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이도 준은 주로 은행과 기업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있다.   한자와 나오키가 대표작이지.

한자와 나오키만 750만부가 넘게 팔렸다니까 일본 기준으로도 대단한 베스트셀러작가다.

샤일록의 아이들은 작가가 스스로 소설 쓰는 방식을 결정지은 원형이라고 말하고 있다.

근데 다 읽고 나니까 이 작품은 이케이도 준 패턴과는 좀 거리가 있다.

이케이도 준은 선악이 분명하고 위기에 처한 선이 통쾌하게 악을 제압하는 패턴의 작품을 쓴다.

그에 반해서 이 작품은 도쿄의 한 은행지점에서 벌어진 일들을 연작으로 다루고 있다.

선악의 뚜렷한 대립보다는 절박하게 몰린 은행원들의 비애랄까 삶의 애환이랄까 그런걸 다룬다.

작가가 이 작품이 자신의 원형이라는건 각 개인들의 인생을 심도있게 다뤄서 그런거 같다.

작가가 모든 작품에서 캐릭터의 인생을 깊게 다루는 게 이 작품이 시작이라는 말이겠지.

은행소설이지만 형식은 미스터리라서 추리갤에 소개하게 되었다.   좀 특이한 미스터리지.

은행지점에서 현금 100만엔이 사라진다.   전 지점행원들이 쓰레기통까지 뒤져도 나오지 않는다.

결국 이 돈은 간부급 행원들이 갹출해서 메꾼다.   이 자체가 당연히 하면 안되는 일이다.

니시키 대리는 이 100만엔의 행방을 끝까지 추적해서 진범을 잡는데 성공한다.

부정대출과 그 은폐가 그 배후에 숨어 있었다.   이 추적 이후 니시키 대리는 행방불명되고 만다.

그러다가 부정대출의 꼬리가 잡히고 범인은 경찰에 잡히면서 일단락 된다.

하지만 파트타임 여행원이 우연한 기회에 이게 사건의 전모가 아님을 감 잡는다.

헐리우드 영화처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구조다.   이케이도 준도 이 구조를 자주 쓴다.

읽는 동안에는 재미가 있고 즐거웠으나 작가 특유의 통쾌함이 없어서 좀 아쉽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