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그 무렵 누군가는 8편의 각기 다른 단편을 모아놓은 단편집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단편집 중에서 스토리가 이어지는 단편집도 있는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다 읽고 난 소감은 작가가 그동안 쌓인 습작들을 한꺼번에 발표했다는 정도였다.

"아빠, 안녕"이란 단편은 부인이 죽었는데 그 영혼이 딸의 몸 속으로 들어갔다는 설정이다.

비밀하고 똑같은 설정 정도가 아니라 비밀을 쓰기 전에 습작해본 게 확실하다.

"명탐정의 퇴장"은 작가가 명탐정의 규칙을 집필하는 계기가 된 작품이라고 한다.

다른 6편의 작품들은 장편으로 발전시키지는 않았지만 드라마로 각색된 적은 있다.

"레이코와 레이코", "수수께끼가 가득", "20년만에 지킨 약속", "재생 마술의 여인"

이 4편은 후지TV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미스터리즈란 미니시리즈로 방영되었다고 한다.

드라마화가 될 정도니까 아주 수준이 떨어지는 작품들은 아니란거지.

내가 주목한 점은 "아빠, 안녕"이나 "명탐정의 퇴장"을 쓴 이후 작가의 놀라운 필력향상이다.

"아빠, 안녕"이 비밀이 되고 "명탐정의 퇴장"이 명탐정의 규칙이 되는 과정에는 도약이 있다.

장편으로 바꿔서 쓸 때 즈음에는 작가의 필력이 도약이라고 할 만큼 크게 발전되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번 읽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