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가 1996년에 쓴 명탐정의 규칙은 일반적인 추리소설이 아니다.

작중인물이 독자에게 말을 거는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다.

잘 알려진 본격추리소설의 핵심들을 나열하면서 추리소설계 전반에 걸친 풍자를 하고 있다.

그러니까 추리소설을 많이 읽은 독자라면 본격추리소설 시스템을 제시하는데 흥미가 있겠지.

하지만 추리소설을 별로 읽지 않는 독자라면 이게 뭔가하는 느낌이 든다.

일본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끌어서 히가시노 게이고가 오랜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는 계기였다고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데뷔작 방과 후를 내놓은 후 전업작가가 되었지만 10년 넘게 슬럼프였다.

내가 방과 후 이후 작품들을 읽어봐도 재미가 없고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맛이 안산다.

근데 그는 이 긴 슬럼프 기간동안 놀고 지낸건 아니고 추리소설 전반을 분석한거 같다.

그래서 본격을 탈피해서 사회파로 돌아서고 자신만의 특유한 필력을 만들어낸 듯 하다.

그런 그의 추리소설 분석이 종합된 책이 명탐정의 규칙이겠지.

엄청 재미난 소설은 아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터닝포인트라는 점에서 읽을 만 하다.

물론 이것도 히가시노 게이고 팬에게만 해당되는 말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