시퀸스를 그대로 코드에 반영시키면서 이성보다는 신비주의에 가까운 언어를 만들어냈지요. 이건 알레프가 이해하기 어려운 종류의 언어고, 덕분에 아라크네는 지금까지 인공지능에 의한 전복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레버렌드 커스토디어 슈페리어 베레니스 폴리도로스, 정보방어기획개발부의 책임자. 노매드 군대 전략사령부.

“네가 무슨 곤경에 처했는지 알려주마. 너는 지금 군용 맬웨어 확산에 노출됐다. 우리가 말하는 동안에도 맞춤형 프로그램들이 네 갑옷 안의 군용 소프트웨어를 잠식하고 있지. 그 프로그램들은 내부 릴레이를 튕겨내고 실시간 링크를 통해 서버로 타고 올라가 네가 실행하려는 긴급 업데이트들을 빠짐없이 차단하고 있다. 네 갑옷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그래도 생명 유지 시스템은 당분간 켜져 있을 거다. 당분간은 말이지. 하지만 벗어나려 뭐든 해봐라. 칼의 성모님께 빌건데, 그 태그가 너의 관이 되기를.”

레버렌드 커스토디어 멜리나 쿠다스. 개인 통신 링크를 통해 전달됨. 중국어 관화로 실시간 번역: 실행중. 노매드 플랫폼 제나두의 광휘 방어전 도중. 새벽 인근 저궤도. 아리아드나 상업분쟁.

[ID_조이]: 몇 분만 좀 버텨봐, 뭔가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ID_브란 도 카스트로]: 지금 사방천지에 총알이 날라다니고 있다고! 뭔가 새로운 실험 같은 걸 해볼 시간은 없어!

[ID_조이]: 뭔소리를 하는 거야? 급진과학을 실험할 시간은 언제나 있어!

노매드 전술 채널을 통해 전달된 암호화 통신문. 외곽 식민지의 주식시장 폭동 당시 천왕성 궤도 정거장에서 수행된 진압 작전에서. 태양계.

“내 절친이 진상짓을 부린 건 진짜 미안해. 저 녀석은 꼬맹이였을 때부터 이래저래 치이고 살았거든. 알잖아, 보드빌 밑바닥 애들이 얼마나 힘들게 자라는지.”

조이, 브란 도 카스트로를 대신해 콩가 클럽의 문지기에게 사과하며. 바운서는 이해하고 사과를 받아줬지만 그날 저녁 둘은 고급 나이트클럽에 들어갈 수 없었다… 최소한 정문으로는 말이다.

“스벵갈리는 단순한 조폭 AI 따위가 아닙니다. 녀석은 범죄계의 왕이고, 아마 바쿠닌에 서식하는 권력에 중독된 킹핀 중에서도 가장 성공가도를 달리는 놈일 겁니다. 호의, 돈, 목숨, 뭐가 됐든 간에 놈에게 빚을 지지 않은 사람이 없지요. 놈을 잡으려 해봤자 그건 그냥 올림픽 수영장 만한 똥통에 뛰어드는 거랑 다를 게 없습니다. 여기에 더해 놈이 가지고 있는 돈이랑 인맥까지 생각하면 우리는 아마 녀석의 털끝도, 전선도, 여하튼 그 빌어처먹을 자식이 뭘 달고 있던 간에 조금도 건드리지 못할 겁니다.”

모더레이터 전경대 청장 J. 멀리건. 다프너 판흐라스 법무장과의 면담에서. 바쿠닌.

“너희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의 소중한 모듈에서 정말 좇같은 일이 벌어졌다. 누군가 검은 연구소에 침투해 거기에 있던 기술을, 바로 내 돈으로 개발 중이던 기술을 훔쳐갔다. 이 일을 벌인 건 내 사엘링들 중 하나인 C3rvant3s라는 배신자다. 놈은 녀석의 친구인 유명한 밀수업자의 도움을 받았다. 그러니까 모두들 잘 들어라. 나는 전쟁을 원하고, 충격을 원하고, 빌어먹을 존중을 원한다. 가장 먼저 나는 도둑맞은 기술을 원한다. 나는 산 채로 C3rvant3s를 잡아서 모두를 위한 본보기로 삼기를 원한다. 나는 마그노도 원하지만 생사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전까지 거리에 있는 모두가 공포에 떨기를 원한다. 분명하게 말해두는데, 너희가 얼마나 쓰레기 같은 수단을 사용하든 그건 모두 너희의 자유다. 내게 중요한 건 오직 결과 뿐이다. 내가 원하는 걸 가져온 사람에게는 엄청난 보상이 따라올 거다. 그러니 지금부터 그에 걸맞는 불꽃놀이를 기대하겠다.”

보드빌의 마피아 두목인 AI 스벵갈리의 전언. 해당 메시지는 바쿠닌의 모든 범죄 조직들에게로 전송되어 지렛목 거리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