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작가 렌조 미키히코는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백광으로 처음 입문(?)함

갠적으로 백광이 꽤 별로였으나 <회귀천 정사>는 단편집이기도 하고 평가도 좋아 읽어보았음

이 작가 특징이 1인칭 독백 위주의 서술이 작품의 주를 이루는거 같음

등장인물의 말과 행동에 의한 직접적인 서사 보단 독백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화자의 심리를 걸죽하게 묘사하는 스타일.

결론적으로는 나쁘진 않았으나 역시나 계속읽다보면 피곤해지고 특히 독자에게 캐릭터성을 각인시키기 힘든 방식이었음

서술방식 뿐만 아니라 특유의 싸이코틱한 감성때문에 그냥 겉도는 캐릭터들이 난무하는 느낌

이게 단편이 아닌 장편인 <백광>의 경우 등장인물이 더 많아서 이러한 단점이 더욱 부각되어졌다고 생각함

<회귀천 정사>는 20세기 초반 일본을 배경으로한 꽃과 관련된 연작단편집인데

버터 바른 듯한 문체를 싫어하는 편인데도 당시 시대상과 어우러져 화보를 보는듯한 묘사가 꽤나 인상적이었음

5개의 단편 모두 각기 반전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반전이라는게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나 트릭풀이가 아니고

살해 동기등 사건의 전말에 관한 내용임. 그리고 앞의 단편 2개는 꽤나 인상깊었고 아련한 감성이 녹아들어있어서 꽤 만족스러웠음

기본적인 구조는

1. 독백의 시작: 과거 또는 현재의 이야기를 독백을 통해 진술 

2. 떡밥을 뿌림: 이상한 행동 이상한 기억 등 사건의 전말이 뭔지 독자를 궁금하게 함 

3. 사건의 해결: 사건의 전말을 독백을 통해 설명해줌

근데 세번째 단편부터 슬슬 <백광>의 냄새가 나기 시작하더니 이게 도무지 작가가 드러내고 의도한 감성에 도저히 공감하기 힘든

사이코 드라마틱한 막장이 펼쳐짐 ㅋㅋㅋ 

작가는 분명 독자가 A를 느끼도록 의도했을텐데 읽는 입장에서는 B를 느끼거나 아예 뭔 감성인지 납득하기가 힘듦

추악한 인물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내어 독자에게 섬뜩함을 선사하는게 일반적인 감성이자 이해가되는 방식이라면

렌조 미키히코는 자신이 제시한 추악한 인물을 아주 장황하게 묘사해서 그 추악함과 섬뜩함을 반감시키는데

문제는 그 묘사 전반에 걸쳐 흐르는 감성이 꽤나 매니악하고 납득이 불가능해서 이 작가는 추악함이라는 도덕관념이 없는건지 뇌구조가 궁금함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