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요시 리카코의 '성모'와 미치오 슈스케의 '섀도우'에 대한 스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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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요시 리카코의 '성모'와 미치오 슈스케의 '섀도우'를 읽었는데, 둘다 결말이 잘 예측되지 않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어.

성모는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연상할 '그 소설'과 유사한 시점들로 사건을 그리고 있고, 

섀도우는 각 챕터별로 다른 이들의 시점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지. 

얼핏 보면 비슷한 방식의 전개로 보이긴 하지만, 성모의 트릭은 거의 반칙 수준이라고 생각해. 

'그 소설'을 예전에 읽었기에 어떤 방식으로 뒷통수를 칠지 머릿속에서 자잘한 가설을 세우면서 읽었고

그중에는 정답과 가까운 것도 있었거든. 중반부쯤 읽었을 때 그 가설을 떠올리고 처음으로 돌아가 찬찬히 살펴봤는데,

적어도 호나미 시점에서는 4인 가족이라는 묘사가 전혀 없고 '딸'과 '가오루'의 혼용이 그다지 부자연스럽지 않았기에 폐기했었단 말야.

그래놓고 조금의 복선도 없이 이런 결말을 내버리는건.. 반전을 위한 반전이라고밖에는 생각이 안들더라.

반면에 섀도우는, 여러 인물의 시점을 (거의) 시간순으로 교차하며 독자의 생각을 한 곳으로 유도하는데, 이게 굉장히 자연스러워서 속을 수 밖에 없었어. 

분명 가모 요이치로가 수상하긴 한데, 막상 요이치로의 시점에서는 굉장히 정상적으로 서술되기에 이중인격인가 싶었지. 그리고 결말에서 제대로 놀랐고.

적어도 앞에서 복선들이 꽤 나왔는데, 작가가 의도적으로 사실과 다른 관점으로 읽게 했기 때문에 그다지 반칙같다는 느낌은 덜했어.

독자에게 특정한 정보들을 숨겨서 미스디렉션을 일으킨다는 점은 두 소설이 비슷한데,

성모는 아예 정보를 누락하고 마지막에만 제공해서 혼란을 주었고

섀도우는 정보를 보여주는 척하면서 중요한 정보만 숨겨서 등장인물의 의도를 의심하게 했다는 게 다른 점으로 생각돼.

그리고 그 차이점이 결말까지 읽은 후 만족감의 차이로 나타났고.

둘다 분명 좋은 작품이었고, 정말 재미있게 읽었지만 성모는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