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동차 정비 취업 관련하여 정보를 얻고자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여기까지 왔네요.

저는 서른 중반 경기도(화성)에 살고 있는 부목사입니다.

목사를 그만두고 자동차 정비를 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해서 신앙심으로 시작하여 20대를 보내고 목사가 되어 서른 중반이 되었네요. 

지금은 많이 지쳐서 목사를 그만두고 싶은 상황입니다.

▶그만두는 이유는 여러가지인데요.

1.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큽니다.

정비하시는 분들이 손님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많은 고충을 겪고 계신 걸로 압니다. 목사도 비슷합니다. 겉모습만 좋아보이지, 실제로는 성도님들이 헌금을 내고 교회에 다니시기 때문에 목사를 볼 때 우리가 헌금해서 먹여살리는 직업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봅니다. 물론 대부분의 성도님들은 착하십니다. 정비도 그렇지 않나요? 99명의 착한 손님이 있어도 1-2명의 진상 때문에 멘탈 나가는 거요. 목사도 비슷합니다.

2. 출근 시간이 새벽 5시입니다. (퇴근 저녁 6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새벽기도가 있는데 이중 4번 이상 필참해야 합니다. 어떤 교회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모든 요일에 새벽예배가 있어요. 이런 곳은 탈주가 심합니다.

3. 매주 금요일은 야근

새벽 5시 출근해서 밤 11시 이후에 퇴근합니다. 저녁 9시부터 금요철야예배라는 게 있어서 10시 30분쯤 끝나고, 정리 후 집 가면 밤 11시 넘습니다.

4. 주 6.5일 일합니다.

왜 주 6.5일이냐면 저희는 월요일에 쉬는데 월요일 새벽예배를 5시까지 가야 합니다. 새벽예배를 참석할 뿐만 아니라 설교까지 해야 하기에, 일요일에 퇴근 후 새벽예배 설교문을 2-3시간에 걸쳐서 작성해야 합니다. (일요일 퇴근시간 저녁 8시, 애기 씻기고 설교 쓰고 자려고 누우면 밤 12시)

월 3시간 근무

화~목 13시간 근무 (13*3=39시간)

금 18시간 근무

토 8시간 근무

일 12시간 근무 = 28일 동안 320시간 근무.

5. 대체 휴일이 없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이 한글날인데요. 목사는 월요일이 쉬는 날입니다. 이렇게 원래 휴무일과 공휴일이 겹치면 휴무가 날라갑니다. 화요일에 대체 휴일로 쉬고 그런 게 없어요. 다른 직종들 대체 휴일로 쉴 때 현타 씨게 오더라고요. 이번 추석 명절도 월요일에 대체 휴일이었고, 화요일에는 개천절이었습니다. 월요일 대체 휴일은 원래 쉬는 날이어서 쉬었고 개천절은 공휴일이라 쉬었습니다. 그렇지만 월요일 대체 휴일은 그걸로 사라집니다.

이 모든 걸 다 하고 8년차 월급은 한달에 250만원 입니다. 만 7년 근무했습니다. 종교인(부목사)이기 때문에 근로계약서 따위는 없고 언제든 짐 쌀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야근수당, 초과근무수당 같은 건 당연히 없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이렇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갈려나가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못 버티겠습니다.

▶정비를 하고 싶은 이유

제 적성과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인적성검사 등을 해보면 제 적성은 정비쪽으로 1순위로 나오더라구요. 손으로 하는 것 좋아하고, 문과보다는 이공계가 저에게 더 맞습니다. 학교 다닐 때 점수도 이과(수학, 과학)쪽이 더 잘 나왔었구요. 자동차정비기능사 자격증 있고, 코로나 때 전문대 자동차과 야간 다니다가 중퇴했습니다. (졸업까지 쭉 다니고 싶었으나 당시 자녀가 너무 어려 육아를 도와야 해서 어쩔 수가 없었네요.)

올해 말에 교회 사임하고 정비쪽으로 취업하려고 합니다.

주변에 수입차 서비스센터(벤츠, BMW, 포드링컨, 아우디 등)에 지원해서 붙으면 너무 좋겠다 생각하고 있고요.

만약 아무리 지원해도 계속 떨어지면 집 근처에 새로 생긴 수입 트럭 공업사(6베이 시설)에 취업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 5일 9시-6시 근무이고 세전 월 250만원 준다고 하네요. 

1. 수입승용차 서비스센터 붙을 때까지 도전할까요? 

2. 수입 트럭 공업사 신입으로 들어가서 월 250만원 받을까요?

3. 아니면 목사 계속 할까요

정비인 분들의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