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7 -찬호께이




빠른 리뷰 4.8/5

중화권 추리소설을 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정말 만족스러웠음. 올해 읽은 추리소설 중 완성도 측면에서 제일인 것 같음


텍스트 밀도도 높고 폰트도 작아서 660페이지인데도 3일에 걸쳐 나눠 읽었음
총 6 챕터로 이루어져있고 신기하게 서사가 2013->1967로 과거로 돌아가면서 진행됨


불호 요소를 먼저 뽑자면 역시 홍콩의 지명이나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익숙치 않은 것 정도?
자꾸 읽는데 인물 이름이 헷갈리고 몰입에서 튕겨져 나옴
예~전에 러시아 소설 읽을 때 이름 외우다 하차했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올 뻔함

그래도 한 4챕터부터는 익숙해졌다




극찬할 부분은 ‘이야기의 완성도’와 ‘이야기 간 유기적 연계성’
2013년에서 1967로 역행하면서 진행되는 스토리가, 어떻게보면 주인공 관전둬의 일생에 대한 결말을 알고 진행되는 셈이라 힘이 빠질 수도 있는데

앞 챕터에서 전지전능에 가까운 추리능력을 지닌 관전둬를 우선 보여주고
매 챕터마다 짤막한 과거 회상을 통해 다음 챕터를 예고하면서 불완전했던 관전둬가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역행으로 보여줘서 오히려 여운이 남고 인상깊었음

특히 1챕터와 6챕터는 진짜 서사가 완벽에 가까웠다고 하고싶음
1챕터에서는 병상에 누워있기만 한 존재임에도 관전둬라는 인물이 어떤 존재인지 임팩트있게 보여줬고, 6챕터에서는 마지막에 반전 요소로 관전둬를 등장시키며 1챕터에서 살짝 흘린 떡밥까지 회수하는게 진짜... 여운이 길게 남았음


추리소설로 보여줄 수 있는 가지각색의 요소와 트릭들을 모두 녹인 점도 좋았음
재벌가의 살인+출생의 비밀/연예계+시체 바꿔치기/인질극+내부의 적/유괴/테러 등등...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서브 주인공인 뤄샤오밍의 비중이나 활약이 좀 미묘한 느낌?

1챕터에서는 진짜 탄성이 나올 정도의 임팩트였는데 과거로 돌아가면서 그냥 일반 형사1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아쉬움이 남았음
캐릭터성을 조금 더 활용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아무튼 근래 읽은 소설 중 제일 완벽에 가까웠음
(개인적)최고의 일본 추리소설로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을 뽑고싶은데
13.67은 최고의 중화권 추리소설로 뽑고싶음

잘린머리가 일본에서만 나올 수 있는 일본 미스터리의 정수라고 느꼈다면, 13.67은 홍콩에서만 나올 수 있는 중화권 미스터리의 정수라고 느꼈음



아 그리고 책 초반 추천사 읽지 마셈
난 이거 책 다 읽고 나서 봤는데 걍 스포 덩어리에 재미 반감시키는 폭탄임















소설과 별개로...
광복홍콩 시대혁명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