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육에 이르는 병 완독했다.

서술트릭을 썼다는 것만 알고 읽기 시작했지만 시간상이 뒤죽박죽이 된 것 아닐까, 이런 선입관에 사로잡혀서

오히려 인물트릭을 전혀 떠올리지 못하고 반전 직격타로 맞았어.

마지막 그 장면에서는 진짜 얼이 빠졌음.

그리고 생각했음.

이거 근친 관련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에게 이 소설은 엄청난 자극이 되겠구나 싶었어.

근데, 이게 이 소설의 가장 큰 스포일러란 말이야.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반전이기도 하고.

추리소설에서 스포일러 먼저 읽고 들어가는 독자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즐기고 싶어하는데,

마지막에 이런 걸 목도하게 된 독자가, 비슷한 트라우마를 앓고 있다면 굉장한 고통을 주는 소설이라고 생각함.

그런데 그걸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주의해줄 수 없으니 까다로운 소설이야.

나 역시 비슷한 상처가 있는데 앞의 시체훼손 장면보다 더더욱 고통스러운 마지막 한 줄이 되었음.

그것 외에는, 인물트릭이 굉장히 재밌었던 소설이라고 생각.

작가 필력도 좋고.

결과적으론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겐 굉장히 고통스러운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다른 추리소설은 기괴한 사건이 일어나도, 어디까지나 관극자의 입장에서 봤기 때문에 고통스럽지가 않았는데 방심했다...

아무튼 그래도 추리소설, 미스터리물은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장르니 맘 추스리고 추붕이 다음 소설도 읽으러 간다.