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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스포有] [낙원은 탐정의 부재] 후기 - 시인장의 스포도 있음.

프로베니우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3.06 21:20:22
조회 364 추천 8 댓글 0
														


제목에도 썼지만, 스포가 있으니 주의할 것.

결말, 범인 등 모조리 다 쓸 거임.

그리고 [시인장의 살인] 스포도 포함되어 있음. 시인장 스포를 원하지 않으면 읽지 말아줘.


[간략 소개]

천사의 존재와 사람을 두 명 이상 죽이면 무조건 지옥행이라는 특수 설정을 가미한 클로즈드 서클류 미스터리


여러모로 화제가 된 책인데, 읽어보니 그럴만한 책이라고 생각함.

특수설정 미스터리라는 점이 요즘 추미스 트렌드에 잘 맞기도 하고,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작품인 것 같음.

책 다 읽은지 5분도 안 되서 후기를 자세하게 적을 수 있을 것 같어.


[문체, 문장]

내가 이쪽은 잘 신경 안써서 특별한 느낌은 못 받았음.

원래 라이토노벨 쓰던 양반이라 그런가, 문장이 가볍고 빠르게 잘 읽힘. 아마 고전으로 추미스에 입문한 사람들은 이 점을 마음에

안 들어 할 것 같은데, 나처럼 아리스가와, 아야츠지 같은 일본 작가들로 추미스 시작한 사람들은 괜찮을 거임.

그렇다고 시인장이나 영매탐정 조즈카처럼 노골적(의도적?)으로 라이트하게 쓰인 작품은 아님. 그냥 평범한 일본산 추미스인데

약간 가볍다? 정도.


[주인공 서사]

주인공 서사가 너무 긺. 다른 갤럼 리뷰에서도 지적된 부분인데, 주인공 서사를 너무 질질 끌음. 그리고 사건 수사 중간에 과거 회상을 집어넣어서

현재 벌어진 사건에 오롯이 집중하기가 힘듦. 사건에 대해 생각해보려 하면 과거 회상이 튀어나와서 흐름을 끊어먹음.


[탐정에 대한 과한 고뇌]

일단 주인공 직업이 탐정이라는 것이 좀 신선했음. 보통 탐정 역 맡는 캐릭터들은 직업이 따로 있음. 형사, 기자, 과학자, 소설사, 학생 등. 근데, 탐정소설 주인공 직업이 탐정이라는 게 무진장 직구 같은 느낌이라 오히려 재밌었음. 근데 탐정에 대해 너무 이상적인? 과한 고뇌가 느껴짐. 사실 탐정이란 게 어찌보면 경찰이나 검사의 하위호환이잖아. 그래서 작중 인물들이 너무 탐정, 탐정 노래 부르는 게 좀 어색하게 느껴졌음. 물론 나중에 가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긴 하지. 요리사도 그렇고, 의사도 그렇고 모두 주인공(탐정)한테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받고 영향을 받은 인물들이니까. 그런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탐정을 너무 과하게 띄워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음.


[트릭]

트릭들이 전체적으로 수수함. 수수하지만 특수설정을 잘 활용해서 마음에 들었음. 갠적으로 천사를 '쌓는다'는 발상이 재밌었음. 천사를 쌓는다니.

근데 이건 [시인장 살인]의 엘리베이터 트릭과 유사하다고 느껴졌음. [시인장]에서 시체를 엘리베이터에 놓아서 좀비를 유인, 모인 좀비들의 무게로 인한 하중 초과로 엘리베이터를 잠깐 멈추었다가 좀비가 떠나면 엘리베이터가 다시 움직이게 하는 트릭이 있음. [낙원]에서는 설탕을 우물에 놓아서 천사를 유인, 쌓인 천사들의 높이로 피해자를 살아있는 상태로 우물 상층부에 잠시 머물게 하다가 천사들이 떠나면 시체가 우물 바닥으로 떨어지게 하는 트릭이 있음. 갠적으로 상당히 유사하다고 느껴졌음. 둘 다 특수한 존재(시인장은 좀비, 낙원은 천사)의 습성(좀비는 시체를 감염시키기 위해 물어 뜯음, 천사는 설탕을 좋아함)이 일시적(좀비는 시체를 감염시키는 게 목적이므로 적당히 물어 뜯다가 가버림, 천사는 설탕을 좋아하지만 30분 정도 지나면 가버림)이라는 것을 활용한 트릭임.여담으로 특수설정 미스터리의 경우, 열에 아홉은 특수설정을 써먹다가 뇌절하는데 이 책은 그러지 않아서 좋은 평가를 받는 거 같음. 갠적으로 좀 더 뇌절했어도 좋았을 거라 생각함.


[간절함 부족]

내가 이 책에서 제일 별로라고 생각하는 부분. 아무리 특수설정으로 포장했다고 해도 알맹이는 범인 찾는 본격물인데, 탐정도 범인도 간절해보이지 않음. 나는 본격물의 묘미가 탐정과 범인의 간절함에 있다고 생각함. 탐정은 쓰레기 같은 범인을 잡고 싶어 하고, 범인은 어떻게든 안 잡히려고 대가리 빠개져라 고민하고.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그런 간절함이 느껴지지 않았음. 그 결과 긴장감도 자연스레 없어지는데, 크게 세 가지 원인이 있음. 첫 째는 살해당한 피해자들이 대놓고 비호감이라는 것. 둘 째는 주변인물 서사의 빈약한 것. 셋 째는 범인이 애당초 자살할 생각이라 범행 과정이 촘촘하지 못하다는 것. 일단 피해자들이 너무 쓰레기들이라 범인이 별로 나빠보이지 않음. 오히려 잘 죽였네~라는 생각마저 듦. 그래서 '탐정 vs. 범인' 구도 보다는 '탐정 vs. 피해자', '피해자 vs. 피해자', '피해자 vs. 범인'의 구도가 더 부각됨. 이 책이 사회파 노선을 탔으면 이게 큰 단점은 아닐텐데, 본격 노선을 타면서 이런 구도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거 같음. 주변 인물 서사의 빈약함은 주인공 서사에 너무 힘을 쓰다보니 자연스럽게 초래된 것 같음. 이 책을 읽다보면 어떻게 죽였을까는 관심이 있어도 누가 범인인지는 크게 관심이 안 감. 메이드가 범인이든, 집사가 범인이든, 기자가 범인이든 어느 쪽도 놀라울 거 같지 않았음. 실제로 메이드가 범인이라는 게 밝혀질 때도 놀랍다기보다는 '그래 그렇구나~'라는 반응이었음. 의사가 범인이었으면 약간 놀랍기는 했을 텐데, 스토리 흐름 상 의사가 범인일 가능성이 매우 낮았음. 클로즈드 서클에서 의사가 범인이면 사망시각 같은 거 속일 수 있으니 탐정이 추리할 수가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세 번째가 가장 치명적인데, 범인이 자살할 거였기 때문에 증거 숨기기에 공을 안 들임. 어차피 죽을 거니까 ㅇㅇ. 피해자를 죽이려는 간절함은 있는데, 탐정으로부터 도망가려는 간절함은 일절 없음. 탐정이 진실을 밝히기를 범인도 바람. 범인이 너무 착하니까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치밀하기보다는 느슨하게 느껴짐.


[에필로그]

내가 이 책에서 두 번째로 별로라고 생각하는 부분. 내가 반전충이라 그럴 수도 있는데, 에필로그가 사족처럼 느껴졌음. 메이드가 범인이라는 게 밝혀지고 자살한 시점에서 책이 한 30페이지? 정도 남아. 나같은 반전충, 마야 유타카충들은 이 남은 페이지를 보면 '아직 개쩌는 한 방이 남아있겠지?', '반전으로 내 대가리를 깨주겠지?'라고 생각함. 근데 정말로 에플로그스러운 내용이 나와서 김이 샜음. '천국의 존재'나 '천사의 정체'같은 걸로 뇌절 한 번 해주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안 그러더라. 근데 그랬으면 지금처럼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 할 것 같어.



[여담]


1. 히모리 모모오라길래 분홍머리 누님 여캐 생각했는데, 기자 아버지였더라. 모모오가 남자 이름이었구나.

2. 그리고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평면도에서 문 열리는 방향이 중요하게 쓰인다는 점이 [시인장의 살인]과

많이 겹쳐 보였음. 작중에 천사 전시실만 문 열리는 방향이 바깥쪽이라, 문 고리를 총이랑 연결하면 문을 여는 놈이 총을 쏘개 된다~ 뭐 이런

얘기가 나옴. 시인장에서는 이웃한 두 방의 문 여는 방향 때문에 문을 동시에 열면 두 사람이 서로를 못 본다~ 이런 식의 얘기가 나옴.

둘의 공통점은 문 여는 방향에 대한 정보가 소설 본문에는 거의 없고 오로지 평면도로만 제시된다는 점임. 내가 이런 식의 트릭을

시인장을 통해 처음 접한 후로 평면도 나오면 무조건 문 여는 방향부터 체크함. 그래서 이 책의 평면도를 보고 전시실에서 뭔가 있겠구나~라는

걸 알 수 있었음. 물론 구체적인 내용은 하나도 예측 못함. 그냥 뭔가 있겠지~라고 생각만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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