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고 의견임)

읽고 나서 의문이 들었다.

"나는 정말 추리소설을 좋아하나?"

(비교적 최신인) 특수설정 미스터리에 대한 메타 추리소설이란 아이디어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건의 진상에 이르는 완벽한 논리가 하나 이상일 수도 있다는 점도 흔히 볼 수 없는 방식이라 좀 놀라웠다.

하지만 읽는 내내 너무 재미가 없었다. 솔직히 이 정도로 평면적인 캐릭터에 진부하기 짝이없는 관계설정, 1차원 적인 대사나 형편 없는 상황 전개를 읽고 있으면 이건 좀 너무 한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이 정도 수준의 글쓰기 실력이라면 이야기라는 것은 다 빼고 이 놀라운 아이디어를 수학적 기호로 나열하는게 나을 것 같다.

추리소설에서 문학성이 필요한가는 몇 십년 전부터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문학성이 '교훈'이나 '의미'가 아니라 '이야기의 즐거움'이라면 나는 이쪽을 지지하기로 했다. 나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것이었고, '풀고 싶은 게' 아니라 '읽고 싶다.' 이건 본격이냐 사회파냐의 문제는 아닌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