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전 90년대에는 거금이었던 1천만원 걸고 열었던 김내성 추리문학상

딱 3번하고 없어졌는데 1회 당선작이 바로 <저린 손끝>이고

2회 당선작이 이승영의 <미스코리아 살인사건>

3회 당선작이 임사라의 <사랑할 때, 그리고 죽을 때>

저린손끝 >사랑할 때 그리고 죽을 때 > 미스코리아 살인사건 순으로 우수함

갤이나 다른 곳에서 한국 추리소설 추천할 때 저린 손끝 뒤의 두작품은 추천하지 않는 게 당연했음

이번글은 가장 떨어지는 미스코리아 살인사건

굳이 읽을 필요는 없으니까 스포일러까지 포함해서 설명하면

나이먹고 후배 미스코리아들 후원인 노릇하는 전직 미스코리아가 유력 국회의원하고 불륜하다 파파라치한테 사진 찍히고

파파라치가 이걸 빌미로 새로 당선된 미스코리아를 자기한테 데려오라고 협박하니까 애들 더럽힐 수 없다면서 자기 손으로 죽여버리는

존나 미친 동기로 벌어지는 살인극임

현직, 전직 미스코리아 진 2명이 저런 이유로 살해되는데 동기 자체가 납득이 안감

상간하는 남성이 유력 국회의원이면 걍 걔 빽을 써서 파묻어버리면 되잖아?

동기도 그렇고, 작품내 인물들의 언행을 보면 딱 과거 한국 순문학에서도 보여지던 여성의 순결에 대한 족쇄.

남자는 몸을 어떻게 굴리든 상관없지만 여자는 몸도 마음도 순결해야 된다는 인식이 묻어나옴

90년대인거 감안하고 추리만 좋으면 넘어갈 수 있는데 추리나 트릭 자체가 그렇게 특출나지 못 함

그리고 동기가 내가 아끼는 애들을 순결을 망가뜨릴수 없어 차라리 내손으로 죽인다인데 작품속 범인의 트릭은

너무나 악랄함.

두번째 희생자는 납치해서 코뼈를 통째로 깎아내서 미스코리아 얼굴을 돼지처럼 망가뜨린 다음 약물로 투여해서 뇌까지 망가뜨려

백치로 만든 다음 살해해서 호텔에 알몸으로 던져놓는데 이 수법이랑 저 동기가 매치가 됨?

게다가 심사위원 평에도 언급이 되지만 아가사 크리스티를 대놓고 따라함

크리스티 소설에 포와로가 관련자들 싹 모아놓고 추리쇼하는 방식을 형사들이 나와서 수사하는 작품에 별 생각없이 집어넣어버림

시중 진중하던 수사반장이 갑자기 사회자 빙의해서 극적인 말투로 추리쇼 진행자 역을 하는 데선 실소만 나오더라

전개는 작위적이고, 매력있는 캐릭터는 없고, 대화문은 뻣뻣함. 하다못해 90년대 한국 추리소설 대다수처럼 야하지도 않아

작가 이력을 보면 중학교 중퇴하고 10년간 독학으로 추리소설 수업했다고 하는데

학교든, 직장이든 사회생활 전혀 안하고 방에서 추리소설만 읽은 티가 너무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