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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낫의 평결 - 상

Antaonix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9.03 23: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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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신의 철권처럼 Absyrtus를 포위했다. 한 척 한 척이 행성을 초토화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회색 배들로 이루어진 함대는 행성의 방어 체계가 마치 그 자리에 존재하지조차 않는 것처럼 그것들을 뚫고 나아갔다. 궤도의 플랫폼들이 무의미하게 발사한 광선 무기들은 보이드 실드를 간신히 깜빡이게 만드는 정도였다. 신의 손은 경멸하는 듯이 플랫폼들을 박살 내 치워버렸다.

공격의 선두에는 전장 3킬로미터의 함선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네 번째 기수(Fourth Horseman)였다. 이 정도로 큰 우주선이 아직 강하하고 있어선 안 됐으나, 공격 바크선은 행성의 표면을 향하고 있었다. 함선이 중간권을 통과해 내려가는 동안 열 보호막이 이미 빨갛게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야만적이고, 무자비하며, 단호했다.

모타리온은 네 번째 기수의 함교에 서 있었고, 두 눈을 주 관측창으로 향한 채 아래의 흐릿한 구름이 갈라져 먹이가 시야에 드러나는 걸 기다리고 있었다.

“드랍 포드들이 발사됐습니다.” 통신 장교가 외쳤다. “스톰 이글이 발진합니다.”

모타리온은 이해했다는 뜻에서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명령을 내린 것은 그였고, 그의 데스 가드는 마치 모든 함선과 모든 군단원이 그의 신체가 확장된 존재인 것처럼 완벽하게 그의 명령에 복종했다. 아래를 향해 퍼부어지는 공격은 그가 휘두르는 낫이었다. 데스 가드는 그의 의지에 따라 생명을 부여받은 하나의 존재처럼 행동했다.

네 번째 기수가 소용돌이치는 구름을 뚫고 나아갔다. 거대한 함선이 하강하자, 갑판이 진동했다. 행성의 대기가 이글거리며 아다만틴으로 된 괴물을 밀어내려 저항했다. 바크선의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지만, 그것의 강하는 여전히 죽음의 일격이었다.

마치 패배한 듯, 구름이 갈라졌다. Temnis 도시가 한참 아래에 나타났다. 대포들이 접근하는 거인을 향해 포문을 열자 벽을 따라 희미한 섬광이 번쩍였다.

칼라스 타이폰이 프라이마크의 곁에서 말했다. “놈들이 저 대포들로 우리의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군요.”

“저건 전술이 아니라, 저항의 발버둥이다.” 모타리온이 말했다. “놈들의 주 방어군은 우리가 착륙한 뒤에, 근거리에서 덤벼 올 테지.”

“놈들의 마법 말이군요.” 타이폰이 조용히 말했다.

“놈들의 죄악이자, 놈들에게 내려질 사형 선고이니라.”

데스 가드가 Absyrtus를 제국에 순응시키라는 임무를 명 받았을 때, 모타리온은 차갑고 엄격한 분노를 품고서 행성의 환경 보고서가 담긴 자료 판을 검토했었다. 권력 계층의 마법사들이 통치하는 Absyrtus는 바르바루스의 메아리였다. 그곳의 환경은 혹독했고, 만일 그곳이 바르바루스만큼 유독하지 않다고 해도 이는 중대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것은 마법으로 인한 사람들의 노예화였다. 이는 인류의 가장 큰 고통이었다. 마법의 마지막 흔적마저 섬멸되는 날까지 은하계에 진정한 자유는 결코 없으리라.

해방은 죽음을 통해 찾아온다. Absyrtus를 손에 쥐고 있는 독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다른 인구 밀집 지역에선 무슨 통신이 나오는 중이지?” 모타리온이 외쳤다.

“저희가 경보 신호를 잡아내는 중입니다만, 조직적인 대응은 없는 듯합니다, 프라이마크 전하. 통신 대부분은 도움 요청과 지시를 내려달라는 요구입니다.”

모타리온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이는 그가 예상했던 대로였다. Temnis는 모든 면에서 Absyrtus의 중심지였다. “놈들의 중심부는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가 말했다. “중심 없이는, 모든 게 무너지리라.”

창을 통해 보이는 도시가 점차 선명해졌다. 도시의 정확한 윤곽은 지금껏 미지였다. 도시는 짙은 구름으로 감춰져 있었고, 정찰대의 보고는 몹시 불완전했다. 이제 도시는 모타리온의 시선에 노출돼있었다. 도시는 한 무리의 낮은 언덕 위에 세워져 있었다. 동쪽 구획에는 가장 큰 복합단지가 있었다. 행성의 Government는 거기에 있을 것이다.

이제 네 번째 기수가 어딜 칠지 결정할 때였다.

“심장부를 칩니까?” 타이폰이 물었다.

그게 그들이 갈라스파에서 한 일이었다. 바크선은 벌집을 가르고 들어오는 언월도처럼 주 하이브에 격돌했고, 병력을 그 안에 쏟아부어 불길로 저항을 정화했다. 만일 네 번째 기수가 언덕 위의 복합단지를 목표로 한다면, 함선은 소행성의 충돌과도 같은 충격으로 Government를 타격할 것이다.

갈라스파, 모타리온의 가장 뛰어난 승리. 그의 군단이 뭘 할 수 있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 뭘 할 것인지 그가 보여준 곳, 그리고 형제들로부터 따가운 힐책을 받은 정복. 그들은 1년 전 그곳에 있지 않았다. 그들은 그가 한 것처럼 전장을 읽지 못했다. 그들은 그가 한 것처럼 전쟁을 그토록 갑작스럽고 완전하게 끝내진 못했을 것이다. 그는 과거에 했던 것처럼 인정사정없이 싸움으로써, 수천억의 시민들을 교단의 폭정으로부터 해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그 눈빛. 그 눈빛이 지금도 그를 괴롭혔다.

갈라스파는 바르바루스가 아니었고, Absyrtus는 갈라스파가 아니었다. Temnis는 갈라스파의 여러 하이브 규모에 비하면 그 일부에 불과했다. 이곳의 방어는 그곳과 같은 수준 근처에도 미치지 못했다. 모타리온은 인류를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 여기에 왔다. 그는 정권을 파괴하기 위해 왔다. 그는 행성을 몰살시키려고 여기 온 게 아니었다.

네 번째 기수를 저 복합단지 위로 강하시키면 Absyrtus 방어의 중추는 즉시 부서질 것이다. 그러나 그 구획은 인구가 밀집돼있었다. 전 도시에서 건물이 가장 집중된 곳이었다. 학살은 전쟁에 반드시 따르는 법이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지,” 모타리온은 자신에게 속삭였다.

“프라이마크 전하?” 타이폰이 물었다.

모타리온은 그의 말을 무시했다. “저건 우주 항만이군.” 그가 복합단지의 서쪽 구역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것은 평평하고 포장돼있었으며 두 언덕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저기로 내려가자.” 그것은 가치 있는 전술적 목표였고, 시민들의 수도 희박할 터였다.

이걸로 충분하겠지, 모타리온은 생각했다. 그의 두 눈이 도시의 윤곽을 훑었다. 그는 드랍 포드들이 떨어질 벽 바깥의 자리를, 건쉽들이 병력을 내려놓기 전에 공격해 부술 안쪽의 병영들을, 그리고 네 번째 기수가 착륙할 우주 항만을 보았다. 충분하다 못해 과하겠군.

바크선은 지표면에 가까워짐에 따라 방향을 틀었고, Temnis의 모습이 창에서 사라졌다. 모타리온은 그 위의 비디오-피드로 시선을 돌렸다. Temnis가 정복자를 향해 질주하는 것처럼 보였다. 모타리온은 손을 뻗었다. 그의 손가락들이 먹이를 움켜쥐는 갈퀴발톱처럼 구부러졌다. 이것이 그가 도시를 손에 넣을 방도였다. 이것이 그가 과거에 도시를 손에 넣은 방도였다. 그의 명령이 실행됐을 때, 그는 보고가 배에 전달되기도 전에 모든 착륙 지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었다.

그는 드랍 포드들이 주 관문 밖에 내려오고 그의 군단원들이 방어선을 향해 일정하고 흔들림없이 행군하는 자리에 있었다. 그는 스톰 이글들의 벤전스 로켓 발사기가 병영들을 연기가 피어오르는 구덩이로 바꾸고, 착륙한 건쉽들이 또 다른 전사들의 파도를 해방하는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곳, 우주 항만에 우레와도 같은 굉음을 내며 착륙하는 네 번째 기수에 타고 있었다. 3㎞ 길이의 야수같은 배는 엔진의 강한 열기로 락크리트를 녹이고 과열된 선체로 Temnis의 연약한 함선들을 짓뭉갰다. 바크선의 거대한 포들이 우주 항만의 외곽으로부터 접근하는 전차들을 녹아내린 잔해로 바꾸었다.

“벽 위에 마법사들이 있습니다.” 통신 장교가 경고했다. “공간 왜곡이 보고됐습니다. 워프 탄환이 우리 병력을 때리는 중입니다.”

“놈들을 불태워버리도록.” 모타리온이 말했다. “전부 태워버려라.”

그는 그의 데스슈라우드 터미네이터들이 명령에 복종해 포스펙스 폭탄들을 벽으로 날리고 있다는 걸 현장에 있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그는 Temnis의 전 성곽을 따라 녹색의 불길이 기어 다니며 살점을 녹여 뼈에서 분리하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고통스럽든 간에 마술사들이 응당 받아야 할 것보다 더 자비로운 끝을 맞이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모타리온, 타이폰 그리고 1중대의 선두 대열이 바크선의 하선 램프 끝에 도달하기도 전에 분쟁은 끝났다.

“프라이마크 전하,” 통신 장교가 호출했다. “사격을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회선을 연결해라.” 모타리온이 차갑게 말했다. 갈라스파에서 그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형제들이 뭐라 생각하든 내버려 두었다. 그 전쟁을 수행하는 건 그였고, 그가 가장 잘 알았다. 그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는데 필요한 수단들을 취했었다.

그럼에도...그럼에도...아버지의 그 눈빛은...

그의 통신기가 귀속에서 치직거렸다. 이윽고 절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Absyrtus의 여왕 Cirkesce입니다. 저희는 당신께서 저희의 항복을 받아주시길 간청합니다. 어떤 조건이든 예외 없이 받아들이겠습니다. 사람들의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부디 사람들만은 살려주시길 바랍니다.”

모타리온은 망설였다. 그의 곁에서, 마찬가지로 메시지를 듣고 있던 타이폰이 몸을 약간 움직였다.

“도시 전역에서 적들이 무기를 내려놓는 중입니다.” 타이폰이 말했다. “적들이 항복했군요.”

“완전히,” 모타리온이 말했다. 여기는 갈라스파가 아니다. 교단이 휴전을 청했을 때, 그들의 목적은 자기들의 보신이었다. 이곳의 통치자는 그녀의 사람들을 위해 간청하고 있었다. 상황은 같지 않다. 전혀.

“계속합니까, 프라이마크 전하?” 타이폰이 물었다.

너는 뭐냐? 모타리온이 자신에게 물었다. 그의 본능은 적이 아무도 남지 않을 때까지 계속해서 전쟁을 추진하라고 말했다. 이곳의 Government는 마법을 사용했다. 사라져야만 했다. 이제 그 정권은 자발적으로 사라지려 하는 중이었다.

새로운 길이 모타리온의 앞에 열렸다. 이건 그가 지금껏 불가능할 거라 믿은 길이었다. 이건 로부테의 길일지도 모른다. 이는 분명히 불칸의 길일 것이다. 다만, 콘라드의 길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의 길 역시도 아니리라. 그러나 길은 여기에 열렸다. 싸울 대상은 아무도 없다. 적은 항복을 받아주길 청했다. 만일 그가 계속 전쟁을 추진한다면, 그는 무엇이 되겠는가?

“위대하신 분이여, 제 사람들을 살려주소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모타리온은 이를 악물었다. 그는 목소리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지휘 통신으로 채널을 전환한 뒤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사격 중지.” 그가 말했다. 그리고 그는 휘두르던 낫을 거뒀다.




군단원들이 왕궁 입구로 이어지는 거리의 양 가장자리를 따라 일렬로 늘어섰다. 건물은 네 번째 기수가 강하하는 동안 모타리온이 알아봤던 복합단지의 중심에 있었다. 왕궁은 거무스름한 석회암으로 지어졌고, 원형의 벽을 따라 백 미터마다 첨탑이 높게 솟아있었다. 석조물은 정교했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산성비에 의해 여기저기가 파먹힌 상태였고 아직도 수리돼있지 않았다.

모타리온은 타이폰 그리고 데스슈라우드 의장대와 함께 완만한 경사의 대로를 걸어 올라갔다. Absyrtus의 여왕이 궁전의 입구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은 활짝 열려있었고, 그녀는 혼자였다.

“왜 우리가 이 장소를 멀쩡히 내버려 둔 건지 전 이해가 안 됩니다.” 타이폰이 말했다.

“왜냐면 이곳을 부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모타리온이 그에게 말했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낯설게 느껴졌다. 그는 자신이 그 말을 정말로 믿는지 확신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이를 시험할 필요가 있었다.

“정말로 확신하십니까?” 타이폰이 마치 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물었다.

“어느 쪽으로든, 내가 의도한 바다.”

모타리온이 왕궁의 문으로 접근하자, 여왕이 몸을 낮추며 절을 했다.

“환영합니다, 모타리온 전하.” 그녀가 말했다. “이 집은 이제 당신의 것이니, 원하는 대로 하시기를. 전하께서 베풀어주신 자비에 대한 감사의 뜻에서, 제게 전하를 안내하는 영광을 허락해주십사 합니다.” 그녀의 태도에는 존중이 가득했으나, 모타리온이 다른 필멸자들로부터 받는 데 익숙해진 경외감은 조금에 불과했다. 마치 다른 무언가가 이미 그녀의 경외감을 차지한 것만 같았다. 그녀는 늙은 여인이었고, 그녀의 머리는 흰색이었으며, 주름의 섬세한 흔적이 그녀의 입술과 두 눈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인상이 강했고, 그녀의 두 눈은 짙은 색조의 녹색이었다. 그녀의 시선은 개방적이고 솔직했으며, 모타리온이 그녀를 보며 드러내는 명백한 혐오감은 괘념치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의 로브는 상대적으로 단순했다. 로브는 어두운 색깔이었으며 금실로 신비한 문양들이 수놓아져 있었다. 모타리온은 그것들을 본 순간 얼굴을 찌푸렸지만, 그녀는 최소한 무언가를 숨기진 않았다.

Cirkesce의 뒤로 보이는 왕궁의 현관 홀은 비어있었다. 완전한 항복으로 보였다. 그녀는 모타리온의 자비에 자신을 맡긴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자비가 조금이라도 남아있을지 아직 확신하지 못했다.

“좋다.” 그가 말했다. “안내해라.”

Cirkesce는 감사의 뜻에서 다시 절했다. 그런 다음 왕궁 안으로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 현관 홀을 지나, 그들은 시종들과 마주치기 시작했다. 모타리온은 그들을 면밀히 지켜보았다. 그들은 여왕의 존재에 주눅 들지 않았다. 그들을 겁먹게 하는 게 그라는 건 분명했다. 시종들은 불안해하며 Cirkesce를 향해 돌아섰다. 그녀는 시종들을 한 명씩 지나칠 때마다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줬다. 그녀는 마치 자기 전에 불안해하는 아이를 달래는 엄마처럼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계속 속삭였다. “모든 게 잘 될 거다, 모든 게 잘 될 거야.”

여기는 바르바루스가 아니다, 모타리온은 생각했다. 여긴 바르바루스가 전혀 아니야. 그는 타이폰을 흘깃 보았다. 퍼스트 캡틴은 투구를 계속 쓴 채 앞을 바라보며 무신경하게 걷고 있었다.

Cirkesce는 그들을 데리고 왕궁의 주요한 방들을 통과했다. 그녀는 그들에게 두 공간을 보여주며 특별히 주의를 기울였다. 한 곳은 의회장이었고, 지금은 비어있었다. 다른 곳은 예배당이었다. 그곳은 왕궁의 중심부에 있었고, 건물처럼 원형이었다. 그리고 왕궁 안에서 유일하게 전적인 보살핌을 받는 것으로 보이는 방이었다. 방의 중앙에는 제단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직사각형이었지만, 윤곽이 기이하게 휘어있었다. 마치 돌이 파도치듯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제단은 똑바로 쳐다보기 어려웠고, 시야의 가장자리에서 제단은 일그러지는 것처럼 보였다. 벽, 바닥 그리고 천장은 윤이 아는 검은 대리석으로 돼 있었고 Cirkesce의 로브에서 나온 듯한 룬들이 은으로 새겨져 있었다.

“이곳은 저희가 의식을 치르는 곳입니다.” 여왕이 말했다.

“더는 없다.” 모타리온이 말했다. “굴종의 조항은 전달받았느냐?”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수락하겠느냐?”

“수락합니다.”

“너도 이해하겠지만 제국에 이런 의식이 존재할 자리는 없다.”

“이해합니다.”

“네 사람들은 더 이상 마법에 따른 통치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녀가 다시 동의하기 전에 아주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이 방은 파괴될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이해했습니다.”

의식의 전당은 왕궁의 가장 낮은 층에 존재했다. 여왕은 이제 그들을 가장 위층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계단으로 안내했다.

“사람들이 모타리온 전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Cirkesce가 말했다.

그녀는 넓고 공허한 방을 지나 거대한 광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발코니로 그들을 데려갔다. 이곳에 모타리온이 앞서 들었던 군중이 모여있었다. Temnis의 시민 수만 명이 모여 불안에 찬 얼굴로 발코니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Cirkesce가 앞으로 걸어 나왔고, 그녀가 감사의 함성으로 환영받은 순간 모타리온은 Absyrtus의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관계가 바르바루스의 것과 진정으로, 전적으로 다르다는 걸 보았다.

“두려워 말라!” Cirkesce가 군중들을 향해 외쳤다. “모든 게 잘 될 것이다. 너희는 두려워했으나, 이제 두려움을 놓아라. 전쟁은 끝났고, 평화가 돌아왔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인류 제국 안에서 우리의 자리를 갖게 됐다. 우리가 정복당했다고 생각하지 마라. 우리는 잘못된 싸움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두 팔을 벌려 우리의 새 운명을 환영해야 마땅하니, 지금부터 그리 하자! 모든 게 잘 될 것이다! 모든 게 잘 되리라!”

그녀는 모타리온에게 앞으로 나와달라고 청했다. 그는 수천 명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그들은 흠모의 눈으로 여왕을 응시한 후, 차례차례 희망을 품은 눈으로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지금까지 누구도 그런 눈으로 그를 쳐다본 적은 없었다. 그는 마치 자신이 사칭자가 된 듯한 묘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이 가식이 Absyrtus의 사람들을 향한 것인가 혹은 자신을 향한 것인가 확신하지 못했다.






모타리온은 수 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똑같은 문제에 의문을 품고 있었다. 뒤에 데스슈라우드들을 세워둔 채, 그와 타이폰은 평화와 통합을 축하하는 자리의 귀빈으로서 왕궁 연회장의 돌의자에 앉아있었다. 그는 이 자리에 참석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이 이런 의식을 필요로 한다는 걸 이해했지만, 그는 그런 필요를 공유하지 못했고 행사의 떠들썩함과 경망스러운 참석자들을 싫어했다. 그는 여왕의 반대편에 앉아있었다.

밤은 연이은 연설로 구성됐고, 각 연설은 앞의 연설보다 길어졌다. 모든 연설은 똑같이 사대적인 주제의 단조로운 변형일 뿐이었다. 연설이 계속될수록, 모타리온은 그가 보여준 자비에 대한 사람들의 감사와 Absyrtus 행정부의 완전한 충성 및 복종을 확인했다. Cirkesce는 종종 모타리온과 눈을 마주치며 지지의 미소를 보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연설자들에게로 다시 시선을 향했고 미소는 어버이의 인자한 미소로 변했다.

이 자들의 노예 근성, 그리고 완전한 항복은 모타리온을 짜증 나게 했다. 이들은 너무나도 나약해 보였고, 이들이 약간의 위협이라도 가했었다는 걸 상상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저들은 정말로 싸웠어. 저들은 노력이 소용없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 저항할 준비가 돼 있었지. 저들은 우리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았고, 즉시 항복했어. 저들을 영리하다고 봐야 하는가 아니면 비겁하다고 봐야 하는가? 어느 쪽이든, 그는 저들이 열변을 덜 토하길 원했다.

타이폰은 조금도 기뻐 보이지 않았다. 그는 모타리온의 우측에 앉은 채, 단호하게 침묵을 지키며 음식과 술을 언짢음과 체념이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자, 이게 우리가 구한 거군요.” 그는 오로지 모타리온에게만 들리도록 조용히 말했다.

“더 큰 대가를 치르고 행성을 복종시키는 게 더 나았느냐?”

타이폰은 어깨를 으쓱했다. “이게 우리라 할 수 있습니까?” 그가 물었다.

“우리는 우리의 목적에 따라 형태를 갖춰야만 하고, 반대로 돼선 안 된다.” 모타리온이 말했다. 그 말은 거짓처럼 울렸다. 그는 많은 형제가 받아들였을, 그리고 아버지가 그를 위해 선택했을 거라고 믿는 길을 따라 내려가고 있었다. 다만, 그는 자신의 걸음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앞에 놓인 길은 불분명했다.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의 목적은 인류의 해방이다.” 그 점은, 최소한, 그가 확신할 수 있었다. “죽음이 해방의 유일한 형태는 아니야.”


“그렇죠.” 타이폰이 수긍했다. “하지만 그게 만약 우리가 받아들인 형태라면 어찌 됩니까?”

모타리온은 잠시 생각에 잠겼고, 그런 다음 고개를 저었다. 그는 타이폰에게 줄 좋은 답을 갖고 있지 않았다.

“우리가 구한 게 뭐죠?” 타이폰이 물었다. “우리가 그 답을 알긴 합니까?”

“오늘 밤 알아볼 생각이다.” 모타리온이 그에게 말했다. “이 도시의 거리를 걷겠다. 이곳의 진정한 본질을 배울 것이다.”

“펄그림 전하와 길리먼 전하처럼 말이죠.”

“아니. 녀석들과는 다르다. 녀석들은 내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게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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