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탑의 살인

평점: 95점

 치넨 미키토가 이런 소설도 쓸 수 있었다니 전혀 몰랐다. 이 작품은 본격 미스터리에대한 애정이 보이는 책이었다. 작가의 장르에대한 사랑이 책 전반에 스며들어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그것이 단순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그치지 않고 핵심 트릭에 사용 된다는 점이다. 참 영리한 구조다. 그리고 이 작품의 명탐정 캐릭터는 아주 매력적이고 마음에 들었다. '메르카토르'의 여자 버전이랄까. '명탐정'의 말과 행동엔 모두 의미가 있고 이유가 있는 법이란걸 새삼 느꼈다.

이하 스포일러를 포함한 감상

 사실 명탐정에대해선 처음부터 위화감을 느꼈다. 경찰과 대화를 하는 부분이다. 해결하지 못한게 아니라 수사 자체를 안 한 사건들이 있다는 점, 그리고 혼자선 두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한 점에서 강한 위화감을 느꼈다. 역시나, 명탐정이 범인인 패턴이었고, 내 감은 정확히 맞았다. 진상을 밝히는 근거가 정확히 내가 위화감을 느낀 부분이었다. 그래서 이 부분의 반전은 그렇게까지 충격적이진 않았다.

 반면 '유리관의 살인'이 연극이란 부분은 생각도 못 했다. 츠키요의 추리에 다소 허점이 있었지만, 그저 작가의 필력 문제라고 생각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 어설픈 추리가 바로 복선이었던 셈이다. 게다가 마치 메타 미스터리인 것처럼 이야기를 유도하다가, 실은 메타 미스터리가 아니란 결론에 도달 하는 것도 아주 좋은 변화구였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