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5 '다른 부분이 강화된 인간 여섯 명을 모아 하나의 몸으로 합성할 수 있다면 어떨까!'

문장에서 시체 토막, 몸 바꿔치기 트릭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다.

초반 점성술, 연금술 씹소리 씨부리는 부분은 흥미롭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진입장벽같았다. 특히 일본 지리 파트.

탐정 미타라이가 괜히 전화번호부를 읽은 거 같다고 말한 게 아니다.

피해자는 마네킹 알몸보고 현실 여자한테 보지털 있다는 사실에 충격받은 새끼 ㅋㅋㅋㅋㅋ

게다가 딸한테 성욕 느끼는 근친충 ㅋㅋㅋ 씹 ㅋㅋㅋㅋ

사실 본인이 쓴게 아니었다...

탐정이 살해 현장에 있거나 직접 찾아가는 타 소설과는 다르게 한참 지난(40년 전) 사건을 친구와 잡담하듯이 추리해나간다.

용의자들에겐 알리바이가 확실하고, 또한 운전면허도 드물던 1930년대에, 머나먼 장소들에다 시신들을 유기하는 난제.

피해자도 많고, 각자 발견된 위치, 순서, 관련 금속까지 합세하니 그저 미타라이쇼를 구경하기만 했다.

그러나 일남충 분지로의 고백으로 정액의 출처가 갑자기 밝혀졌다. 게다가 이놈이 시체유기 실행범 ㅋㅋㅋㅋㅋ

이렇게 뜬금없이 상황이 반전되는 건 마음에 안 들었다. 복선조차 없었는걸.

미타라이가 신랄하게 홈스를 까는 부분은 재밌었다. 어찌보면 탐정의 신과 같은 존재인데도.

p.281은 두가지 부분이 건질만 했는데

1. 너는 여성이라면 죄다 꿍꿍이가 있다 생각하나보네. 실례잖아 그거./

여자라면 극단적으로 얌전하고 정숙한 인형이어야 한다고 믿는 남자들보다 실례일까?

이 티키타카가 재밌었고

2. 천명에 하나쯤은 훌륭한 여성도 있을거야. 자신의 손익만이 아니라 다른사람의 이익을 고려하는.

이게 아마 분지로를 미인계로 낚은 가즈에를 의미하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 부분은 결국 어머니(다에)를 생각한 가짜 가즈에(도키코)를 암시하니 맞는 말이긴 했다.

교토에서 주인공과 미타라이는 따로따로 행동하며 헤이이치를 추적한다.

미타라이는 마지막날 말그대로 쌩쑈를 하고선 갑자기 범인을 알았다며 튀어버린다.

그리고 느닷없는 작가의 도전장.(p.405)

이미 독자한테는 다 단서를 줬다네???

주인공의 말대로 난 기초도 모르는 주제에 대학강의에 간 꼴이었다.(p.419)

두번째 도전장(p.435)

작가의 말에 의하면 범인은 여러분이 잘 아는 인물이며 이미 등장까지 시켜놨다고 한다.

나도 무지를 인정하며 주인공같이 하룻밤 더 기다리는 심정으로 뒷장을 넘길 수 밖에 없었다.

시체 토막 트릭이 맞았고, 누구나 다 풀 수 있다고 말한 작가의 말이 납득 갔다.

그냥 얼굴이 발견되지 않은 년이 범인이었으니. 내가 개허접이었다.

범인의 심리나 동기를 범인 자신의 편지를 통해 진솔하고 담백히 서술하고,

마지막엔 점성술 관련 언급으로 떡밥을 회수하며 마무리 짓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중간에 주인공의 뻘짓을 빙자한 교토 관광 때문에 상당히 읽기 뻑뻑했다.

작가가 일부러 쓸데없는 분량을 넣어서 함정을 파고 독자들을 방해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