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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망상썰9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21.190) 2018.10.30 09:30:02
조회 452 추천 3 댓글 2


아침에 눈을 뜨고 부터 시작된 둘만의 어두침침한 기류는, 실은 공연을 위한 암묵적인 사인이었다. 종종 주변사람 눈치보게 만든다는 저 까탈스러움을 굳이 닮겠다는건 아니지만, 무대위 2분 30초를 위해 오늘만큼은 냉랭해지는 것을 택한 영우다. 재하에게 따로 이리하겠다 말을 한건 아니지만 그는 프로니까 이해해줄것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 두 사람 왜 저래?

아침 리허설부터 생방시작을 앞두고 열심히 준비중인 지금까지, 오직 두 사람 사이에서만 흐르는 묘한 싸늘함을 눈치채고 걱정하는 지원에게 저것을 두고 소위 강박증, 혹은 지랄병이라. 저런 병에 옮으면 허준이 환생해도 답이 없으니 쳐다도 보지말라 일갈을 날리는 은미였다.


그래, 이렇게까지 지랄을 하는데 못해내면 답이 없지.
이렇게 렌즈도 맞췄는데.


거울속 회색빛 노란 눈동자를 마주 노려보는 영우. 서늘하게 번뜩이는 안광이 무척 마음에 든다.



- 오늘 이겨서 깔끔하게 끝낼라니까. 파이팅하자, 응?  

어깨를 툭 치며 씩 웃는 진호의 말에 이기면 좋죠, 하고 웃어넘겼지만, 애써 다잡은 마음은 악의없는 한마디에 맥없이 무너지려 하고 있었다.

- 자. 다들 즐기자! 화이팅!

기가막히게도, 이런 타이밍에 팀원들을 불러 손을 한데 모으는 재하.
그는 여전히 영우를 보지않는다.
다만 하얀 손 위를 덮어오는 크고 따스한 손이 약해빠진 마음을 붙잡는다.
그래. 어디한번 실컷 물어뜯어보자고.
우리는, 분명 잘할거라고.



오프닝무대가 끝나고 개인분장을 하면서도 여전히 정리되지 않는 어지러운 마음에 눈을 감고 있는 영우를 현성이 흔들어깨운다.

- 김영우. 뭐하냐?

좀전까지만 해도 검투사복장이었던것 같은데,  군데 군데 피로 얼룩진 옷에 빤히 보는 사륜안이라니.
4D 뺨치는 생생한 좀비의 몰골에 영우는 저도 모르게 흠칫 몸을 뒤로뺐다.

- 뭐야, 벌써 끝났냐?
- 머리속에 지우개들었냐? 들어온지가 언젠데.

아, 쟤네 졌지 참.
그러고보니 앞선 무대들은 볼 생각도 못한채 그저 승패의 여부만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현재 스코어 2:0 . 우승을 향해 들떴던 처음과는 달리 대기실 분위기는 조금 무겁게 가라앉아있었다.

- 저거 끝나면 니차례야. 대기하래.
- 재하형은?
- 방금 나갔어. 무대뒤쪽에. 잘하고 와 임마.

팀원들의 응원을 받으며 무대뒤로 향하자 피로 붉게 물든 눈으로 무대를 응시하는 재하가 있었다.

서로에게 첫눈에 반하고 열렬히 사랑하다 집안의 반대로 인해 비극을 맞이하는, 진부하기 그지없는 신파극이, 유치해서 거들떠도 안봤던 저 이야기가, 왜 지금에서야 마음을 저리게 만드는걸까.

댄스스포츠를 추는 로미오와 현대무용수 줄리엣의 애절한 감성에 영우의 눈에선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고 갑자기 흘러내린 눈물에 당황한 영우는 황급히 옆을 보았다. 다행히 재하의 시선은 무대를 향해 있었다.

- 이재하김영우팀. 20초 남았습니다.

서로에게 완벽히 녹아들었던 상대팀의 무대도 어느덧 끝이 났다.
눈물을 훔치며 마음을 다잡은 영우는 고개를 숙인채 무대로 향했다. 재하와는 아무런 눈빛도, 어떠한 말도 주고받지 않았다.
무대로 올라선 지금 이 순간부터 2분 30초간, 둘은 적이다.


[하얗게 차오른 보름달을 가린 시린안개속, 어두운 안개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뱀파이어가 먹잇감을 찾아 피에 굶주린 붉은 눈을 빛낸다.
수풀을 헤치며 어슬렁거리던 늑대인간은 제앞에 서 있는 저 창백한 인간에게서 강한 살욕을 느끼고 달려든다. 목을 물어뜯으려는 뱀파이어를 집어던지고, 널부러진 몸뚱이를 향해 거칠게 달려드는 늑대한마리. 목을 옥죄어오는 적을 노려보는 둘의 눈에선 엄청난 살기가 뿜어져 나온다.
일촉즉발의 순간, 달을 가리던 어두운 안개가 걷히고 잠들어있던 야수의 본능이 폭발한다. ]


거침없는 영우의 파워무브와 재하의 날카롭고 섬세한 춤선, 그리고 두사람의 살벌한 감정선에 지켜보는 모든 이들은 감탄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늘 생글거리며 웃던 막내도, 서글서글하니 사람좋은 맏형도 거기엔 없었다.
오직 피에 굶주려 적의 목을 노리는 뱀파이어와, 그런 그를 찢어죽이려는 늑대인간이 있을 뿐이었다.


[물어 뜯으며 집어던져도 좀처럼 쓰러지지 않는 늑대인간의 숨통을 끊기위해 뱀파이어는 그를 벼랑으로 유인하고, 늑대인간 역시 이곳에서 적을 끝내기 위해 뱀파이어를 몰아간다. 살기를 번뜩이며 서로의 목을 옥죄는 그 순간,  서늘한 달빛이 지고 태양이 뜨기 시작한다. 그 빛에 삼켜지듯 사라지는 둘.]

쏟아지는 빛배경 앞에서 흐트러짐없이  이어지던 감정선은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나서야 끝이났다.
꿈을 꾸는듯 멍하니 서 있던 영우를 깨운건 자신을 보며 환히 웃는 붉게젖어든 눈이었고, 그 미소에 영우는 비로소 함께 웃을수 있었다.


2분 30초간의 치열한 혈투의 끝은, 캐릭터속에 완벽히 녹아든 최고의 무대라는 극찬과 99.7이라는 역대최고점수. 그리고 재하의 앞에 다가온, 어쩌면 슬픈결말을 맺지 않을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이었다.


영우의 바람때문이었을까.
이제부터 뒤집으면 된다며 다시 들뜨던 분위기도 잠시뿐.
재하영우의 트와일라잇, 은미진호지원의 천녀유혼을 제외한 준비한 모든 무대는 아주 근소한 차로 패했다.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중한은 드디어 설욕을 했다며 팀원들과 함께 사자후를 외쳤고, 재하는 가라앉은 팀원들을 위로하며 다음번에 무조건 이겨보자 파이팅을 외쳤다.

팀원들에겐 미안했지만, 영우는 내심 기뻐했다.
연습내내 자신을 괴롭혔던 위험한 사심을 참아냈고, 재하에겐 숨겨왔지만 불쑥불쑥 치고 올라왔던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온전히 떨쳤으며,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무엇보다도 재하와 함께일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지 않았으니까. 그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행복했다.물론 재하가 느낀 작은 희망을 영우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계속 이래도 될까...
재하영우 못놓고 여기서 이렇게 엉뚱하게 썰풀고 있는 나년이란... 후우...  미친게야... 글도 개떡같고...
민폐라면 조용히 나가라고 싸인을 주셈ㅜㅜ
혼자 메모장에 끼적거릴게 흑...
눈치는 밥 말아먹은 나년이라...
결론. 이번 생은 현망진창.  답이읍다 답이읍어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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