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바카미스 계열 미번역 작품 중에서 꽤 유명하다고(?) 들어서 원서로 접할 기회가 있어 읽어보았다.

근데 다 읽고는 허... 이걸 진짜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범인이나 동기에 초점을 맞춘 작품은 아니고, 스토리도 특별할 게 없다

복수에 미친 토리우미라는 젊은 화가가 흑조관과 백조관에 초대된 원한이 있는 남녀들을 차례로 살해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흑조관과 백조관 사이에는 커다란 골짜기가 있어 물리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절대 왕래할 수가 없다

초능력을 상정하여 날아다니거나 유령처럼 공간이동(?)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이상...

그런데 토리우미는 피해자가 있는 밀실에 홀연히 나타나 범행을 저지르지 않나 단 몇 분 만에 흑조관에서 백조관으로 갑툭튀하지 않나 (흉기도 텔레포트한다)

작가는 이러한 불가능 연속밀실살인 상황을 거듭해 보여주면서 트릭이 뭘까? 하고 광역 어그로를 시전하며 독자에게 맞혀보라 한다

이 작품은 트릭이 알파에서 오메가를 차지하는, 트릭 빼면 시체인 작품이라니 스리슬쩍 도전해봤으나... 와...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진짜 상상을 뛰어넘는 듣도 보도 못한 트릭이었다

근데 참 이 메인 트릭이...

누군가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뻔뻔하다라고 표현했는데 같은 심정이었다

진짜 이런 테마(?)를 앞세우고 이런 걸(?) 트릭이랍시고 독자에게 들이대는 작가의 악취미(?)에는 어이없음의 임계를 넘어 감탄이 나왔다

트릭을 알고 앞 내용을 다시 읽어보면 실소가 나올 지경이다 (실제로 트릭을 알고 다시 사건을 재구성해보면 웃길 수도 있다)

아무튼 트릭의 임펙트로만 따지면 바카미스다운 전무후무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마다 소지의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보다 트릭의 압도력은 이 작품을 한 수 위로 치고 싶다

트릭 하나만을 보고 집요할 정도로 복선을 깔아 놓은 작가의 장인정신(?)도 어이가 없었고... (작품 시작부터 집요하게 복선을 심는다)

절대 다수가 좋아할 만한 작품은 아니다. 까놓고 말해서 불호가 훨씬 앞설 것 같은 느낌이다

다만 트릭의 임펙트 하나만을 두고 바카미스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 특성 상 번역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참... 무슨 약 먹고 이런 걸 다 쓰셨어요?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