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일곱 가지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단편집인데, 각각의 사건은 억울하게 범인이라는 누명을 쓴 피해자가 존재한다.

각각의 단편에서는 작가가 한 명씩 등장하는데, 작가가 자신의 추리소설에 심취해 있는 순간, '아귀'라는 수수께끼의 인물이 나타나

작가의 소설에는 결함이 있다고 지적한다. '아귀'라는 인물은 도대체 누구인지, 그리고 왜 이러한 일을 벌이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사실 본인은 현실의 사건을 문학으로 끌고오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문학과 현실은 100% 일치하지 않을 뿐더러, 각각에 대해 토론하는 기준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작품을 읽고나서 문학이 현실과 상호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감옥 생활을 했던 한 분이 떠올랐다. 

작가는 특별하게도 책 첫장에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을 따로 수록했는데, 그 서문에서 한국과 대만은 여러가지가 닮았다고 말한다.

내가 저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을 보면 이 말이 틀리지 않는 듯 하다.

미스터리적인 측면에서는 조금 아쉽고, 작품 중간중간에 소설 그 자체보다 '소설 작법 안내서'가 된 듯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작품은 한 발 더 나아간 측면이 있다. 현실의 사건을 있는 그대로 소설로 옮기기보다는 작가의 재해석을 바탕으로한 

개고 과정을 거쳤고, 단편 하나하나마다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보인다. 여태껏 읽어보지 못한 독특한 형식의 작품인데,

국내에서도 이런 작품이 나온다면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을 듯 하다.

점수 : ★★★★★★★★☆☆ (8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