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리뷰/정보] 「방주」리뷰앱에서 작성

Preten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2.25 22:19:03
조회 1883 추천 16 댓글 4
														

74ea8872b5846df437ed80ed40ee726deb22addac58309f0791030384467fcee301aa53a7ba5

7fed8274b4806af351ed84e743847473fbe8e2c21e9bb6d1c72188adcd5aa912

● 줄거리
대학 시절 동기들, 그리고 사촌 형과 함께 산 속 지하 건축물을 찾은 슈이치는, 우연히 만난 3인 가족과 함께 지하 건축물 내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다음날 새벽 지진이 발생하여 입구가 바위로 막히게 되고, 게다가 지반에 이상이 생겨 물이 차올라 지하 건축물이 수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살인이 발생하였다. 누군가 한명을 희생하지 않으면 탈출할 수 없는 상황, 그 희생자는 바로 범인이 되어야 한다고, 범인을 제외한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데... 제한 시간까지 약 1주일,  그 전까지 범인을 찾아야 한다.


● 인용구
'9명의 사람들 중 죽어 마땅한 자는, 구원 받는 자는 누구인가?'
- 방주, 7p, 프롤로그 中 -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구약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일화와는 달리, 홍수에 휩쓸린 것은 방주의 내부였다. 구원은, 여기에 없었다.'
- 방주, 164p -


● 리뷰
미친 소설. 예전에 정발되기 전 원서로 읽었던 '유리탑의 살인'이나 아직 정발되지 않은 '흉인저의 살인'을 읽었을 때와 달리, 3일만에 독파하였다. 해를 넘길 줄 알았는데, 숨막히는 전개에 모르는 부분을 고군분투로 해석해가며 완독하였다.

'방주'라는 거대한 지하 시설 내에서 벌어지는 클로즈드 서클물. 어찌 보면, 왕도를 따라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본작은, 소설 속 작은 우주의 고립과 함께, 그 궤도를 두 갈래로 분기하여 독자에게 의문을 병렬적으로 제시한다.

'누가 죽였는가?'

그리고,

'왜 이러한 상황에서 죽였는가?'

클로즈드 서클 속 작은 우주의 질서에서 일어난 빅뱅. 후더닛 미스터리와 와이더닛 미스터리의 충돌. 범인과 동기의 이중 수수께끼. 첫 번째 질문이 추리소설 본연의 고전적이고 왕도적인 의미에서의 의문이라면, 두 번째 질문을 통해 작가는 클로즈드 서클이라는 설정이 내포하고 있는 치명적인 단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고립과 탈출이라는 천재지변의 상황 속에서, 살인이라는 더욱이 경험할 수 없는 이상 현상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즉, 클로즈드 서클이라는 상황 속 '살인'이라는 행위는 어떻게 논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가, 이것이 본작이 독자에게 던지는 두 번째 의문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완벽한 해답을 제시하였다. 먼저 첫 번째 의문에 대한 해답으로서는 기존의 후더닛 미스터리 작품과 결을 같이 하는, 수준 높고도 간결한 추리를 선보였다. 그리고 두 번째 의문에 대한 해답으로서는 뻔한 결말로 귀결될 것만 같은 상황에서, 충분한 살인의 필연성을 갖추면서도 충격적인 반전과 동기의 진상을 선사하며 서사에 갈무리를 짓는다.

특히, 마지막 에필로그 부분에서 드러나는 범인과 진상의 '폭주'라고 해야 할까, 극후반부 파트는 역대 반전 소설 top 5에 들어가기에 충분한, 매우 인상적인 라스트 신이었다.

구조적으로는 왠지 모르게 '영매탐정 조즈카' 혹은 '유리탑의 살인'이 생각이 났다. 동일한 사건에 대해 각도를 달리하여 조명하는 방식. 피상적이고 거짓된 해답을 우선 제시하고, 그 이면에 감춰진 진상과 실체를 밝혀내는 구조가 요즘 트렌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연말을 마무리하는 올해 최고의 추리 소설. 수몰해가는 방주와 같이 썩을 대로 썩어 낡아 빠진 클로즈드 서클물에 경종을 울리는, 무시무시한 소설이었다.


● 한줄평
'살인'에는 언제나 이유가 있다. 일상과 같은 현실에서도, 침몰해 가는 난파선에서도.


●평점
■■■■■■■■■■ 10/10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16

고정닉 6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20972 리뷰/ 마이조 오타로 <배트 사나이> 후기 [7] 유도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0 304 5
20971 일반 르콕 탐정 샀는데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0 78 1
20968 리뷰/ 그린 살인 사건 [2] USER0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0 362 6
20966 일반 (안 읽는거 추천) 내가 만든 언페어한 문제 풀어봐 5탄 [11] 심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0 239 2
20964 리뷰/ 스포) 연쇄살인마 개구리남자 불호후기 [4] ㅇㅇ(124.61) 23.01.10 268 3
20963 일반 오승호(고가쓰히로) 작가 관련 문득 든 의문인데... [10] ㅇㅇ(121.81) 23.01.10 445 1
20962 일반 교보문고 벌써 교환 2번 했는데 환불해 말어? [9] ㅇㅇ(175.205) 23.01.10 341 0
20961 일반 히가시노게이고는 이제 슬슬 그만 버티고 지하실 존재 인정하지? [9] ㅇㅇ(182.216) 23.01.10 1162 14
20959 일반 애드거 알렌 포 추리 공포 단편집 읽어보려는데 어떰?? [16] ㅇㅇ(121.157) 23.01.10 222 0
20958 일반 (노스포)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ㅇㅇ(58.235) 23.01.10 121 0
20957 일반 내가 만든 쉬운 추리 문제 맞춰봐 4탄 [10] 심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0 345 1
20955 리뷰/ 내 인생 최고의 반전 추리소설 [13] ㅇㅇ(118.235) 23.01.10 1884 20
20954 일반 노스포)유리관의 살인 이거 존잼이네 [2] ㅇㅇ(39.114) 23.01.10 214 2
20953 리뷰/ 스포) 왜 에번스를 부르지 않았지? 후기 ㅇㅇ(182.220) 23.01.10 1495 1
20952 리뷰/ 스포) 커튼 짧리뷰 [2] ㅇㅇ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0 89 2
20951 일반 왓슨력 살의가 모이는 밤 둘 다 살만함?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0 265 0
20950 일반 한국 추리소설 하나 ㅊㅊ좀요 [4] ㅇㅇ(58.234) 23.01.10 220 0
20949 일반 요즘 라노벨 근황...jpg [7] 디스코탐정수요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0 898 10
20948 일반 백야행 1권 절반 넘게 읽었는데 와.... [4] ㅇㅇ(223.62) 23.01.10 313 0
20947 일반 (스포)유리탑의 살인 궁금한점 [1] ㅇㅇ(111.91) 23.01.10 171 0
20946 리뷰/ 붉은 엄지 손가락 지문 [1] USER0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0 105 2
20945 리뷰/ 스포) 추린이의 살육에 이르는 병 불호리뷰 [1] ㅇㅇ(124.61) 23.01.10 316 3
20944 일반 노스포) 유리탑 미리 읽고 가면 좋은 책들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0 2515 17
20943 일반 히가시노 게이고 설산 시리즈 읽어보고 싶은데 질문좀 [3] ㅇㅇ(1.236) 23.01.10 207 0
20942 일반 백야행 1권 절반읽었는데 읽는 내내 가슴에 납덩이 하나 얹힌 느낌 [1] ㅇㅇ(223.62) 23.01.10 187 0
20941 일반 유리탑의 살인 샀는데 읽기전에 뭐 읽어보는게 좋아? [9] 아요라 23.01.10 375 0
20940 일반 (스포x)수차관의 살인 완독했는데 재밌네 [2] 아요라 23.01.10 218 2
20939 일반 3대 온라인 서점... [7] ㅇㅇ(1.240) 23.01.10 280 0
20937 일반 스포) 살육에 이르는 병이 그런류 트릭 최초임? [7] ㅇㅇ(59.9) 23.01.10 419 1
20936 리뷰/ 스포일러) 도진기 <순서의 문제> 단편별 리뷰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0 239 3
20935 일반 제목이 강렬해서 대출함 뱃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0 237 0
20934 리뷰/ 영원의 밤 리뷰 (스포)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09 159 5
20933 일반 <순서의 문제> 읽고 있는데...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09 190 1
20932 리뷰/ 노스포) 코즈믹 리뷰 [2] 심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09 282 5
20931 일반 찬호께이가 사람 이름이었노..... [9] ㅇㅇ(175.205) 23.01.09 633 0
20930 일반 (스포X)추린이 망량의 상자 읽고 짧은 감상 [3] ㅇㅇ(175.205) 23.01.09 305 3
20929 일반 똑 닮은 딸 [5] y.o 23.01.09 211 1
20928 일반 저번에 두 권 샀던 건데 [2] 뭔디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09 190 1
20927 일반 애니 은혼 형사 원 모델을 찾아보다 궁금해진게 있는데 ㅇㅇ(121.157) 23.01.09 96 0
20926 리뷰/ 2023.01.09)밀리의 서재 추천 목록 [7] 미터스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09 2780 11
20925 일반 뤼팽 은근 입체적 인물이네요 [1] ㅇㅇ(121.185) 23.01.09 113 0
20924 일반 읽어봤던 것 중 가장 매력적인 탐정을 고르고 토론해보자 [17] ㅇㅇ(121.157) 23.01.09 533 0
20923 리뷰/ 요네자와 호노부의 책과 열쇠의 계절(스포있음) [2] 마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09 264 6
20922 일반 뇌절이지만 독창성 하나는 끝내주는 트릭 [1] ㅇㅇ(121.157) 23.01.09 351 0
20921 일반 명탐정의 규칙(히가시노 게이고)에서 개같이 까이는 노선도 알리바이 [3] ㅇㅇ(116.37) 23.01.09 319 3
20919 일반 오늘 쇼핑 [1] ㅇㅇ(27.35) 23.01.09 322 5
20918 일반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를 다시 읽으면서 든 생각 [2] USER0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09 281 0
20917 일반 홍보보고 온 뉴비인데 [5] 블랙비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09 177 0
20915 리뷰/ 나는 언제나 옳다 [1] USER0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09 279 9
20914 일반 유리탑의 살인이 그렇게 개쩜? [15] ㅇㅇ(183.105) 23.01.09 62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