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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스포!) <모더니즘 탐정단> 미공개 장면 1

BloodDriv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15 19:35:21
조회 163 추천 8 댓글 1
														

 


보호사들은 누구보다 마초적인 집단이었다. 단합과 위계질서로 똘똘 뭉쳐 있으며 강인한 육체와 정신을 추구했다. 엄격하고 거친 병동 업무에 단련된 보호사들은 군복만 입지 않은 해병대나 다름없었다. 혼자서 기 싸움으로 수십 명의 정신질환을 앓는 환우들을 통제하거나 물리적인 제압이 필요한 경우도 있었기에 그들은 필연적으로 강해져야만 했다.

그동안 시립 수용소의 온갖 고된 업무로 인해 쌓인 스트레스와 갑작스레 실직자가 됐다는 현실이 분노가 되어 도시를 위협하는 무법자들로 타락시켰다.

그런 보호사들의 리더 막신과 한 남자가 타인들의 눈을 피해 만났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부둣가의 어느 창고 안에서 둘은 마주했다. 안 그래도 보호사들의 폭력적인 행위로 인해 경찰들에게 쫓기던 막신이었지만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겠다는 그 남자의 제안을 거절하기 힘들었다.

계층 간의 연대를 추구하는 사회주의 단체에 소속된 그와 일자리를 잃고 거리에서 마구잡이로 폭력을 행사하던 보호사들은 접점이 없는 관계였다. 다행히 보호사들의 리더 막신과 그 남자의 뜬금없는 인연에 대해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우리들이 퇴직금이나 실업 수당도 제대로 못 받고 쫓겨났단 말이지?”

남자의 긴 설명을 묵묵히 듣고 있던 막신이 확인하듯 물었다.

. 믿기 어렵겠지만 이 모든 게 사실입니다.”

막신은 혼란스러웠다. 그의 말이 거짓말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전부터 짐작하고 있었다. 다른 보호사들도 시립 수용소가 석연찮다고 느꼈다. 시립 수용소에서 근무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거론했을 만큼 소문이 나돌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시립 수용소의 비밀 구역에 관한 구체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그로 인해 보호사들이 모조리 쫓겨났다는 것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제가 알려드린 그곳입니다. 대강 아시겠죠?”

거기라면 기억하지. 원래 병동 환자들의 작업 치료를 목적으로 쓰이려다가 지방 선거가 끝난 후 예산 문제로 계획이 무산됐다고 들었는데.”

예산은 충분했습니다. 다른 일에 쓰여서 문제였죠.”

막신의 표정이 굳어졌다. 앞뒤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참고로 철문은 굳게 잠기거나 누군가가 지키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니 제가 알려드린 비밀 통로를 통해 몰래 잠입해서 그곳을 장악해야 합니다.”

그가 알려준 계획을 머릿속으로 곱씹으며 막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다시 시립 수용소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최소한 보호사들을 내쫓은 이들에게 복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렇게 종이에 휘갈긴 시립 수용소의 음모와 이를 타개할 내용을 훑어보며 잠시 고민하던 막신이 수상하다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런데 말이야, 어째서 그곳의 직원이던 우리보다 어떻게 자네가 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거지?”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신세를 진 적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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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 탐정단> 후속작 퇴고 작업하다가 멘탈 나가서 방황하던 중 갑자기 떠올라 공개하는 미공개 장면 1


원래 <모더니즘 탐정단>을 처음 계약하려고 했던 출판사 측에서 성 소수자 탄압 장면을 모조리 삭제해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수정 작업 중간에 출판사 폐업으로 실패했지만)


문제는 성 소수자들이 보호사 집단과 싸우는 장면을 통해 몇몇 조연이 친해지는 계기가 되는데 그 장면을 다 드러내면 소설 진행이 어려워진 상황이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3. 해바라기가 고개 숙인 여름> 파트에서 성소수자 탄압 장면을 죄다 삭제하고 전반적인 수위 높은 표현들을 모두 뜯어 고쳤다.


본래 시립 수용소에서 쫓겨난 막신 일행의 직업도 보호사 대신 물리치료사였으나 이 또한 직업 비하 논란이 생길까봐 바꿔야 했고.


실제로 작가가 보호사 일을 잠깐 해본 경험도 있고 그쪽에 대해 살짝 아는 편인지라 쫓겨난 보호사들의 과격한 묘사는 허락받을 수 있었다.


사실 <모더니즘 탐정단>이 출판사에 투고할 때마다 수정본이 조금씩 바뀌었는데 (정확히 몇 개였는지 작가조차 혼란스러울 만큼 수정본이 꽤 많다)


본래 소설책 400페이지가량 되는 분량이 지금의 320페이지 분량으로 줄이면서 삭제된 문장이나 장면, 수정된 단어나 문구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지금 공개한 판본은 앞에서 밝힌 성소수자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출판사 측에 보내려고 내용의 일부를 수정한 판본이다.


마침 수정하면서 막신 일행이 적절한 타이밍에 제임스를 돕는 장면의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터라


최종 수정본으로 출간된 판본에선 MY가 성소수자 집단을 공격하라고 막신 일행에게 알려주는 장면을


시립 수용소의 음모를 알려주고 그쪽을 치라고 해서 제임스 일행을 우연히 돕는 형식으로 처리했었다.


당시 출판사 측의 피드백과 요구대로 쓰다보니 어쩔 수 없이 바뀐 장면이었으나


출판사 폐업으로 새 출판사를 알아보면서 그때는 내가 바랐던 지금의 <모더니즘 탐정단> 출간 내용대로 바뀐 거다.


결국 그 과정에서 추가 장면으로 넣었던 몇몇 파트를 다시 삭제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결론은 뭐냐고?


퇴고는 어렵다.


투고는 더 어렵다.


추가로 이상형은 무조건 출판사 직원이다. 출판사 찾기는 더더 어렵다.


이외에도 삭제된 초기 판본의 장면들을 공개하고 싶긴 한데 지금 보면 수위가 심하게 높거나 실존인물이 언급된 장면들이 있어서 넘어간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작가 이재야는 절대 차별주의자가 아니다. 성소수자를 혐오하지도 않는다.


이전에 원고를 부탁하셨던 출판사 측에도 억울해서 하소연할 정도로 서러웠다.


반응에 따라 미공개 장면 2를 공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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