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Vs Vampires

평점: 95점

DC 코믹스의 할로윈 특집.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뱀파이어가 주제다. 전반부는 저스티스 리그 멤버 중 한명이 뱀파이어고, 세계 제일의 명탐정인 배트맨이 그게 누군지 추리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우리 중 스파이가 있어"류의 이야기인 셈이다. 도서 추리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범인이 누구인지는 1화부터 나온다. 하지만 배트맨이 어떻게 단서를 수집하고 용의선상을 좁혀 가는지 보는게 상당히 재밌다. 범인을 특정하는 추리가 상당히 좋다. 히어로 코믹스인데도 꽤 깔끔하고 논리적인 추리가 나왔다. '겐자키 히루코' 시리즈 같은 느낌이랄까. 배트맨의 추리를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궁금하면 한번 드래그 해서 봐도 괜찮을 것이다.

피해자의 뼈는 지구 상의 그 어떤 광물보다 단단하다. 그런데 범인은 어떻게 피해자의 몸을 잘랐을까. 슈퍼맨 같이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가 한 짓은 아니다. 왜냐면 이건 손으로 잡아 뜯은 흔적이 아니라 날카로운 도구로 깔끔하게 벤 흔적이니까. 슈퍼맨처럼 무지막지 힘이 센 존재가 범인이라면 도구가 필요 없다. 베는게 아니라 잡아 뜯었을 것이다. 최근 몇년간 외계에서 지구로 물자가 들어온 적도 없다. 그렇다면 범인은, 피해자를 해치기 위해서 도구가 필요한 존재이면서, 계속 지구에 있었으며,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도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다. 즉, 범인은 그린랜턴이다.

범인을 알아낸 뒤도 이야기가 참 재밌게 전개 된다. 범인도 가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배트맨은 범인을, 범인은 배트맨을 서로 뱀파이어라고 지목 한다. 그 덕에 저스티스 리그는 분열 된다. 그리고 배트맨은 지금 자신을 말리는 리그 멤버가, 그저 뱀파이어인 범인에게 속은 사람인지 아니면 뱀파이어 한통속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모든 리그 멤버가 '이미 감염 됐다'고 가정하고, 유일하게 인간임이 증명 된 그린 애로우와 함께 모든 리그 멤버들과 싸운다.

초능력이 없는 배트맨이 기발한 작전으로 리그 멤버들을 쓰러뜨리는 과정도 재밌다. '아가멤논 작전'의 오마쥬였다. 컴퓨터 안에 보여줄 자료가 있다는 말로 유인해 사이보그를 감전사 시키고, 일부러 진실의 올가미에 잡혀 원더우먼을 부비트랩으로 유도하고, 가짜 이빨 사이에 끼워둔 크립토나이트 분말로 슈퍼맨을 기절 시킨다. 마샨 맨헌터를 문자 그대로 우주로 보내버린건 덤.

중후반부터는 반전이 휘몰아치는데... 솔직히 난 조금 별로였다. 너무 억지스러웠다. 잘 나가다가 약간 휘청이는 느낌. 흑막 뒤의 흑막이란 컨셉인데, 너무 반전을 위한 반전이라 약간 아쉬웠다. 하지만 아직 끝난 시리즈가 아니니까 계속 지켜 보겠다. 이 리뷰는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