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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일본의 본격추리소설 신작을 읽을 때 생각하면서 읽으면 좋은 포인트앱에서 작성

ㅇㅇ(126.182) 2022.09.21 18:56:32
조회 654 추천 13 댓글 1
														

특히 본격추리대상이나 본격추리랭킹 몇 위 등등 수상경력이 화려한 작품들을 읽을 때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읽는 게 좋다

1. 탐정 행위의 당위성
 즉 어째서 경찰이 아닌 사람이 탐정 행위를 해야만 하는 가에 대한 설명

2. 경찰력의 배제
 즉 어째서 경찰의 과학수사는 이 사건에 개입할 수 없는가 혹은 최소한의 개입만 허락되는가에 대한 설명

3. 왜 범인은 범죄를 저질러야 했는가
 범죄의 동기를 말하는 게 아니라, 그런 동기가 있다한들 왜 이런 상황에서, 이런 타이밍에 범죄를 저질러야 했는가

그리고 이런 요소들이 어떻게 작품의 중심 소재와 연결되어 있는가

예시를 들어서 가볍게 설명해보자. 예시로 본격추리대상과 본격추리랭킹 1위를 차지했지만 본격추리라는 측면에서 의견이 많이 갈리는 시인장의 살인과 흑뢰성들 들어보겠다.




아래 시인장의 살인, 흑뢰성 스포





예를들어 경찰의 개입을 배제하는 방법에 있어서, 시인장은 좀비사태를 이용했다. 단순히 주인공들이 갇힌 공간만이 아니라, 그보다 더 대규모의 공간에서도 좀비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란을 설정하면서 주인공들의 고립을 심화시킨다. 흑뢰성은 중세 일본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이용한다. 그러면서도 반역을 일으켜 농성 중이라는 성 안을 배경으로 하여 고립을 심화시킨다

탐정은 왜, 그것도 저러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굳이 탐정행위를 해야 하는가. 시인장은 이 점에서 살기 위해서라는 명쾌한 답을 내놓는다. 범인이 좀비를 이용해서 살인을 하기 때문에 좀비로부터 안전하기 위해서는 좀비를 안전지대 안으로 침입시키는 누군가를 찾아내야한다. 동시에 ‘명탐정이 죽음을 부르는 사신 아닌가‘ 하는 추리 장르의 오랜 농담을 탐정 개인의 경험과 트라우마에 결부시키는 제법 뻔뻔한 설정을 보여준다. 흑뢰성은 철저히 전국시대의 다이묘적인 가치관에서 바라는 질서를 위해서다. 죽어야 하는, 죽어도 되는, 죽어도 상관없는 사람들의 죽음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질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두려움이 탐정 행위의 당위성이 된다.

범인은 그렇다면 굳이 왜, 이런 상황 이런 타이밍에 범죄를 저질러야 하는가. 시인장의 살인은 이 점에서도 아주 대담하다. 좀비 사태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좀비 사태 때문에 해야하는, 아니 하고싶은 최고의 살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흑뢰성 역시 모든 사건을 관통하는 흑막의 동기는 오다 노부나가에게 저항해 농성을 하는 세력이기에 가능하고, 원하고, 필요한 것이다. 이 때가 아니면 안 되는 것이다. 흑뢰성은 여기서 한층 더 나아가 흑막의 동기와 탐정의 동기가 교차하고 충돌하는 전개를 보여준다. 이 지점이 바로 흑뢰성이 현대 본격 미스터리적인 주제를 다루는 절정의 순간이라 할 수 있다.

현대의 본격 미스터리계에서 가장 높이 평가받는 지점은 바로 이런 것들, 말하자면 당위성의 문제이다. 독자가 탐정과 함께 두뇌놀이를 할 수 있는가? 상상도 못 할 트릭과 충격적인 결말이 있는가? 이러한 요소들은 현대 본격에서 생각보다 중요하게 여겨지지는 않는다. 냉정하게 말해 이런 걸 철저하게 지키는 작가는 한줌도 안 되며 그나마도 요즘 유행과는 거리가 멀다. 신본격 이래 후기 퀸적인 문제를 통해 제기 된 당위성이란 주제들은 마야 유타카같은 별종의 관심사란 틀을 벗어나, 이제는 거의 모든 본격 추리 작가들의 공통 주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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