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자주 들르는 추리 관련 블로그가 있는데, 그 블로그의 블로거가 극찬한 시리즈다. 그 블로거는 작품 평점을 짜게 주는 편인데, (5점 만점 기준으로 2.5점 이상을 받는 작품이 드물다) 이 시리즈는 각각 2.5점, 3.5점을 받았다. 나 같은 경우는 각각 8점, 9점 (10점 만점 기준)을 주고싶다. 이 시리즈는 '사쿠라 신부의 사건노트'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는데, 국내에는 <영광관 살인사건>, <고도관 살인사건> 두 편이 출간되었다. 제목대로 '사쿠라 소이치로'라는 신부가 탐정 역을 맡고 있으며, 두 편 모두 '토코요다 마나미'라는 캐릭터가 사건과 소이치로 신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를 의식한 것으로 보이며, 특정 저택에서 일어나는 사건, 특히 밀실 트릭이 핵심인 사건을 다룬다.

대저택 '영광관'의 주인 '토코요다 코우스케'가 살해당한다. 이는 그의 장녀인 '리츠코'의 결혼식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었는데, 그가 살해당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리츠코의 약혼자 '토쿠다 토오루'까지 살해당한다.

영광관에 거주하는 토코요다 가문은 가족끼리 불화가 상당히 심했는데, 이 때문에 사건 이후 실종된 리츠코와 이미 5년 전부터 실종된 상태였던 리츠코의 아버지 '켄스케'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그런데 경찰 조사로 켄스케는 몇 년 전에 이미 사망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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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관 살인사건>에 비하면 약하지만 전체적인 플롯과 트릭이 수준급이다. 알리바이 조작 트릭이 사건의 핵심을 이룬다.

이치노세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외딴 섬 '고모라'. 그곳에 있는 '고도관'에 '이치노세 카오리'의 초대를 받고 7명의 손님들이 모여든다. 그러나 카오리는 섬의 냉동실 안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그녀의 쌍둥이 여동생인 '사오리'라는 여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지만 그녀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손님들은 악천후로 인해 섬에 고립되고, '요한계시록'에 따라 한 명씩 차례대로 살해되는 끔찍한 살인극이 시작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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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떠오르는 플롯, 일반적인 만화라면 두 권은 나왔을 350쪽이라는 분량이 인상적이다. 상당히 치밀한 플롯과 인상적인 트릭으로 흠잡을 곳 없이 사건을 진행시켜 나가는데, 클래식하면서도 약간은 그로테스크한 그림체까지 도와주기 때문에 분위기가 엄청나게 무섭다. <소년탐정 김전일> 초기의 강렬하면서도 오싹한 그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 다 읽고나면 상당히 찝찝한 그 느낌마저 비슷하다.

두 작품 모두 만화 오리지널이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완성도 높은 플롯과 트릭을 갖추고 있는데, '글' 대신 '원작'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봐서는 아마 원작 소설이 따로 있고 그 소설을 그대로 만화로 옮긴 것이 아닌가 싶다. 안타깝게도 이 시리즈는 국내에 이 두 작품이 출간된 것이 전부고, 구글링을 해봐도 작가나 원작에 대한 정보는 얻을 수가 없다. 정말정말 아쉬운 상황이다. 추리 마니아라면 이 두 권이라도 꼭 구해서 읽어봤으면 한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작품의 대략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내용 사진을 하나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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