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감 메그레 (시즌1)

평점: 60점

조르주 심농의 추리소설 메그레 시리즈를 드라마로 만들었다. 주연은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로완 앳킨슨이 맡았다. 미스터 빈 이미지가 강해서 진중한 메그레 경감을 연기 하는게 괜찮을까 싶었는데, 아주 훌륭하게 해냈다. 하지만 배우의 연기와는 별개로, 드라마는 내 취향과 안 맞았다. 원작의 메그레는 다른 추리 소설 주인공들과는 다르게 평범한 사람이란 점을 무기로 삼았는데, 드라마 버전에선 평범하다 못해 약간 모지란 느낌까지 받았다. 너무 답답했다. 범인을 특정하는건 번뜩이는 추리가 아니라 발로 뛰는 수사다. 마지막 즈음에 메그레가 심리분석을 통해 용의자의 자백을 유도하는데, 그 심리 분석이란 것도 비약이 너무 심해서 포와로나 밴스의 그것 보다 못했다.

나는 추리물 중에서도 본격 추리 장르를 좋아한다. 그 본격 추리 안에서도, 먼치킨 천재 주인공이 난해한 퍼즐을 명쾌한 논리로 술술 푸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메그레 시리즈는 원작도 드라마도 그런게 아니다. 나이 든 형사의 휴먼 드라마에 가깝다. 그래서 나랑은 잘 안 맞다고 느꼈다. 그래도 로완 앳킨슨의 연기와, 1950년대 프랑스를 훌륭하게 재현 한 제작진의 성의를 봐 60점으로 책정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