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초반 부분 수기가 너무 내 취향이었음. 약간 변태싸이코적인 게 살육도 생각나고.... 이런 류의 소설 또 없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그러나 추갤에 올라온 다른 리뷰들을 찾아보니 수기 부분 호불호가 상당히 많이 갈리길래 놀랐음. 개인적으로 몰입도 굉장했고 재미있어서 읽기 수월했음.

수기는 재미있었지만 좌표 부분에서 턱 막힘. 읽어야 하는 걸 아는데도 읽기가 싫어져서 두 줄 정도 읽고 마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음. 결국 대충 읽고 넘기니 분지로 수기 등장.
솔직히 미타라이랑 주인공이 추리한답시고 떠들어대는 파트보다 인물들의 감정과 생각이 그대로 드러나고 자신의 행위를 세세히 설명하였던 헤이키치와 분지로의 수기, 범인의 편지 부분이 훨씬 더 흥미로웠고 잘 읽혔음.

사실 초반 수기에서 마네킹과 도키코 얘기 나올 때부터 뭔가 있다고 예상했고, 다에의 염낭 가게 어쩌구 할 때도 범인에 대해 대충 눈치를 깠음. 그러나 단순히 다른 시체를 대역으로 썼다고만 생각했지 아조트 기법으로 시체 하나 더 늘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 했어서 지폐 얘기 나오자마자 헉 했음. 아쉬운 게 있다면 미타라이가 설명을 너무 질질 끄는 바람에 핵심 트릭 제외 나머지는 대충 다 눈치를 까버려서 싱거웠음. 그리고 다들 왜 이렇게 긴지 모르겠다고 하는 주인공의 뻘짓 교토 여행기도 나름 재미있었음. ㅋㅋㅋㅋㅋㅋ

트릭 알고 있어도 읽기 괜찮은 소설인 듯함. 트릭이 다라고 평가되지만, 난 그렇게 생각 안 함.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듯. 안 읽히는 부분은 대충 스루해도 문제없어서 뭐.... 암튼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