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

1. 흥미로운 소재
관심 있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낙탐부는 특수설정 미스터리임
'사람을 두 명 이상 죽이면 지옥으로 데려가는 천사'가 어느 날 갑자기 지구에 강림했다는 설정인데
묘사를 보면 아무리 봐도 천사보단 악마새끼임

살인자를 지옥으로 보내는 천사라는 설정도 흥미롭고 또 그 천사가 기괴한 모습인 게 인상깊었음
정말 이 설정 하나가 다해먹는 소설

소설의 전개나 소재에 대한 접근 방식 등에서 이 설정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한 티가 나서 좋았음

2. 공들인 서사
미스터리 고인물들은 알겠지만 본격, 특히 그중에서도 클로즈드 써클은 이야기 구조가 정형적인 경우가 많음
사실상 소설보다는 300쪽짜리 멘사퀴즈 같은 느낌으로... 등장인물들이 수학문제 속 철수 영희랑 별 다를 바 없는 경우가 종종 있지

그런 면에서 낙탐부는 탐정 역의 주인공에게 꽤 공을 들인 편임
개인적으로 아무리 추리 소설이라고 해도 트릭 말고 나머지에 너무 신경 안 쓴 소설들은 별로 안 좋아해서 낙탐부는 여기에 점수를 주고 싶음



단점

1. 긴장감이 없음
저 멋진 소재를 가지고 놀라울 정도로 서스펜스가 느껴지지 않음
반전도.. 아니 반전이랄 게 있나
너무 반전에만 집착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이렇게까지 충격이 없는 것도 좀...
예상이 가능하다 불가능하다의 문제가 아니라
내 추리와는 별개로 정말 누가 범인이든 놀랍지 않았음 그냥 소설 자체가 긴장이 안 됨...

2. 너무 공들인 서사
이건 장점으로도 뽑았지만 동시에 단점이기도 함
너무 탐정 이야기에 신경을 많이 써서 늘어짐
휴먼 감동 드라마로서는 좋겠지만 본격 미스터리로서는 좀 적당히 쳐낼 필요도 있지 않았나 싶음

게다가 주인공한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보여주기 위해서 과거랑 현재를 번갈아가면서 보여주는데 이게 호불호가 좀 갈릴듯

3. 평이한 트릭
가장 중요한 트릭이 애매함
트릭이 별로라거나 말도 안 된다거나 하는 건 아님
오히려 너무 상식적임
저런 말도 안 되는 소재를 가져와놓고 정작 사건 자체는 평범한 클로즈드 써클이랑 다를 게 없음

물론 사건 자체가 특수설정 없이는 성립하지 않긴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 설정을 잘 살렸냐?하면 그건 아닌듯
좋았던 부분도 있긴 한데 전체적으로 좀 아쉬움

별개로 소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은 아님 그냥 충격적인 소재에 비해 사건이 밋밋하다는 것뿐


총평
천사가 다 해먹는 소설

차기작이 나온다면 읽어볼 거 같긴 한데 개인적으로 크게 기대는 안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